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프랜차이즈 황제경영 -굽네치킨

계열사 곳곳 가족이 한자리씩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현 정부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일성도 이 같은 맥락서 나왔다. <일요시사>에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실태를 점검했다.
 

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7월 국회서 열린 ‘가맹점 갑질 근절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가맹점주 중에도 5000만원서 6000만원의 소액을 투자한 상태서 직원만 두고 본인은 일을 하지 않으며 이익을 가져가려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른바 '을의 갑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갑의 대변?

당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프랜차이즈의 갑질 문제를 청산하겠다고 벼르던 터라 이를 두고 용감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특히 그의 발언이 눈길을 끈 것은 그가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을 창업한 창업주였기 때문이었다.

굽네치킨은 갑질서 자유로운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굽네치킨의 운영사 지앤푸드는 2008년 12월∼2010년 8월 계약 기간이 끝나는 130개 가맹점에 재계약 조건으로 기존 영업지역 축소를 요구했다. 


130개 가맹점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본사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지앤푸드는 44개 가맹점을 추가로 냈다. 결국 지앤푸드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지앤푸드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갔지만 패소하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 A씨는 “홍 의원이 을의 갑질을 운운하는 것은 현재의 업계 상황을 잘 아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동생을 두고 있는 입장이라는 특수 신분서 대단히 위험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공익을 대변해야할 국회의원이 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지앤푸드는 그의 동생 홍경호씨가 대표직을 맡아 이끌고 있다. 홍 의원은 홍 대표와 굽네치킨 브랜드를 론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굽네치킨사업서 손을 뗐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2007년 3월 26일 창립했다. 사업목적은 치킨프랜차이즈 유통업, 상품연쇄화사업, 외식사업 등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1469억원으로 전년 984억원에 비해 485억원 증가했다. 

수익성 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0억원, 90억원으로 전년대비 56억원, 28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홍 대표가 지분율 68.5%로 최대지주 신분이다. 이어 임지남, 홍창민, 홍수민, 홍유민 등이 각각 7.5% 등의 지분을 들고 있어 사실상 홍 대표의 개인회사다.
 

따라서 가족회사의 특성상 굽네치킨 역시 여느 프랜차이즈와 마찬가지로 갑질의 위험이 존재한다.  

지앤푸드의 계열사는 지엔로지스틱스, 바람커뮤니케이션, 지앤몰, 지엔에프앤비, 참아람, 분식이, 중국위해지은국제무역유한회사 등이다.


통상 계열사 등에 친족을 임원으로 등기시켜 월급만 가져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상황서 현재까지 홍 대표의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친족(부인)으로 알려진 임지남씨가 계열사 곳곳에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지앤푸드서 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식이에서 지난해부터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지엔로지스틱스서도 그는 2015년부터 감사직을 맡고 있다.

오너 일가인 홍철호 의원
오히려 “을의 갑질” 지적

지난해 지앤푸드가 이들 회사에 밀어준 일감은 49억1541만원 수준이다. 지엔로지스틱스에 36억9556만원을 밀어줘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일감을 몰아줬고 이외 바람커뮤니케이션(8억7643만원), 지엔에프앤비(3억4983만원)도 상당 부분 일감을 몰아줬다.

지앤푸드의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크다는 평가는 무리겠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내용이 빠져있다.

 홍 대표의 형인 홍 의원의 개인 회사인 크레치코와의 거래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의 크레치코는 굽네치킨에 생닭을 납품한다.

따라서 친족 운영회사로 묶인 지앤푸드와 크레치코 간 거래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묶여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지만 거래 규모가 확인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선 유통과정을 늘려 둘간 거래가 드러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거래를 숨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 

만약 증여세 회피목적으로 유통 구조를 왜곡했다면 과세당국으로 철퇴를 맞을 수 있다. 과세당국은 친족 회사간 일감몰아주기로 수혜를 입은 경우 증여세를 과세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일감몰아주기로 혜택을 받은 기업이 세후 영업이익이 있어야 하고, 해당 사업연도 매출에서 일감몰아주기 매출 비중이 30%(중소·중견기업은 50%)를 초과한 기업 가운데 지배주주나 친족이 수혜기업에 직간접적으로 3%(중소·중견기업 10%)를 넘는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 증여세를 부과 대상이다. 
 

만약 무신고 일감몰아주기를 하다 적발될 경우 40%의 가산세를 내야 한다. 불투명 한 거래 규모는 '통행세'로 개연성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비슷한 일이 미스터피자에서 일어나 문제가 된 바 있다. 미스터피자 운영사 MP그룹은 회장 동생 회사에 아무런 역할이 없는 유통 과정을 끼워 넣어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도 있다. 따라서 지앤푸드가 어떤 조건으로 생닭을 매입했는지 정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지앤푸드가 크레치코와 주요 식자재 거래를 했다고 해서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수직계열화를 통해 단가를 낮춰 가맹점주들에게 이득을 안길 가능성도 있다.


을의 눈물

A씨는 “굽네치킨의 경우 연혁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이 때문에 크레치코의 도움으로 성장했다는 말이 있다”며 “성장 과정서 가맹점주들의 눈물이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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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