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최순실 청문회 결산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1.16 10:51:21
  • 호수 1097호
  • 댓글 0개

어설프게 묻고 당당하게 답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최순실 청문회가 막을 내렸다. 국민들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국민의 대표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길 기대했지만 증인들의 불출석, 위증교사, 준비부족 등으로 맥 빠진 청문회로 전락했다. <일요시사>는 두 달여간 대한민국을 웃고, 울린 청문회를 핵심 키워드로 정리했다.

지난 9일 7차 국정조사 특위를 끝으로 60일간 ‘최순실 청문회’가 막을 내렸다. 큰 기대감으로 시작됐지만 정작 증인들이 핵심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용두사미에 그쳤다. 선서까지 한 증인들은 위증도 서슴지 않으면서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고 희롱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아울러 일부 의원들이 위증교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문회가 막장으로 치달았다. 다만 국민들이 SNS를 통해 직접 의원들에게 위증 증거를 제보하면서 청문회가 ‘직접 민주주의’의 장이 됐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부실검증]

국조특위는 청문회 초기부터 부실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사안과 동떨어진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무차별식 추궁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아울러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주요 증인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청문위원들은 넋 놓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내용보다는 이미 언론을 통해 나온 부분 검증하는 데 그쳐 일부 의원들은 자질 논란도 휩싸이기도 했다. 또한 앵무새식 질문으로 인해 증인들을 편하게(?) 해줬다는 비판도 받았다.


[위증교사]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위증교사 논란에 휩싸이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순실 청문회 전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두 차례 만나 ‘사전모의’ 및 ‘위증교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과 정 전 이사장은 지난달 4일과 9일,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함께 연루된 같은 당 이만희·최교일 의원 등은 위증교사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 전 이사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특검 및 국정조사 재단 대응방침’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공개돼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국조특위 소속 17명 여야 의원들을 정당별로 분류해 정치 성향 파악까지 했다. 정 전 이사장은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판단해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히 당사자인 이완영·이만희 의원은 청문회서 증인 질의보다는 본인 의혹을 해명하는 데 급급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스타의원]

위증교사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을 받은 의원들이 있는 반면, 청문회를 통해 스타로 거듭난 의원들도 있다.

청문회 내내 주목을 받지 못했던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7차 청문회서 일약 청문회스타로 거듭났다. 조윤선 장관에게 블랙스리트 존재 여부를 무려 17번이나 반복해서 캐물었다. 이에 답변을 회피하던 조 장관은 결국 “예술인의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해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했다.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검사 출신인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도 주목받았다. 그는 청문회를 통해 ‘스까요정’ 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는 우 전 수석을 향해 “독일에 있던 최순실이 검찰의 사무실 압수수색 정보를 어떻게 알아쓰까. 대통령이 알려줘쓰까. 우 수석이 알려줘쓰까”라는 발언으로 우 전 수석을 당황케 했다.

특히 사안에 대해서 조목조목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더민주 박영선 의원은 지난달 8일 진행된 2차 청문회서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위증을 밝혀내는 성과를 거뒀다.

60일간 국정조사특위 막 내려
모르쇠 일관…용두사미에 그쳐

한 방송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이 청문회가 끝나고 귀가한 뒤 아내에게 “박영선 등에게 크게 당했다”고 한탄했다고 보도될 정도로 박 의원의 ‘한방’이 청문회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고발]

이번 청문회는 내부고발자들의 활약이 빛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특히 주목받았다.

고씨는 지난달 7일 열린 2차 청문회서 “옷 100벌과 가방 30∼40개를 최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했고 대금은 최씨가 자기 돈으로 계산했다”라며 박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을 제기했다. 고씨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해서도 “김 전 차관은 최씨의 수행비서 같았다”고 말해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
 

노씨는 지난 7차 청문회서 “롯데 압수수색 정보의 출처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도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통합하고, 2017년 박 대통령 퇴임 후 자연스레 (이사장직을) 넘겨주는 생각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최순실과 박 대통령이 통화했다. 최순실과 대통령 모두 대포폰을 사용했다”며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더민주 박범계 의원은 노씨를 향해 “증인은 위증한 적이 없다. 이번 청문회서 가장 위대한 증인”이라며 치켜세웠다.

일각에선 이들을 ‘의인으로 볼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의 증언이 없었다면 ‘국정 농단’ 사태가 묻혔을 수도 있지만 결국 이들도 최순실과 공범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불출석]


이번 청문회는 불출석으로 시작해 불출석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조특위는 마지막 청문회가 열린 지난 9일 전체회의서 우 전 수석을 비롯한 35명을 고발키로 했다.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 정윤회씨 등은 청문회에 불출석하면서 국회 모욕죄로 고발됐다.

[위증]

이밖에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 김경숙 전 학장, 남궁곤 교수 등 정유라 학사 특혜 의혹에 관련된 ‘이대 3인방’도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특히 증인들은 민감안 질문에 대해서는 “본인의 기억은…하다” “잘 모르겠다” 등의 답변으로 피해가는 능숙함도 보였다. 특히 국정 농단의 중심에 섰던 우 전 수석은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두문불출,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의원들은 우 수석에 현상금을 걸면서 우 수석을 압박키도 했다. 추후 청문회에 출석했던 우 수석은 “(현상금 부분에 대해)별 신경 안 썼다”고 답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답변서로 본 대통령 거짓말


박 대통령 측은 지난 10일,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시간대별로 정리해 헌재에 제출했다. 하지만 충분치 않은 설명과 미흡한 증거 제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이 이날, 헌재에 제출한 ‘재판부 석명 사항에 대한 답변’에 따르면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첫 공식 업무는 오전 9시53분에 이뤄졌다.

하지만 9시53분 이전 어떤 집무를 수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또 다른 의혹은 안봉근 전 비서관이 답변서 상에는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했다고 나와있지만 행적표 상에는 대면 일정 내용이 빠져 있다. 즉 대통령에게 보고는 했지만, 관저에는 출입하지 않았다는 결정적 모순점이 생긴다.

이밖에 박 대통령 측은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7차례 통화 사실을 근거로 박 대통령이 세월호 구조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통화기록 역시 제출되지 않으면서 이 주장도 힘을 잃었다.

논란이 일었던 박 대통령 머리손질 관련해서는 단 20분 만에 대통령이 관저서 머리를 손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당일 대통령이 한 올림머리는 신부나 혼주가 주로 하는 것으로 머리핀 수십 개가 들어갈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20분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