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은 지금…> 누워 침 뱉는 ‘X맨’ 활약상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24 10:12:59
  • 호수 1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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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아군인줄 알았더니만…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각 당의 공방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 과격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몇몇 정치인들은 과격한 발언이나 실수를 연발하면서 자당 후보에게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X맨’은 팀이나 파티 내부의 적을 의미한다. 과거 예능 오락프로그램서 인기를 끌며 유행어로 번지게 됐다. 현재 대선 정국서도 유력 정치인들의 발언이 구설에 오르면서 X맨으로 거론 되는 몇몇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은 왜 X맨이라 불리게 됐을까.

내부의 적

국민의당의 X맨으로는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꼽힌다. 두 사람은 공개석상 혹은 TV인터뷰에 출연해 강경발언이나 실수를 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지난 17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합동출정식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요구한다. 부산 기장에 있는 800여평 집 내역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의 언급 가운데 ‘부산 기장 주택’이라는 말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국민의당 측은 행사가 끝난 뒤 박 대표의 언급을 두고 “연단 발언서 언급한 ‘부산 기장’은 착오”라며 “경남 양산에 있는 집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장소서 또 다른 해프닝도 벌어졌다. 박 대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야 한다는 점을 호소하면서 “문재인이 돼야 광주의 가치와 호남의 몫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이 “안철수”를 연호하자, 박 대표는 곧바로 “안철수가 돼야 한다는 것을, 내가 일부러 한 번 실수를 해봤다”며 수습했다.


박 대표의 실수에 정치권은 빠르게 맹공에 돌입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8일 박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본심 들킨 문 후보 지지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정준길 대변인은 “자리에 있던 광주시민들은 순간 더불어민주당 유세 현장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안철수 후보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박 대표의 ‘문재인지지 선언’은 단순한 말실수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경선서 안 후보에게 패한 손 위원장도 X맨 대열에 합류한 모양새다. 손 위원장은 지난 18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그는 “제가 여기 출연하면서 어떤 사람들한테 ‘거기 뭐하러 가느냐. <뉴스룸>은 안까(안철수 비판) 아니냐'고 들었다"며 "자꾸 당론 어쩌고 이러는 하는 건 국민의당 당론이 분열된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강조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손 앵커는 "저희 뉴스 방향에 대해 손 위원장과 논쟁할 생각은 없다"며 "그런 이야기는 다른 당에서도 듣는다. 지난번에 박지원 대표가 나와 당론 변경 절차를 밟겠다고 했기에 확인차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손 위원장이 손 앵커와 불필요한 싸움을 벌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위원장은 최근 안 후보 유세에서 ‘홍찍문’ 발언으로 정치권의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18일 대구 동성로서 진행된 안 후보 유세에서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며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발언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발끈했다. 홍 후보는 지난 19일 손 위원장을 향해 “이번 선거가 끝나면 해남 토굴로 가서 또 정치쇼 하지 말고 광명자택으로 돌아가 조용히 말년을 보내시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적군보다 더하네” 말실수에 도넘은 발언
주자들 긴장…맹공 퍼붓다 역풍 맞을라

이어 “여태 손 위원장이 우리 당을 배신하고 나가도 비난한 적이 없었고, 또 민주당을 배신하고 국민의당으로 갔을 때도 비난한 적이 없다”며 “다만 정치 낭인으로 전락해 이당저당 기웃거리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경선 결과에 깔끔히 승복한 손 위원장은 안 후보 당선을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손 위원장이 문재인-홍준표 후보의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자 정치권의 맹공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민주당에도 X맨은 존재한다. 바로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문캠의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후보가 선거포스터서 정당명을 뺀 점과 관련해 “호남색채는 지우고 안철수 개인만 부각해 다른 지역 보수층의 표를 얻겠다는 생각”이라며 “국민의당이라는 이름을 없애고 안 후보만 부각하는 것을 보면 1987년 대선 때 노태우 민정당 후보와 같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10일에는 안 후보가 사드 배치에 찬성 입장을 내비치며 당론을 재검토하기로 한 데 대해 “박근혜의 지시를 따르던 친박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국민의당이 안 후보의 ‘사당’이고 진정한 ‘패권주의’는 그쪽에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호남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연일 국민의당과 안 후보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 국민의당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민주당 김 위원장을 향해 “문재인 후보를 위한 광대가 되는 길을 선택해 불쌍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후보가 세월호 당일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팽목항으로 갔다는 사실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는 지난 2014년 4월16일 당시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의총을 중단하고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갔다”며 김 위원장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손 대변인은 “김홍걸씨가 안철수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노력하는 건 본인의 자유지만 적어도 사실은 확인하길 바란다”며 "허위사실 유포는 범죄행위"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의 강공 행보가 문 후보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호남 민심을 쟁취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쓴소리를 뱉고 있는 부분을 일정 부분 묵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비방은 역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 된다?

한 정치전문가는 “각 정당서 상대 후보에게 공세를 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무심코 한 발언이 도리어 자신의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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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