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강호동·유재석 종편행을 막아라

지상파 떨고 있니?


종합편성(이하 종편) 채널들이 본격적인 개국 준비에 들어가면서 방송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예능계는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양대 축인 스타 MC 강호동과 유재석의 행보가 심상찮아서다. 지상파 방송사는 강호동과 유재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호동 <1박2일> 하차 의사…유재석도 행보 변화 예상
방송3사 사전 차단 노력…프로그램 제작비 상승 우려

올해 말 개국하는 종편들은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 강호동과 유재석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지상파의 스타PD를 대거 영입해 간 종편은 거액의 출연료도 아끼지 않겠다는 공격적인 전략과 인맥을 내세워 강호동과 유재석 섭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우리는 예능 왕국을 지향한다”고 공언한 종편 jTBC가 가장 적극적이다. 강호동은 jTBC 출연이 유력시되고 있다. 강호동은 2002년 방송된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통해 개그맨에서 MC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천생연분> 연출자가 바로 여운혁 PD다. 또 강호동의 대표 프로그램인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기획한 사람도 여 PD로, 강호동이 의리를 지키기 위해 jTBC행을 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호동 jTBC행 유력

강호동의 종편행이 먼저 거론되자 방송가에서는 조만간 유재석의 신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호동과 마찬가지로 유재석 역시 출연 중인 프로그램을 4~5년 가량 해왔기에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시각에서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현재 방송이 잘 된다 하더라도 정상에서 물러나고 싶어하는 게 이들의 속성이며 잘 나가고 있을 때 물러나서 새로운 도전을 해온 게 이들을 지금의 정상 자리에 있게 했다”고 말했다.

다른 방송 관계자 역시 “유재석이 <패밀리가 떴다>가 한창 인기 있을 때 그만두고 <런닝맨>을 한 것도 도전 때문이었다. 종편이나 타 방송사로 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기획의 프로그램으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관건이다”고 밝혔다. 현재 지상파 방송3사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이 받는 회당 출연료는 900만~1000만원 선이다. 새로 출발하는 종편은 당연히 이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종편까지 강호동과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들이 안정적인 진행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호동은 익살스런 표정과 정감 있는 사투리 뿐 아니라 내재된 강력한 카리스마로 유재석은 호감 있는 인상과 후배들을 아우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때문에 ‘강라인’ ‘유라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강호동과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이끄는 힘이 있다. PD와 작가 입장에서도 이들이 MC를 맡으면 든든하고 편하다”고 전했다.또한 이들이 ‘예능 불패’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빠른 시간 내에 방송 시장의 메인 스트림에 들어서야 하는 종편의 러브콜은 너무나 당연하다. 최근 여러 편의 예능 프로그램이 조기종영 되는 아픔을 겪는 와중에도 두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다.

한 방송사 PD는 “강호동과 유재석에겐 어떠한 프로그램이라도 성공시키는 진행 능력이 있다”며 “일단 이들이 마이크를 잡는다고 하면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사태가 이쯤 되자 KBS, MBC, SBS도 강호동과 유재석 지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사람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들의 포맷이 오래된 데다 종편들의 강력한 러브콜을 사전에 차단하려면 특단의 조치와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1박2일>에서 하차하면 방송 3사 중 유재석 지키기에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쪽은 KBS다. 유재석이 <해피투게더3>를 그만두면 KBS 예능프로그램은 양대 축을 한꺼번에 잃는 치명타를 입는다. 이와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KBS가 올 가을쯤 유재석과 함께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유재석이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라 그를 잡기 위해 친분이 두터운 PD가 함께 작업할 듯하다”라고 귀띔했다.

이들을 대신할 인물은?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사실상 두 사람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각 방송사들이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두 사람 잡기에 혈안이 되는 것이다”며 “일부에선 이경규, 주병진 등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현재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이휘재 등도 거론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MC들에겐 새로운 기회지만 과열 경쟁으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비가 상승하고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이 남발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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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