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라이프 내부 단속, 왜?

일 커지기 전에…기막힌 타이밍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프리드라이프 내부서 의미심장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본사 차원서 각종 주의사항을 일선 지점에 하달된 데 이어 장례지도사 교육을 담당하던 기관은 사실상 폐쇄됐다. 현장 인력들과 갈등관계가 불거지기 전에 본사 차원서 한발 앞선 대응책을 내놨다는 말이 오간다. 
 

최근 프리드라이프는 온·오프라인을 통한 광고 시 주의사항을 일선 본부장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라이프 측은 자발적인 내부규율 강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표면적 이유는 향후 상품 및 인력모집 등에 관한 광고를 진행하는 과정서 혼선을 없애기 위함이다. 

변경 사항을 반드시 준수하고 이에 저촉되는 내용의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중도해약환급금, 서비스 및 제공물품, 고객 불입금에 대한 관리방법, 업계 1위 근거 명시 기준 등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사전 입막음?

흥미로운 점은 공지에 상조설계사와 회사 측 관계를 확실히 선긋고자 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상조설계사를 근로자로 오인케 하는 표현을 금지하라는 게 바로 그것이다.

공지를 보면 설계사 모집광고와 의전관리사 모집광고는 반드시 구분하라는 내용과 함께 예시로 이들에 대한 ‘근무, 근로, 출근, 급여, 정규직 사원’ 등의 표현을 삼가라는 언급이 나온다. 프리드라이프와 일선 상조 설계사들의 갈등관계가 부각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서 공지가 전달됐다는 점은 또 다른 추측을 가능케 한다. 


지난해 10월 프리드라이프는 몇몇 상조설계사들에게 일방적 해촉 결정을 내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해촉과 함께 상조설계사들의 잔여수당마저 몰수하면서 사태는 한층 커졌다. 잔여수당은 상조설계사가 모집해 놓은 계약이 유지되는 한 인센티브를 40∼50개월 동안 분급해주는 일종의 후불제 월급 개념이다. 

실제로 해촉 결정이 내려진 몇몇 전직 상조설계사들은 ‘잔여수당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에 참여한 몇몇 상조설계사는 프리드라이프 측이 개별적인 회유 작업을 진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소송 절차를 밟고 있는 지부장들에게 개별적인 접촉해 단체 행동을 차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한 상조설계사는 “사측과 관련된 사람이 개별적으로 연락해왔고 요구 조건을 들어줄 테니 그만 하자는 뜻을 전달했다”며 “그간 아무리 대화를 요청해도 일언반구 없다가 이제 와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와해를 노린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상조설계사들과 갈등은 계약관계상 드러난 파열음의 단면에 불과하다. 

몇 해 전 장례지도사들과 퇴직금 소송을 벌이다 패소한 프리드라이프는 최근 ‘의전관리사(장례도우미)’를 운영하는 과정서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지난해까지 프리드라이프서 의전지도사로 일했던 30여명이 지난 3월부터 직접 나선 상태다. 

다만 이 과정서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 표면상 의전관리사는 위수탁 계약을 통해 프리드라이프 의전 행사에 투입된다. 의전관리사는 프리드라이프와 직접 계약 형태가 아니라 일선 지점과 계약을 맺는다. 이런 연유로 프리드라이프는 의전관리사를 본사 직원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일선 본부장들에 특별 공지사항 하달
선제적 대응 움직임으로 분석  

문제는 의전관리사들이 사실상 본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 과정서 일정량 이상의 상조 상품 판매를 강요당하거나 영업활동에 투입된 정황이 곳곳서 포착되거나 영업실적에 따라 수당의 일부를 지급하지 않다가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원칙상 본사가 아닌 지점과 위수탁계약을 거치기 때문에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노동법상 이들이 프리드라이프의 통제하에 업무에 투입됐다는 해석이 내려지면 프리드라이프는 꽤나 골치 아플 수밖에 없다. 

한술 더 떠 최근 일선 본부장들에게 새로운 계약 체결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계약을 좀더 명확히 한다는 뜻으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프리드라이프가 보여준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일선 장례지도사, 상조설계사, 의전관리사와 애매모호한 계약관계를 이참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근로자와 특수고용직의 경계선을 확실히 긋고 향후 비슷한 논조로 거듭될 수 있는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 프리드라이프 내부서 이를 뒷받침할만한 의미심장한 변화가 감지됐다. 파주에 위치한 프리드라이프 서울고객감동센터의 직접 운영 중단이 바로 그것이다. 

2007년 11월 파주에 문을 연 서울고객감동센터는 장례지도사 전문 육성과정을 책임지는 프리드라이프의 핵심 교육기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프리드라이프는 운영서 손을 뗐고 지금은 외부서 장례교육시설로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라이프는 장소만 제공하는 형식이다. 서울고객감동센터 직접 운영 중단은 프리드라이프가 자체 인력 양성을 포기하고 특수고용직 계약을 통해 장례서비스를 실행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지는 사안이다. 

이런 가운데 대외적인 압박은 프리드라이프를 한층 골치 아프게 만들고 있다. 지난 2월 민주노총은 상조회사 선별 노동조합 지부설립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만장일치로 전국장례인노동조합 프리드라이프 지부 설립을 공식 승인했다.

프리드라이프 지부는 사측에 단체 교섭안을 다섯 번 보냈으나 프리드라이프 사측의 답변은 이들이 기대한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사측은 조합의 조합원은 우리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을 뿐이다. 

선긋기 차원?


상조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리드라이프의 움직임은 연달아 잡음이 생길 것을 대비해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진다”며 “이것과 별개로 사정기관서 프리드라이프를 주목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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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