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김장수 APFT항공전문학교 회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6.07 09:54:17
  • 호수 1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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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항공산업 “취업도 척척”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청년실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노량진은 공무원, 대기업 입사를 위해 취업준비생으로 넘친다. 수백 대 일의 경쟁 속에 취준생들은 나날이 지쳐만 간다. 취업하더라도 ‘저녁이 있는 삶’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각박한 현실 속에서 세계를 주목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장수 APFT코리아 회장이다. 
 

APFT(Asia Pacific Flight Training)는 20년간 항공 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한 항공전문학교다. APFT는 원래 호주에 있었지만, 2006년 말레이시아 국적기인 에어아시아 회장 토니 페르난데스가 조종사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친구 닥터 퍼룩을 통해 APFT를 인수했다. 이 때문에 에어아시아의 조종사들은 대부분 APFT 출신이다. 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230여개의 세계 유수의 항공사에서도 APFT 출신들이 활약하고 있다. 

세계를 보자

김장수 APFT코리아 회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학생 모집에 나섰다. APFT 코리아는 APFT의 예비 과정을 주관하고, 학생들의 입학, 수강, 졸업 및 위업까지 학생들을 관리감독하는 주관사다. 

김 회장은 “항공은 고속 성장 중인 산업 중 하나”라며 “전 세계서 항공 전문가들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중국 항공 산업의 잠재적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최대 여객 시장을 업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국에선 비행기를 타려는 중산층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2035년까지 20년간 중국 항공사들이 구입해야 할 새 비행기가 6800대, 금액으로는 무려 1조달러(약 1100조원)에 이른다는 게 미국 보잉의 전망이다. 


김 회장은 이에 따라 항공 전문 인력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이 APFT 코리아를 설립한 이유기도 하다. 

단순히 김 회장이 사업을 목적으로 항공전문학교 설립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그는 과거 공군 파일럿이었다. 김 회장은 공군사관학교 14기 출신으로 1966년도 임관했다. 한국 최초 팬텀 전투기 창설 멤버로 대구 비행장서 근무했으며, 1981년 중령으로 예편했다. 

김 회장은 예편되자마자 ‘항공국제대학교’ 설립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렸다. 먼저 동남아시아서 제조업을 하며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2009년 김 회장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남쪽에 있는 툰구지파 CC 골프장을 매입했다. 

이 골프장은 말레이시아 왕족이 소유했던 것으로 김 회장은 최초로 말레이시아 골프장을 인수한 한국인이었다. 

잠재력 넘치는 분야
전문인력 수요 급증

김 회장은 이 골프장을 리모델링해 항공국제대학교를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금융위기가 덮치면서 그 계획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해 그는 APFT 코리아를 설립해 APFT와 함께 본격적으로 항공전문학교에 입학할 학생 모집에 나섰다. 

항공전문가에게 영어는 기본이다. 이 때문에 APFT에 입학한 학생들은 1년 간 의무적으로 영어를 배워야 한다. 김 회장은 “항공 용어는 대부분 영어다. 영어를 못하면 항공 업계서 일 할 수 없다”며 “APFT에 입학한 학생들은 영어만큼은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FT는 별도의 예비과정으로 영어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부킷메라에 위치한 E-GLET Camp에선 본과정에 필요한 항공 영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예비과정이 끝나면 APFT 학생은 본격적으로 본과정에 들어가 2∼3년간 교육을 거쳐 항공 전문가로 거듭난다. APFT 과정은 총 세 가지로 나눠어있다. 항공운항학과(조종사 과정), 항공정비학과(엔지니어 과정), 항공지상관리학과(관리자 과정) 등이 있다. 3개의 과정 중 본인의 희망, 적성, 취향에 따라 1개를 선택한다. 
 

항공운항학과는 상업용 조종사 과정으로 총 2년의 교육기간이 필요하다. 여기서도 3개의 자격증으로 나뉜다. PPL(Private Pilot License)은 자가용 조종사 면허다. CPL/IR( Commercial Pilot License/Instrument Rating)은 상업용 조종사 면허다. 항공사 조종사가 되려면 이 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ATPL(Airlin Transport Pilot License) Frozen Course는 냉동 화물 항공기를 조종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이다. 

자격증만 있으면 
나라 골라 일한다

김 회장은 항공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인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조종사는 불규칙한 근무환경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 승객의 안전을 위해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며 “이 때문에 APFT는 인성 교육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공정비학과는 항공운항과보다 더 긴 총 4년6개월의 교육 과정을 거친다. 먼저 2년 동안 항공정비학을 수료해야 한다. 그 다음 6개월 정도 EASA(The European Authority Safety Agency:유럽항공안전기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다. EASA자격증을 수료하면 항공사에서 공장 실습 2년을 거쳐야 항공정비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정비사는 조종사보다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며 “항공과 관련된 모든 지식을 섭렵해야 하는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EASA 자격증만 있으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어느 항공사에서든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지상학과는 공항의 승객 및 화물의 총체적 관리를 전문으로 공부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총 1년 9개월이 걸린다. 지상 전문 과정은 총 레벨 1부터 5까지로 분류된다. 레벨 5를 취득하면 공항 내 화물을 관리하는 총괄 책임자가 될 수 있다. 
 

김 회장은 항공지상학과 과정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공부 기간이 짧으며, 잔여 과정은 회사에 다니면서 할 수 있다”며 “항공 산업을 전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발전 가능성이 큰 학과”라고 설명했다. 

“도전하세요”

김 회장은 항공 산업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APFT과정을 적극 추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청년 실업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어렵고, 청춘을 1.5평 방에서 썩히는 것 같아 안쓰럽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만 볼 게 아니라 해외 취업도 고려하면 좋겠다. APFT 과정만 잘 수료하면 해외 어느 나라에서든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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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