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둘러싼 검증되지 않은 설들 추적

60억 빚더미, 카지노 출입설까지~

[일요시사=류도경 기자]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영구아트무비 직원의 임금과 퇴직금 체불로 서울지방노동청의 조사를 받은데 이어 지난 5월 영화제작비를 둘러싼 대출금 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를 둘러싼 각종 설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일까? 그 내막을 추적해봤다.

임금체불, 영구아트무비 직원 43명 노동청 제소
엎친 데 덮친 격…대출금 청구소송 항소심 패소

지난달 30일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 따르면 심형래 감독은 자신이 운영하는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 지난 8월 19일 조사를 받았다.

이날 조사는 영구아트무비 직원 및 퇴직자 43명이 지난달 1일 노동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서를 접수하면서 이뤄졌고, 노동청은 심 감독 측으로부터 통장내역 등을 넘겨받아 대조작업을 벌였다.

노동청 측은 영구아트무비가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했다기보다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규모는 약 9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 외곽에 위치한 영구아트무비는 곳곳에 회사를 비난하는 낙서와 법원의 압류 딱지가 붙여져 있어 사실상 폐업 상태다.

검증 되지 않은 각종 설들

지난 2007년 <디 워>를 통해 800만 관객 신화를 만든 심 감독이지만, 지난해 개봉한 영화 <라스트 갓 파더>가 예상보다 저조한 흥행기록을 거두면서 회사는 급격한 재정 위기에 빠졌다.

급기야 회사는 물론 심 감독의 집까지 압류됐고, 영구아트무비 직원 40여 명의 월급까지 주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영화감독으로서 열정이 남달랐던 심 감독이지만, 영화사를 운영하며 누적됐던 직원들의 불만도 하나 둘 터져 나왔다.

무엇보다 많은 설들 중의 하나인 ‘도박설’에 대해 심 감독 측근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자신을 영구아트무비 전 직원이라 밝힌 누리꾼은 “전화를 하시면 정선에서 강원도 리무진 택시를 보내줘요. 픽업을 받아서 거기서(정선 카지노) 금요일 저녁 때 가셔서 일요일 정도에 오시는 거죠”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또 다른 하나의 설은 ‘영구아트무비 폐업설’이다.

심 감독은 <디 워>와 <라스트 갓 파더>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며 CG기술로 당당한 주류영화인으로 입성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제작비 및 부채 등으로 최근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와중에 영구아트무비 폐업설이 흘러나온 것.

하지만 현재 영구아트무비는 폐업하지 않은 상황이며 직원들 역시 서울 강서구 영구아트무비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 6~7월부터 일부 직원들에 권고사직을 권유하며, 상당수 인력들이 이 과정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14년간 영구아트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한 직원은 “정의도 열정도 없는 영구아트는 한국 SF영화의 정의와 역사를 스스로 자멸시켰다”며 “아무리 언론플레이를 해도 이미 퇴사해 실업급여 받고 있는 직원들과 노동청에 낸 직원들의 임금체불 진정이 진실”이라고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카지노 도박을 하기 위한 ‘회사 공금횡령설’, 영화를 만들며 제작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장부를 조작했다는 ‘장부조작설’, 불법으로 가스총을 개조해 실탄을 쏠 수 있는 권총을 만들며 기업가들에게 무명 여자연예인들을 대주어 투자를 받았다는 ‘기업인 성상납설’,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적자금을 손쉽게 지원받았다는 ‘정치권 로비설’ 등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설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게다가 지난 달 31일 서울고법 민사7부(부장 이한주)는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이 영구아트와 심 감독을 상대로 낸 대출금 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지난 5월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알려지며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구아트는 2004년 현대스위스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연리 10%에 55억 원을 빌리는 대신 <디 워> 개봉일로부터 5년간 영화사업 관련 이익의 12.5%를 은행에 지급하는 내용의 PF대출 약정을 체결해 영구아트는 은행 측에 90억여원을 변제했지만, 불어난 이자로 총 25억5천여만원의 채무를 지게 됐다.

이에 은행은 2009년 영구아트와 심 감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심 감독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은행에 계약 일부에 대한 이자 1천9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출금 청구소송 패소 상고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은행이 자신에게 유리한 PF대출이 아닌 투자약정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는 은행에 25억5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은행 측 손을 들어줬다.

현재 심 감독은 패소 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만약 대법원마저 은행 측의 손을 들어주면 심 감독은 임금체불 외에 40억원을 더 부담해야 돼 파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2일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은 회사 건물 뒷편 공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도박설과 관련해 “몇 번이나 회사로 강원도 번호판을 단 리무진 택시가 왔고, 수시로 1000만원부터 1억원을 송금했다. 대부분 정선에 계실 때 보냈다”고 밝혔다.

가스총에 대해서도 “직접 지시를 했고, 가스총을 개조하거나 실탄을 만들었다. 이를 심 감독이 작업장에서 직접 테스트하기도 했고, 이 때문에 직원과 싸운 적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제작비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제작비를 과하게 부풀려야 우리가 수익이 발생했을 때 찾아올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전하며 "우리가 심 감독에게 요구하는 것은 약 8억원에 이르는 체불 임금 지급과 책임있는 사과"라고 밝혔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