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꺾인 한국맥널티, 왜?

정권 바뀌고 제자리걸음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국맥널티가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부호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던 주가는 어느새 원점으로 회귀했고 성장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수장의 행보가 대통령 교체와 맞물려 회사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97년 설립된 한국맥널티는 커피사업과 제약사업을 영위하는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가 대중에 본격적으로 각인된 건 불과 2년 전이다. 이 무렵 한국맥널티는 코스닥에 상장됐고 곧바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불과 2년 만에…

2015년 12월23일 코스닥 상장과 함께 한국맥널티 주가는 크게 뛰어올랐다. 상장 18거래일 만에 3배가량 급등했고 지난해 1월22일 3만85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상장 첫날 종가 1만3250원에 비해선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공모가 8000원 대비 4배 가까운 폭등이었다. 

증권가에선 중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했다. 한국맥널티가 중국 콘텐츠업체 위마오와 업무협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그러나 주가 고공행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상장 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주가는 하향세를 타더니 어느새 원점으로 회귀했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 한국맥널티 주가는 1만3500원으로 상장 첫날 종가 1만3250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 실적이 발표될 때까지만 해도 한국맥널티는 순항하는 듯 보였다. 2015년 27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25억원으로 올랐고 영업이익은 27억원에서 37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3억원에서 27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올 들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올해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영업이익은 13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는 20억원이었다. 순이익 역시 소폭 감소했고 매출만 겨우 자리보전하는 데 성공했을 뿐이다. 

거듭된 논란이 성장에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최근 한국맥널티는 블루마운틴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제품에 원두 함량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블렌드’ ‘맥널티 블루마운틴 스타일’이란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경우 블루마운틴 원두 함량이 0.5%에 불과한 탓이다.

한국맥널티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맥널티 관계자는 “블루마운틴이이 워낙 고가여서 적정한 가격에 공급하기는 현실상 불가능하고 최대한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한 배합비율을 택한 것”이라며 “소비자를 현혹하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의약품 관련 소송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되돌아왔다. 


한국맥널티는 커피 사업과 함께 의약품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월 삼천당제약, 안국약품, 유니온제약, 인트로팜텍, 풍림무약, 한국휴텍스제약, 한국맥널티 등이 태준제약의 큐레틴정(성분명 빌베리건조엑스) 조성물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불붙었던 주가…지금은?
대표에 붙은 ‘친박’ 꼬리표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맥널티의 지지부진한 행보를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와 연결짓는 시선이 부쩍 많아졌다. 이 대표는 한국맥널티 지분 35.18%(175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주주는 외국인으로 알려진 고한준씨(33.6%, 1,67만1500주)다. 

이 대표와 고씨는 2014년까지만 해도 회사 지분을 정확히 50%씩 보유했지만 한국맥널티가 상장하는 과정서 지분율이 희석됐다. 그럼에도 이 대표의 경영권은 굳건하다.  

이 대표에게 여성 벤처사업가 출신 ‘친박’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따라붙는다. 이 대표는 박근혜정부 때 여성벤처협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미국, 중국 등 상당수 해외 순방 시 경제사절단으로 포함돼 박근혜 전 대통령 수혜주로 화제도 되기도 했다. 
 

2015년에 한국맥널티가 상장할 당시 한국거래소가 여성 CEO 기업의 상장을 독려한 지 2년만에 일군 첫 성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더욱이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제16기 민주평통 청년분과위원장을 맡으면서 “민주평통 의장이신 박근혜 대통령께서 단호하고 의연한 모습으로 북한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가고 있는 상황서 청년분과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일이다. 

끈 떨어졌나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맥널티는 상장 이전 박근혜정부 때 정책 등의 도움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며 “다만 상장 후 대표의 외부활동 집중을 비롯한 복합적인 여건이 맞물려 경영 성과는 미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한국맥널티-다단계 애터미, 어떤 관계?

한국맥널티는 다단계업체인 애터미에 매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2014년 9월부터 시작된 애터미와 거래 관계는 꽤나 돈독하다. 2가지 품목만 거래하면서도 한국맥널티 전체 커피매출의 25%가 애터미서 파생되는 구조다. 이렇게 되자 애터미에 대한 한국맥널티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터미와 협력 관계는 지분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맥널티 3대주주는 박한길 애터미 회장의 아들이자 애터미 지분 25%의 소유주인 박한결씨다. 한결씨의 한국맥널티 지분율은 2.51%(12만5000주)다. 또한 4대주주인 애터미는 지분율 1.26%(6만2500주)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맥널티에게 애터미는 최대 거래처이자 투자자인 셈이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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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