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한 남자로 돌아온 꽃미남 배우 정일우

“애절한 사랑 한번 해보고 싶어요”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정일우는 1년 5개월 만의 복귀작인 SBS 수목드라마 <49일>에서 현대판 저승사자인 스케줄러 역을 맡아 열연해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성공적으로 복귀한 정일우는 사랑하는 여자를 잊지 못하고 죽어서도 지켜주려는 모습으로 때로는 애잔한 눈빛을, 또 때로는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저승사자인 스케줄러 역 연기…세상에 없던 캐릭터 통해 매력 발산
밝은 캐릭터 고르려 공백…“눈빛이 깊고 살아 있는 배우 되고 싶어”

드라마 <49일>은 혼수상태에 빠진 신지현(남규리)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얻으면 회생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다. 정일우는 극중 스케줄러 역을 맡아 신개념의 저승사자 캐릭터를 선보이며 스토리 전개의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까지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라 신선했어요. 그래서 더 욕심이 났고 뭔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려고 많은 시도를 했죠.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야했기 때문에 친근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드라마 후반부에는 자신이 전생에 송이경(이요원)의 연인이었음을 알게 되고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애절한 러브라인을 선보였다. 25살의 정일우는 드라마처럼 실제로 애절한 사랑을 해본 적이 있을까.

“아직까지 애절한 사랑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한 번 해보고 싶긴 해요. 그런데 너무 아플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저의 이상형을 궁금해하시는데 어렸을 때는 키 큰 분을 좋아했어요. 근데 이제는 외모는 크게 상관이 없어요. 나와 이야기가 잘 통하고 공통점이 많은 사람이면 좋겠어요.”(웃음)

정일우는 <49일>을 통해 그만의 매력으로 무섭고 어두운 저승사자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을 과감히 깬다. 남다른 비주얼로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패셔니스타다운 면모도 한껏 드러냈다. 또한 오토바이?수영?기타?노래 실력을 과시하며 여심을 홀렸다. 드라마 OST에도 도전했다.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여러 가지 콘셉트를 정했어요. 저승사자긴 하지만 신세대잖아요. 초반 시놉시스에는 아이돌을 능가하는 패셔너블한 스케줄러였어요. 트렌드에 민감하고 비비드한 컬러의 옷을 많이 입었어요. 봄부터 시작한 드라마라 트렌치코트도 색깔별로 5~6벌 정도 입은 것 같아요. 머리 같은 부분도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오토바이는 저와 궁합이 좋은 것 같아요. 오랜만에 오토바이를 타니까 기분도 좋았어요.”

정일우가 안방극장에 돌아온 것은 2009년 <아가씨를 부탁해>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그의 모습을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동안 생각보다 어두운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아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캐릭터를 찾고 하다 보니 어떻게 공백기가 생겼죠.”

정일우는 드라마에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한양대 연극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일본 팬미팅도 하고,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연극도 하고, 가끔은 친구들과 축구도 하면서 보냈다.

“리포트도 밤새 쓰고 발표 준비도 하면서 학교에 다니니까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동안 일에만 매달려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친구들과 만나면서 다시 여유를 되찾은 것 같아요.”

데뷔 6년 차.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반항기 물씬 풍기는 이윤호 캐릭터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안타깝게도 이후 그가 출연한 드라마인 <아가씨를 부탁해>, <돌아온 일지매> 등은 반응이 썩 좋지 못했다. 결국 그는 2년 가까이 휴식기를 가졌고, 이 기간은 배우 정일우에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배우는 쉬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연기에 대한 갈증이나 욕심도 크고요. 정말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49일> 마치자마자 새 작품을 찾고 있어요. 아마도 하반기 중에 영화나 드라마 가리지 않고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올해 목표는 ‘작품 많이 하자’니까요.”(웃음)

정일우는 <49일>을 통해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또 다른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일우가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눈빛이 깊고 살아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 앞으로 활동을 열심히 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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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