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대학생 86.9% ‘지하철 불편한 경험’

욱하는 순간, 카메라가 당신을 보고 있다?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묻지마 폭행, 할머니 폭행, 욕할머니, 막말남, 막말녀, 반말녀, 패륜녀, 성추행남….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지하철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일련의 사태가 줄을 잇자 ‘시민의 발’ 지하철을 보는 시선은 예전 같지 않다. 실제,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 지하철의 이용환경은 쾌적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쾌해도 되도록 감정 다스리고 참았다 43.3%
꼴불견 1위, 잡상인, 구걸행위, 포교?종교 활동

최근 대학생 8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가운데 9명은 지하철 이용 중 ‘욱하게 하는 불쾌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 중 무려 86.9%가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욱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렇게 화가 나도록 불쾌한 경험을 한 순간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화를 참거나 자리를 피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은 삼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리 피해 28.9%

‘욱하는 순간 어떻게 반응했느냐(중복응답, 최대 3개)’는 질문에 ‘되도록 감정을 다스리고 참았다’가 43.3%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자리를 피해버렸다’는 응답이 28.9%로 2위를 차지했다. ‘양해를 구하거나 좋게 말해서 상황을 해결했다’는 응답도 14.4%를 차지해 대부분 좋게 해결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승무원 등 주위에 도움을 요청(5.2%)’하거나 ‘바로 항의하거나 시정을 요구(5.1%)’ ‘화를 내거나 싸운다(1.5%)’ 등 적극적인 대응은 10명 중 1명 꼴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동철(23·가명)씨는 “전후 사정없이 화내는 장면만 촬영돼 인터넷에 올라가면 결국 본인만 나쁜 사람 되는 거 아니냐”며 “욱하는 순간이 되면 나도 모르게 주변에 촬영하는 이가 있는지부터 살피게 된다”고 토로했다.

민동훈(25·가명)씨도 “전후 사정이 쏙 빠진 채로 동영상 올라가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며 “화나는 일이 있어도 그냥 삭히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특히 불쾌한 일이 있을 때 대응방식에 있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조금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야기를 해서 상황을 해결’하거나 ‘항의, 시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응답이 남학생의 경우 31.4%로 22.2%를 차지한 여학생들에 비해 9.2% 더 높았다. 반면 ‘자리를 피해 버린다’는 응답은 여학생(32.4%)이 남학생에 비해 8.2% 가량 더 많았다.

이은영(21·가명)씨는 “가뜩이나 요새 지하철에서 사건?사고가 많은데 괜히 그 꼴을 당하진 않을까 두렵다”며 “불쾌해도 그냥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을 욱하게 만드는 지하철 최악의 꼴불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학생들이 직접 꼽은 지하철 꼴불견(복수응답, 최대 3개) 1위에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잡상인, 구걸 행위, 전도 및 포교 등 종교활동(11.5%)’이 꼽혔다. 2위는 ‘불필요한 신체접촉(10.7%)’이, 3위는 ‘상대 가리지 않고 마치 자기 자리인양 자리 양보를 요구하는 어른들(10.5%)’이 각각 차지했다.

김지영(26·가명)씨는 “잡상인이나 구걸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특히 포교활동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지능형 안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지나친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분들이 있다”며 “뭐라고 말할 수도 없고 여간 짜증나는 게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쉴 새 없이 떠드는 휴대전화 통화 및 영상통화(9.8%)’와 ‘욕설이나 막말 등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막장남, 막장녀(8.5%)’도 지하철 꼴불견 5위권에 들었다.

그 외 ‘임산부, 장애인, 노약자를 보고도 못 본 척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들(7.7%)’ ‘만취한 채 주정부리는 취객(6.7%)’ ‘다른 승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쩍 벌리거나 꼬고 앉은 다리(5.2%)’ ‘내리기도 전에 밀고 들어오는 승객들(4.2%)’ ‘무임승차(4.1%)’ ‘뛰거나 소리를 지르며 말썽 부리는 아이와 이를 제지하지 않는 부모(4.0%)’ 등도 대표적인 지하철 꼴불견에 꼽혔다.

불필요 접촉 ‘꼴불견’

기타 의견으로는 ‘새치기(3.8%)’ ‘과도한 애정행각, 스킨십(3.3%)’ ‘이어폰 없이 DMB 시청(2.8%)’ ‘과도한 노출(2.4%)’ ‘자리만 보면 전력질주(1.3%)’ 등이 있었다.

박민우(가명·28)씨는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하는 것, 노약자에 자리를 양보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 아니냐”며 “계속해서 기본예절이 어겨지는 것을 보면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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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