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악재들 파장은?

부동산 시장에 부동산 규제, 금리인상, 입주물량 폭탄이라는 3대 악재가 몰려오고 있다. 정부가 10월24일 가계부채종합대책을 통해 ‘전방위적 돈줄 쥐기’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으론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더욱 어려워진 만큼 거래 위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책의 파급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다만 11월경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을 시작으로 금리인상, 입주물량 폭탄 등 악재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이 받을 타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견이 분분
시장 타격은?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종합대책의 주요 골자는 중도금 대출 한도와 보증한도를 낮춰 가계부채를 잡고 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도입해 다주택자의 돈줄을 조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미 6·19 부동산 대책과 8·2대책, 9·5 추가 대책을 통해 보유세 강화를 제외한 초강력 규제를 총동원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가계부채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신DTI와 DSR가 도입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더욱 어려워졌는데, 부동산 시장에서 대출이 일정부분 동력원 역할을 하는 만큼 시장 침체는 불가피하다. 물론 이번 가계부채대책이 8·2대책만큼의 파급력을 지니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계부채대책은 8·2대책의 연장선상에서 금융 정책을 정교화 시킨 수준으로 과다 채무자, 즉 다주택자에게 추가적인 영향이 가겠지만 이마저도 향후 대책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예고된 악재인 정부의 추가 대책과 금리인상, 입주물량 증가가 맞물려 얼마큼의 파급력을 낼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4번의 대책에서 정조준하고 있는 다주택자가 제일 먼저 맞닥뜨릴 악재는 11월 중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8·2대책 발표 당시 주거복지로드맵에 향후 5년간 서민 주거지원정책의 청사진을 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드맵에는 서민의 주거사다리 마련을 위한 생애단계별 맞춤형 주거복지 지원, 공적임대주택 공급 확대, 사회통합적 주택정책 추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명확한 정책 리스크는 11월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규제 강도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주거복지로드맵에 담길 정책 수준에 따라 시장이 받을 타격이 결정될 것이다. 금리인상도 부동산시장의 발목을 잡을 또 하나의 큰 변수다. 금리인상은 공공연한 사실일 뿐 시기가 문제였다. 

현재 시장 예상대로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중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지난 10월19일 개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금리인상 시그널로 끝을 맺었다. 시장에선 11월 또는 내년 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수년간 부동산시장을 떠받친 초저금리 기조가 깨지면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 

규제, 금리인상, 물량폭탄…
전방위 돈줄 쥐기‘빨간불’

입주 물량 폭탄도 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호황기에 쏟아졌던 분양 물량이 올해 들어 한꺼번에 입주를 시작하고 있는 건데 내년 상반기부터가 더 문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입주 물량은 전국 22만9708가구로 내년에는 전국 각지에서 43만4399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올해보다 14.7%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2012~2016년) 연평균 입주 물량이 23만8225가구였던 점과 견주면 20만가구가 많아 입주 물량이 일시에 몰리면 집값 하락이나 역전세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대출 규제로 신규 주택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므로 입주물량 증가와 세금 등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까지 합세하면 부동산시장은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택 분양시장


정부가 아파트 중도금 대출의 한도를 줄여 가계부채 축소에 나서 청약시장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대출 한도가 줄면 집을 살 때 자기자본 부담이 높아져 대출금리 인상까지 예고돼 수요자가 느끼는 부담은 더욱 커진 상태다.

서울 인기 지역에만 청약 통장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투자 리스크(위험)가 커진 상황에서 집값 상승으로 만회가 가능한 지역이 아니면 청약자 유인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신규주택 분양가를 현행 9억원에서 8억3000만원으로 낮췄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을 현행 90%에서 80%로 낮추고,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수도권·광역시·세종)를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내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보증 한도가 5억원으로 낮아지면 보증 대상이 되는 주택 가격은 9억원에서 8억3000만원으로 7000만원 정도 내려간다. 보증 한도에 걸리는 주택수가 많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지금 열기를 뿜고 있는 주택 청약시장이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마련이 어려운 가수요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중도금 대출 한도를 줄이면 집 구매자의 자기자본 부담이 커져 결국 청약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며 기준금리 인상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어서 청약시장의 관망세가 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부담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지금도 비인기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 등 주거용 분양시장은 투자수요 유입을 위해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부담해 중도금 무이자를 유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강도 한층 높아지면서 찬바람
시장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분양받은 사람들이 내야할 중도금 이자가 분양가에 포함돼 있는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이 나뉘는 지역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부담이 높아져 시세차익이 가능한 지역이 아니면 쉽게 주택을 매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출 한도가 줄어 투자 여건이 악화하면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 간 열기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며 수요층이 얇은 지방의 경우는 청약률 하락과 미분양 소진에 애를 먹는 사업장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약시장이 위축될 전망이어서 건설사가 느끼는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10월 보증 비율이 90%로 낮아지면서 건설사들은 HUG가 보증하지 않는 10%를 자체 신용으로 보증해 사업을 꾸려갔다. 보증 비율이 80%로 더 낮아져 건설사의 사업 리스크가 더 높아졌다. 

이러다 보니 신규 아파트를 무작정 쏟아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미분양이 늘어나는 지역이나 비인기지역은 분양 시기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분양 보증 비율이 10%P 낮아져 미분양이 증가 추세에 있는 사업장은 당장 분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연초 목표한 분양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내년 사업 계획도 일부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규제 화살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가 주로 주택시장으로 집중되며 간접적인 수혜를 받았던 수익형부동산 시장에도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오는 자금 차단을 위한 규제강도가 한층 높아지면서 찬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다.


가계부채 종합대책 중 부동산과 관련된 핵심 내용은 신 DTI 시행(2018년 1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2018년 하반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2018년 3월) 등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신DTI는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을 나타내는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계산식을 개선한 것으로, 기존의 DTI보다 소득을 상세하게 평가하고 부채 원리금에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포함했다.

DSR은 원리금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원리금에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카드대출,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신용대출도 함께 포함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에 초점을 맞춘 신DTI보다 넓은 범위에서 대출을 제한한다. 당초 2019년 도입을 목표로 했지만 내년 하반기로 도입 시기가 앞당겨졌다.

내년 3월부터는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에 대해 여신심사가이드라인도 도입한다. 차주의 상환능력을 심사할 때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산출해 참고지표로 운영할 방침이다. 임대업 이자 상환비율은 연간 이자비용에서 차지하는 연간 임대소득으로 임대소득이 이자비용에 미치지 못하면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RTI를 규제비율로 도입할지 여부는 향후 검토할 계획이다.

정리를 하면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투기성 자금은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규제를 비껴가면서 반사이익을 받아온 수익형부동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왔던 대책들은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 가계부채대책에는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규제가 상당부분 포함됐다. 대출이 어려워지면 자금 부담이 큰 수익형 부동산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실투자금의 비중이 커진 만큼 수익률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조가 넘는 단기부동자금은 일부 수익형 부동산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의 단기부동자금은 1035조210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1010조2979억원보다 24조9122억원 늘어난 수치다. 만기가 짧거나 중도 인출이 가능한 단기부동자금은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이나 투자처로 옮겨가기 쉬운 자금이다.


분양계획 차질
내년 사업도 조정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가는 상권과 입지에 따라 임대료와 투자가치가 상이한 만큼 역세권 중에 역세권인 초역세권처럼 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곳을 중심으로 살피고, 오피스텔은 월세 저항이 비교적 낮은 역세권에 입지한 대단지(최소 500세대 이상)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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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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