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캐피탈 사장 내정설 내막

알고 보니 짜고 치는 고스톱?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국캐피탈이 신임 사장 ‘내정설’에 휩싸였다. 최종면접도 치러지지 않았건만 공개 모집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군인공제회가 특정 인물을 점찍었다는 소문이 퍼지는 양상이다. 이미 최종 후보자의 실명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등 뜬소문으로 치부하기에는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군인공제회 산하 사업체이자 여신전문회사인 한국캐피탈은 최근 사장 공개모집 과정을 밟고 있다.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김철영 사장의 후임자를 선정하는 절차다.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서류접수에 20명 가까운 금융권 인사들이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해졌나

서류심사를 통과한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3월 중 면접을 통해 적임자를 뽑고 대주주인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과 국방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1일자로 인선이 완료될 예정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캐피탈 사장 후보 최종면접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두산캐피탈 사장을 역임했던 진모씨, KDB캐피탈 부사장 출신 최모씨, IBK캐피탈 부사장이었던 문모씨 등 3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진씨가 내정된 상태에서 사장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의혹이 거듭된다는 사실이다. 만약을 대비해 최씨를 2순위로 정했다는 소문과 함께 후보자 필수자격요건을 바꾼 의도가 따로 있다는 의심마저 더해진 상태.


한국캐피탈은 사장 공개 모집에 앞서 후보자 필수자격요건을 일부 변경했다. 김철영 사장 선임 당시만 해도 필수자격요건은 ‘여신금융법상 임원자격기준 결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자, 여신금융회사 10년 이상 근무경력, 여신금융회사 임원 3년 이상 근무경력, 퇴직자의 경우 퇴직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임원 재직 시 리스·M&A·PF 등 영업분야 업무경력’ 등이었다.
 

이 가운데 ‘여신금융법상’ 임원자격기준은 ‘금융지배구조법상’으로, 임원경력은 ‘3년’에서 ‘2년’으로 바뀌는 등 일부 필수자격요건이 완화됐고 영업분야 경력 조항은 아예 삭제됐다.

공교롭게도 내정설에 휘말린 진씨와 최씨 모두 필수지원요건 변경에 따라 후보자 등록이 가능했다. 진씨는 2012년 3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두산캐피탈 사장직을 수행한 게 여신사 근무경력의 전부고 영업실무경력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2015년 3월 KDB캐피탈 부사장에 임명된 최씨는 여신사 10년이상 근무경력, 영업분야 경력은 물론이고 여신사 임원경력마저 3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필수자격요건 변경이 없었더라면 두 사람 모두 능력검증은 고사하고 후보자 지원조차 할 수 없었던 셈이다.

한국캐피탈 사장 인사 결정에 관여하는 군인공제회 측은 우수 인력 선정을 위한 지원자격 변경이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큰 틀에서 여신전문회사 역시 금융업종에 포함되는 만큼 필수지원자격 변경에 대해 무작정 색안경을 끼면 안 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면접도 안 끝났는데…난무하는 소문
기막힌 타이밍에 ‘자격기준’ 변경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필수지원자격을 여전사로 한정하는 바람에 지원 인력이 한정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검증된 인재를 찾기 위해 후보군을 넓힐 필요성이 대두됐고 기준 변경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수자격요건 개정을 우수 인력 영입의 필요성과 연결시키는 군인공제회 측 주장과 내정설에 휘말린 유력 후보자의 행적 사이에는 모순점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1순위 후보자로 거론되는 진씨의 지난 이력이 논란거리다.

진씨가 사장 직함을 유지할 당시 두산캐피탈은 연이은 풍파에 신음하던 상황이었다. 신용등급 하락은 물론이고 부실 규모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불어났다. 2015년 6월 말 ‘요주의이하여신’은 1551억원에 달한 반면 충당금은 594억원에 불과했다.

두산캐피탈의 부실은 진씨 부임 이전인 2010년 무렵부터 표면화 된 사안이지만 진씨 역시 부실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2008년 12월부터 약 3년간 군인공제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진씨의 이력 덕분에 ‘제식구 감싸기’ 쯤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서 명망 높던 A캐피탈과 B캐피탈 고위 임원 출신들이 모두 서류 과정에서 탈락했던 것으로 전해지자 의구심은 한층 깊어졌다. 특히 A사 출신 임원은 2010년 설립된 A사를 자산 4조원대 여신사로 키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반면 2009년 3월 기준 8000억원대 규모였던 한국캐피탈 영업자산은 현재 1조3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더 큰 문제는 불충분한 인사 검증이 회사 미래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캐피탈이 처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 1월 신용등급이 2단계 하락하면서 조달금리는 100bp이상 올랐다. 육류담보대출(이하 미트론)서 100억원대 손실도 발생했다.
 

게다가 한국캐피탈은 사장 필수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동시에 ‘3년차 이후 경영평가를 통해 1년 단위로 3회까지 연장’으로 임기규정을 일부 손본 상황이다. 기존 규정은 ‘2년 임기 만료 후 경영평가를 통해 1년 단위로 최대 2회 연장’이었다. 즉, 최대 4년이었던 사장 임기가 최대 6년으로 늘어났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철저히 검증된 사장을 뽑는 게 한국캐피탈 입장서 무척 중요하다”며 “누차 지적된 인사구설이 반복되면 임기 연장 가능성이 높아진 게 독으로 작용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거듭된 의혹

군인공제회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전 내정설은 대꾸할 가치도 없고 철저한 내부 인선 체계에 따라 인사 검증을 거치는 만큼 문제될 게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선임 절차를 밟는다는 것 이외에 모든 게 철저한 내부 기밀인데, 특정 인물이 거론되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며 “단순 억측에 불과하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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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