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샘표식품의 수상한 회사들 추적

착 달라붙어 일감 ‘쪽쪽’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간장명가 샘표 그룹은 몇해 전부터 오너 3세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샘표는 4세 경영까지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의 아들이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그가 대표로 있는 회사 누리팩에 샘표그룹이 일감을 몰아주기 시작했다. 샘표그룹은 누리팩에 지분이 없다. 이 때문에 누리팩 소유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일요시사>에서 수상한 누리팩의 경영 상황을 점검했다.

샘표그룹이 오너 4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3세 경영인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의 장남인 박용학씨가 샘표식품 연구기획팀장으로 입사한 것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박 팀장은 다른 업체서 근무하다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들어왔다.

오너 4세 경영
수익률 개선중

박씨의 샘표그룹 입성은 본격적인 4세 경영수업으로 읽히는 분위기다. 박씨의 경영 참여는 오너 4세 가운데 유일하다. 

샘표식품은 그룹내에 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발효연구중심 6개 팀과 우리맛연구중심 2개 팀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박 팀장이 맡고 있는 연구기획팀은 우리발효연구중심에 소속된다. 

박 팀장은 기술연구소서 샘표그룹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샘표식품의 원천 기술에 해당하는 발효 기술이 있는 연구소 업무를 통해 그룹 전체의 이해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샘표는 지분의 변동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샘표그룹의 박 사장 부자는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한 것. 

그 과정이 흥미롭다. 자사주를 통해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승계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샘표그룹의 지주사인 샘표는 사업회사인 샘표식품 주주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샘표가 샘표식품 주주들로부터 샘표식품 주식을 넘겨받고 샘표의 신주를 발행해 샘표주식을 넘겨주는 것이었다. 

신주 발행 규모가 기존 발행 주식의 25%에 달할 만큼 커 시장의 눈길이 쏠렸다. 신주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지배구조가 바뀌기 때문이었다. 당초 시장에선 오너 일가가 신주청약에 대거 참여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봤다. 

이 시나리오대로 오너 일가는 신주 청약에 대거 참여했다. 이에 따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중요한 점은 이를 통해 승계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샘표 청약에 참여한 사람은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진선 사장과 그의 아들 박용학씨 뿐이었다. 박 사장의 샘표 지분율은 16.46%서 33.67%로 올라갔고, 용학씨는 4%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다. 

박 사장의 1인 체제가 공고해졌고 용학씨의 승계발판이 마련됐다.


흥미로운 점은 샘표식품의 자사주 비율이 30%에 달하는데 박 사장 부자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기존 샘표식품이 보유 중인 자사주 30.38%(135만 85주)는 존속회사인 샘표의 관계회사투자주식으로 편입된다. 기존 자사주가 분할 후 샘표식품 주식으로 전환되고, 이를 샘표가 전량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 사장과 특수관계인인이 샘표식품 지분 30.01%를 갖고, 샘표가 30.38%를 가져가면서 샘표식품에 대한 장악력을 높인 셈이다. 샘표는 박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30.01%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꼼수 지주사 전환이라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절차에 대해 문제삼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샘표식품은 과거에도 부당하게 자산을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어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오너 일가
대거 등장

눈길이 쏠린 회사는 명진포장이다. 명진포장은 2006년 적대적 M&A를 노리는 사모펀드 마르스 1호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명진포장의 부당거래에 주장하면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더벨>에 따르면 명진포장은 박 사장의 부인인 고계원씨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최대주주는 지분 70%를 보유한 김명조 대표이사다. 감사인 고혜민, 고혜연, 고병욱씨 등이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명진포장은 경기도 용인서 골판지 및 골판지 상자를 제조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1월 설립됐다. 자산은 2014년 말 기준 51억원 수준이다. 같은 해 매출액은 30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억원으로 집계됐다. 

명진포장은 한때 샘표식품 지분 2.15%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상당부분 매각해 0.67%(샘표주식 0.5%)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샘표그룹은 현재에도 명진포장과의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1억1838만원의 일감을 줬다.

수상한 회사는 또 있다. 통도물류와 성도물류다. 이들 회사는 마르스 1호와 경영권 분쟁 당시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뚜렷하게 결론 나지 않았다. 

현재 샘표 그룹은 이들 회사와 지분 관계가 없으나 특수관계자로 분류돼 적지 않은 금액을 거래하고 있다. 지난해 통도물류와 성도물류가 샘표로부터 벌어들인 임대료 수익은 각각 2억8967만원, 2억3636만원이다. 


성도물류의 경우 2013∼2015년까지 총 9억원의 임차료를 챙겼다. 2013년 8578만원, 2014년 3억9263만원, 2015년 4억8376만원 등이다. 통도물류는 2012∼2015년 간 22억4395만원을 샘표식품으로부터 임차료 명목으로 수익을 올렸다. 

샘표 그룹이 이들 회사에 상당한 물량을 수년전부터 몰아주고 있는 셈이다.

소유주 의심 업체만 3개
주고받고 내부거래 의혹

성도물류의 경우 본점 소재지가 박진선 사장의 소유의 땅으로 돼있었는데 이 땅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융통한 정황까지 발견됐다. 2012년 성도물류가 은행서 대출을 받는데 채권최고액 24억원의 근저당권 설정을 해줬다. 

박 사장이 땅을 담보물로 내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오너 일가 소유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최근에는 누리팩이라는 회사를 특수관계자로 올려놓고 일감을 몰아주기 시작하면서 해당 회사에 대한 의문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승계 후보자인 박용학씨가 누리팩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어 회사 정체에 관심이 쏠린다.


누리팩은 포장 및 원자재 제조 및 판매, 식의약품용 용기 제조 및 판매 등을 사업목적으로 2008년 설립됐다. 샘표식품 팀장 출신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이사를 맡고 박진선 사장이 감사를 맡았다. 당시 본점 주소지는 현재 통도물류 소유지인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1○○-○였다. 

이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열미길로 본점 주소지를 옮긴 뒤 현재 누리팩의 소유지인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장자터로 1○○-○○으로 자리를 옮겼다.

회사 경영은 2013년까지 박 사장과 김씨가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3년 둘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박용학씨가 경영 전면에 등장한다. 박씨는 2013년 3월28일 사내이사로 단독 취임하며 회사 경영을 혼자서 책임졌다.

일각에서는 누리팩의 소유가 오너 일가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박씨가 단독 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전후 수차례 증자를 한 점을 바탕으로 박씨의 자금이 상당부분 투입됐을 것이란 시각이 나왔다.

누리팩은 설립 당시 2억원(발행 주식수 4만주)의 자본금 규모였는데 박씨가 사내이사에 등기하기 2년 전인 2011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5억원(10만주), 8억원(16만주) 등으로 총 자본금 규모를 늘렸다. 

이후 2013년 12월 8억8400만원(17만6800주), 2014년 5월 9억5155만원(19만310주) 등으로 자본을 또다시 늘렸다.

일각에서는 박씨가 경영 전면에 나타난 후 수익성이 좋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박씨가 회사 이사로 등기했을 당시인 2013년은 13억8928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5694만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2147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박씨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2014년 매출액은 16억원255만원으로 전년대비 20%이상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억3440만원으로 전년 5694만원에 비해 4배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억3399만원을 기록해 전년 2147만원 대비 10배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듬해 역시 성장세가 이어졌다. 18억4840만원으로 전년보다 2억4585만원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5억1723만원, 5억2817만원 등으로 전년대비 두 배넘는 성장률을 나타냈다.

합법이냐?
편법이냐?

일각에서는 누리팩의 수익률이 유사 업체 대비 상당히 높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누리팩은 주로 플라스틱 성형 용기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 A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0% 수준이다. 

그런데 누리팩은 2013년 4.1%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이 박씨의 경영참여 이듬해 14.6%, 2015년 28%로 비약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샘표 측은 <일요시사>의 높은 영업이익률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이 같은 영업이익률은 날 수가 없다”고 일축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자 “(제시된) 수치가 맞다”며 “누리팩의 실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샘표그룹 측과 누리팩이 직접적으로 거래를 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2016년부터 특수관계자로 지정이 되면서 거래관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거래 규모는 15억4913만원(샘표 7억6225만원, 샘표식품 7억8688만원) 수준이었다. 

지원 규모는 더욱 늘릴 것을 보인다. 샘표그룹이 누리팩에 지원한 일감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6억3088만원으로 이미 전년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누리팩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거래가 적절한지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수관계사의 수상한 흐름
직접적 지분없어 확인 불가

샘표 측 관계자가 확인해준 지난해 누리팩의 매출은 26억원(당기순이익 9300만원) 수준이다. 샘표가 지난해 3분기까지 누리팩에 준 일감이 16억원을 넘어선 점을 생각하면 매출의 60% 이상이 샘표에 기댄 물량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샘표와 누리팩과의 거래간 적절성 여부를 검토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관한 법률 제 23조의2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샘표 측 관계자는 누리팩과의 거래를 확대하는 것과 관련 “누리팩과만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품질개선과 기술개발 등의 효율성 증대, 제품 기술력이나 보안 등을 위해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누리팩의 소유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오너 일가 외에도 주주가 더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지분구조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단순거래?
부당거래?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샘표그룹 오너 일가 소유라는 말이 나오는 회사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며 “다만 그동안 기업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조그만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승계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의혹 무성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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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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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