북미회담 진짜 깨진다면…최악의 시나리오

‘장사꾼’ 트럼프의 얄팍한 상술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자 미국이 6월12일로 예정돼 있던 북미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정상회담 취소 사실을 통보했다. 회담이 취소 된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 기저에는 비핵화 방식을 두고 양국이 보였던 시각차가 존재한다.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 방식에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를 기조로 일괄타결 해법을 제시했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서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 의지의 일환으로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 내정자는 두 차례 방북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북핵 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올듯 했지만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강력한
경고 메시지

미국은 비핵화 방법에 대해 CVID 방식을 원칙으로 했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으로 비핵화 절차를 밟으며 동시에 체제보장과 같은 보상을 원했다. 핵 처리 방법을 두고 갈등에 불이 붙던 시점에 김 위원장은 중국을 재방문해 2차 북중정상회담을 열었다. 

중국의 개입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북한은 맥스선더(한미연합공중훈련)와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남북고위급회담을 취소했다. 이어 북미관계 역시 경색국면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한 번 중재자 역할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각) 오전 백악관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된 서한을 공개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지금 시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내용이었다. 풍계리 핵 실험장이 폭파된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한국 정부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췄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불과 이틀 만에 취소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한미정상회담이 무색해지는 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중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장과 김계성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서한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인해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최 부장과 김 제1부상은 각각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백악관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결정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풍계리 폐쇄 당일 일방적 취소 통보
‘핵? 대화?’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

김 제1부상은 지난 16일 담화문 방식으로 볼턴 보좌관을 정조준했다. 볼턴 보좌관이 리비아식 핵 폐기를 주장했다는 이유에서다. 리비아 모델은 ‘선조치·후보상’을 핵심으로 한다. 또 핵과 그와 관련된 시설·장비 등을 모두 미국에게 넘겨 핵 폐기를 완료한 상태에서 보상을 차례로 제공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과 상충된다. 북한은 핵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동시에 보상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김 제1부상은 볼턴 보좌관을 비판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또한 북미회담을 “재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과 볼턴 보좌관의 갈등은 이미 예견됐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 그는 구면이다. 볼턴 보좌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시절 이미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그는 부시 행정부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을 지내며 북한에 비난을 쏟아냈다. 

당시 그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상대로 “폭군 같은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북한은 “인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며 되받아쳤다. 볼턴 보좌관은 백악관 내에서 대북 강경파로 불리는 네오콘으로 통한다.

김 제1부상의 발언으로 백악관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됐던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부상의 발언은 그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이어 최 부장의 발언은 결정적이었다. 최 부장은 지난 24일 펜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얼뜨기’와 같은 원색적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이 지난 2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서 북한과 리비아를 연결 지어 언급한 것이 화근이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김정은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리비아 모델이 끝났던 것처럼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 부장은 “선의를 무시하고 불법무도하게 나올 경우 북미정상회담 재고 문제를 최고 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 인사로 꼽힌다.

이례적으로
자세 낮추고…

그러나 북미가 다시 대화국면에 나설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지만 대화 재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어뒀다. 그는 서한의 마지막에 ‘마음이 바뀐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보내달라’는 문장을 덧붙였다.

북한 역시 대화의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김 제1부상은 지난 25일 담화를 통해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의 취소가 공개된 다음날 아침 신속하게 발표됐다. 

그는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했다. 대화재개 가능성에 힘이 실린 것이다.

이어 중재자의 위치에 자리한 한국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지난 25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지속에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미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노력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와 반대로 북미정상회담의 재개 가능성이 낮다거나 아예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국이 핵 폐기를 두고 보이는 입장 차가 현저하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CVID와 같은 완전한 핵 폐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 그 방법이 최소한의 시간을 배제한 채 일괄타결 형식으로 실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특정 조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 조건들을 얻어내지 않으면 북미정상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그 조건이 북한의 CVID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즉, CVID 기준에 부합하는 조건을 북한이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정상회담을 열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북 미사일 도발 다시 시작?
중국 등 주변국 움직임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최근 이란 핵 협정을 탈퇴한 것이 그 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에 있어 두 가지의 사안을 지목했다. 

일몰조항과 핵사찰이 그것이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을 일시적으로 유예했던 일몰조항을 지목해 불완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일몰조항이란 핵 합의 체결 10년 후인 2025년부터 이란에 대한 우라늄 농축, 핵물질 반입 등을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하더라도 다시 핵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강도 높은 핵사찰이 전제되지 않았기에 핵 합의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틈을 보이는 조치에 대해서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충분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협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에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 역시 “(북한에)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매우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차 북중정상회담서도 김 위원장은 이를 반복·강조했다.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와 동시에 체제보장 등과 관련해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빈틈없는 일괄적 타결을 주장한다. 재차 CVID를 언급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정상회담 취소는 양국이 비핵화 처리 방법에 대한 간극을 줄이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양국 간 입장차가 가시적인만큼 향후 북미회담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또다시
격랑 속으로

당장 정상회담은 취소됐지만 양국은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다. 대화 재개를 희망하는 입장을 미뤄봤을 때 앞으로의 물밑협상이 차후 정상회담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물밑협상은 정상회담만큼 중요하고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북한과 미국이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실패할 경우 동북아 정세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미지수다. 양국이 대화의 장으로 들어서 비핵화에 성공할지, 과거처럼 핵 대 핵 대결을 언급하며 핵의 장으로 진입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잘 나가다…’ 트럼프의 속셈

내재된 기업가 본능이 깨어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된 협상테이블을 엎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지 2시간 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자 많은 이들이 왜라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두 국가 핵심 인사들 사이서 벌어진 설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주고받은 상대에 대한 지독한 비난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이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단순히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기의 만남’이라는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도 여느 때와 달랐다는 점에서 뭔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트위터 정치를 하지 않았다. 워싱턴서보다 트위터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로 주요 의제가 있을 때마다 트위터에 본인의 생각을 선 공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행보를 봤을 때 분명 주목할 만한 차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알리는 과정서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는 점이다. 공개서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필 서명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이라고 한 부분도 눈에 띈다.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는 외교적 예를 모두 갖춘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감정의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한 테이블에 앉았을 때 발생할 손익을 따져봤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다. 협상의 달인이라고 불렸던 기업가 출신이라는 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가 미국 입장에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 등을 본다면,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가져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된 수로 읽힌다.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 미국에 유리한 방향이라는 건 결국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주석을 두 차례나 만나는 상황에 불쾌함을 드러낸 바 있다. 미국은 중국과 공동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끄는 게 아닌, 미국 단독으로 비핵화를 이끌어 동아시아의 맹주로 거듭나고자 하는 욕심을 오랫동안 보여왔다. 

이미 북한과의 협상테이블에 중국의 입김이 들어간 상황서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실익이 없어졌다. 오히려 지금 상황서 북미정상회담을 강행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중국에 너무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자국의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철저히 미국 국익만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게 옳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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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