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없는 룸살롱 인기 끄는 이유

‘1석2조’ 화류계 즐기기…룸에서 놀고 안마방 고고씽!

과거에는 ‘룸살롱’하면 ‘다 같은 룸살롱’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슷한 인테리어, 별반 다를 것 없는 세팅 방법,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비슷한 초이스의 과정과 수질까지…. 따라서 그간 많은 남성들이 룸살롱을 선택할 때 자신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기준’이 있을 수 없었다. 그저 안면이 있거나 아니면 꾸준히 관계를 맺어왔던 담당상무를 통해 술자리를 할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풍속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저마다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 업소들이 범람하기 시작했고, 손님들도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룸살롱을 ‘골라가는 시대’가 됐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에는 불법 성매매를 의미하는 소위 ‘2차’라는 것을 완전히 없앤 업소가 새로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페티시나 이미지클럽을 추구하는 역삼동의 ‘쇼셜’ 등 새로운 룸살롱 시스템을 취재했다.

아가씨들에 팔찌 끼워 2차 여부 가름하기도 해 
최근 아예 2차 없는 룸살롱 등장해 인기몰이 중 

룸살롱이라고 하면 ‘퇴폐’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업소들이 소위 불법 성매매를 의미하는 ‘2차’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암묵적으로 이뤄져 왔고 단속도 쉽지 않기 때문에 그간 집중적인 단속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일부 남성들은 룸살롱에서 간간이 ‘2차’를 즐기기도 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룸살롱의 분화’라는 것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룸살롱에서 2차를 가지 않는 여성들이 생겨났고, 이를 허락하는 업주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퇴폐’ 이미지 홀딱 벗은 룸살롱들

2차를 가지 않는 여성들은 자신들이 룸살롱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소위 말하는 ‘윤락녀’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마지막 의지’ 때문에 2차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룸살롱 아가씨들의 ‘대중화’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거의 대부분의 아가씨들이 ‘독한 마음’을 먹은 화류계 아가씨들이었고, 그녀들에게 2차는 거의 ‘필수코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굳이 ‘2차’를 가지 않아도 돈벌이에 지장이 없는 여성들, 예컨대 대학생?휴학생?일반 직장여성들이 아르바이트로 룸살롱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확 변했다.

때문에 지금까지 대부분의 업소들은 ‘2차를 가는 여성’과 ‘2차를 가지 않는 여성’들이 혼재되어 있었다. 이에 업소 측에서는 아가씨들의 손에 팔찌를 끼우는 방법을 통해 손님들이 사전이 이를 알고 초이스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예 ‘NO 2차’를 선언하고 있는 업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아내들도 인정할 수 있는 건전한 룸살롱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기치아래 불법적인 요소는 완전히 제거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도에 대해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여겼고, 대부분의 업주들은 이 업소가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장사가 잘 되지 않으면 곧 2차를 다시 도입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업소들은 망하지 않았고 꾸준히 성업을 했다. 초기에 이 업소가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업주나 화류계 관계자들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러한 일이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이러한 비밀은 무엇보다 ‘손님’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왜 2차 없는 룸살롱에 가는가

‘왜 그들은 2차 없는 룸살롱에 가는가’라는 물음의 해답이 바로 이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유지되는 ‘비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남성들은 ‘룸살롱에서 할 수 있는 본연의 권리(?)’를 포기하고 있는 것일까.

“이제는 술 문화 자체도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술을 먹지 않는 회식문화도 많아 지지 않았나. 그와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된다. 굳이 2차까지 가면서 질펀하게 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룸살롱이 일반적으로 늘 갈 수 없는 장소이다 보니 한 번 정도 가면 신나고 즐겁게 아가씨들과 놀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2차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그렇게 건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면서 나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요즘 남성들의 트렌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애인이 있거나 유부남인 경우에는 미안함 때문이라도 2차를 잘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직장인 J씨)

결국 2차 없는 룸살롱은 기존의 업주들이 예상치 못했던 전혀 새로운 트렌드를 잡아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차 없는 룸살롱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과연 남성들이 여성들과 술만 마시는 ‘밋밋한 술자리’까지 즐겨할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2차 없는 룸살롱들은 불법 성매매를 없애는 동시에 여기에서 오는 ‘허전함’을 채워줄 수 있는 또 다른 ‘특별한 콘셉트’를 만들어 냈다. 그것이 바로 페티시 룸살롱, 티팬티 룸살롱, 란제리 룸살롱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화류계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보이는 모습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새로운 콘셉트를 주 무기로 하는 업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색다른 취향에 대한 만족이 바로 2차 없는 룸살롱이 살아남은 비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

2차 대신 페티시·티팬티 등 새로운 콘셉트 중무장 
룸살롱에서 놀고 2차는 안마방에서 즐기는 추세


최근 티팬티 룸살롱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페티시 룸살롱에는 2차라는 것이 없지만 ‘여신’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남성들은 ‘그래봐야 나가요 아가씨 아니냐’라고 말하지만, 실제 그녀들이 입고 있는 옷이며, 그 옷들 사이로 비치는 가슴, 쿵쾅거리는 티팬티를 본다면 그렇게 말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눈부신 ‘섹시의 여신’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페티시적 취향이 있기 때문에 2차를 하면서 성관계를 갖는 것보다는 그저 그녀들의 모습을 즐기고, 만지고 대화하는 것을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굳이 2차를 나가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2차 없는 룸살롱은 그들만의 독특한 그 무언가로 승부한다고 볼 수 있고, 그것이 바로 내가 그런 룸살롱에 가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 직장인의 말을 통해서 ‘페티시의 확산’이 이러한 2차 없는 룸살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비밀코드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과거와는 다르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페티시 세계에 눈을 떴고, 또 그것을 현실에서 추구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룸살롱에서 반영되고 있는 이러한 페티시적 성향은 룸살롱의 계보를 새롭게 쓴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룸살롱이 계속해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지나치게 많이 생긴 것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룸살롱에서 술을 먹고 신나게 논 손님들이 안마나 휴게텔에 가면 훨씬 저렴하면서도 더욱 뛰어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룸살롱도 서비스 개선 ‘선택과 집중’에 주안점

룸살롱에서의 2차는 대략 많게는 30만원까지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안마의 경우 18만 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룸살롱 아가씨들이 가히 범접할 수 없는 ‘짜릿한 수준’의 서비스라는 것이 이 바닥 마니아들의 설명이다. 룸살롱 아가씨들의 2차가 이제는 더 이상의 경쟁력을 잃었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2차 없는 룸살롱은 더 이상 경쟁력 없는 서비스로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울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자는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2차가 없어지면서 향후 룸살롱의 스펙트럼은 더더욱 화려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페티시, 티팬티, 란제리 룸살롱에 이어 지금보다 더욱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서비스들이 선을 보이면서 ‘2차의 공백’을 메우며 남성 손님들을 유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한편으로 불법 성매매가 점차 사라진다는 점에서 보다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자극적인 업소들이 많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문에 향후 룸살롱의 변신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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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