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MB 미소재단 vs GH 미르재단 전격 비교

정권 바뀌면 미소도 털린다?

[일요시사 취재 1팀] 박호민 기자 = 국정 농단 ‘최순실 게이트’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난 미르재단.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미르재단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소재단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양측은 격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 <일요시사>에서 양 재단을 전격 비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재단법인 미르(이하 미르재단)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소금융중앙재단(이하 미소재단)이 서로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논란의 시작은 최순실 게이트서 불거진 검찰 수사 관련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역대 정부서도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와 출연으로 공익사업을 진행한 사례가 많았지만 지금처럼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며 이명박정부의 미소재단을 지목하면서 시작됐다.

[각 정권 추진]
[대통령 연관?]

김승유 초대 미소재단 이사장(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서 “미소재단은 미르재단 등과 출발부터 달랐다”며 미르재단과의 유사성 언급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2009년 설립된 미소재단은 금융이용의 접근성을 높여 자활의지가 있으나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층 및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곤란한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창업자금, 운영자금 등 자활자금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Micro Credit)을 주사업으로 했다.

이명박정부는 2000년 이후 약 10년간 30여개의 민간단체가 재정, 지자체 예산, 소액서민금융재단자금, 민간 기부금을 재원으로 수행해 온 소규모 사업을 중앙재단을 통해 관리하기 위해 미소금융중앙재단을 만들어 운영했다.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각 200~300개의 미소금융법인을 설립해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재계·금융권 등의 기부금과 휴면예금 출연금을 재원으로 향후 10년간 총 2조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을 목표로 했다.

미르재단은 문화산업 지원을 목표로 2015년 10월 설립됐는데, 사업 내용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우선 미르재단은 문화연구·콘텐츠 개발을 위해 한국문화 주제를 선정해 연구하고 문화생산자 그룹들을 연결해 주제별 사업모델을 설계하고 콘텐츠를 개발한다.

또 문화 저변 구축 및 확산을 위해 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기반을 탄탄히 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문화 확산 플랫폼을 생성함으로써 한국문화를 세계로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문화를 통해 문화외교까지 겸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 논의조차 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르재단의 신뢰성은 현재 바닥인 상황이다.

[이상한 라인]
[측근 요직에]

미소재단과 미르재단은 자신의 라인들로 이사장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양 재단의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두 재단은 각각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어른거리는 재단으로 통한다. 재단을 거쳐간 인사들이 각자의 라인인 경우가 많다.
 

미소재단의 초대이사장 김승유 전 이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학교 동기다. 그는 이명박정부 내내 이사직을 유지하다가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2013년 이사직을 현 이종휘 이사장에 넘겨줬다.


대통령 어른거리는 재단
공통점보단 차이점 부각

이명박정권 내내 이명박 라인이 미소재단을 이끈 셈이다. 미르재단도 대통령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우선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라인이 미소재단을 장악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은 최순실씨와 친분이 두터운 차은택씨와의 친분으로 이사장 직을 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김 전 이사장은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9월 돌연 이사직을 사퇴해 배경에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

[있거나 없거나]
[설립구조 차이]

법적 근거의 유무도 두 재단 간 차이가 있다. 미소재단의 경우 2007년 노무현정부의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을 그 근간으로 해 저신용·저소득 계층에 대한 대출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반면 미르재단은 설립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 전 이사장은 또다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미르재단은 애초부터 재단 설립과 관련 법적 근거가 없어 재단 자금이 쉽게 유용될 수 있는 구조다”며 이들 재단 사이의 차이점을 제시했다.

문제는 미르재단의 이 같은 자금 운용방식이 점이 유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재단 설립에 법적 근거가 있으면 자금 출처, 자금의 활용 등에 제한을 받지만 한정된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으면 정관이나 규약 등에 따라 언제든지 용처 등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자금 유용 가능성이 높다.

자금 운용 방식에서도 차이가 크다. 미소재단은 각 기업들이 자금을 출연해 금융권 접근이 어려운 서민을 대상으로 대출해준다. 정부는 미소재단의 컨트롤 타워역할에 그친다.

즉 직접적으로 자금 운용을 하지 않아 자금과 관련되 분란의 여지가 적다. 반면 미르재단은 재단이 직접 기업으로부터 기부금 형식으로 모금을 받아 운용하기 때문에 자금 유용의 가능성이 크다.

김승유 전 미소재단 이사장도 이 점을 미르재단과의 큰 차이점으로 꼽았다. 실제 미소재단의 경우 자금을 출연했던 기업들은 해당 자금을 이용해 삼성미소금융재단, SK미소금융재단 등의 재단을 만들어서 서민 대출을 하고 있다.

반면, 미르재단의 경우 자금의 유용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이사장은 “미소재단은 기업들로부터 돈을 단 한 푼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이는 재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전두환정부의)일해재단처럼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유용하다가는 나중에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공익사업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자금이 사익을 위해 쓰일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 여부가 본질적 차이”라고 덧붙였다.

[규모 보니… ]
[차이 나는 몸집]

재단의 자금규모는 미소재단이 컸다. 미소재단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미소금융 지점을 통한 대출액이 1784억7000만원(총 1만5021건) 수준으로 현재까지 휴면예금 출연금은 1조89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기업들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이 2018년까지 총 1조원(2016년 현재 약 5400억원 출연)의 자금을 출연했다.

반면, 미르재단은 지난해 10월 설립한 이후 30개 기업에서 480여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운용 규모는 미소재단이 더 크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미소재단의 경우 서민들에게 융자를 해준 뒤 상환받을 수 있고, 미르재단은 기부금 형식으로 기업에게 돈을 받아 상환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수억∼수십억씩 기부 행렬
정권 차원 강행… 성격 비슷 분석

이 차이 때문에 미르재단과 기업 간 커넥션에 대해 뒷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르재단에 자금은 출연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삼성그룹은 125억원, 현대차그룹은 85억원, SK하이닉스는 68억원, LG그룹은 48억원, 롯데그룹은 28억원, GS그룹은 26억원 등을 기부했다.


특히 총 기부금 480억원이 모이는 데 한달밖에 걸리지 않아 대가성 의혹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각 기업들은 미르재단 측에 지원한 돈이 대가성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뭐하는 곳? ]
[사업의 영속성]

미소재단과 미르재단은 사업의 영속성에도 차이를 나타낸다. 미소재단은 2009년 이명박정부서 설립된 이후 해마다 대출규모를 늘리며 활발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13년 박근혜정부들어 사업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미소재단은 운영 중이다.
 

2016년 9월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인계됐지만 관련 사업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각 기업들이 운영중인 미소재단도 확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소재단 측이 밝힌 상반기 대출액(1784억7000만원)은 전년동기 대비 29.1% 증가했다.

특히 전국 34개의 미소금융 지역법인의 대출실적이 전년대비 73.5% 증가하면서 미소재단이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각 기업들도 미소금융 재단 관련 홍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SK그룹의 SK미소금융재단은 인천서 ‘SK미소금융 데이(DAY)’ 행사를 했다.

SK미소금융재단은 지난 9월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SK와이번스와 기아타이거즈 야구 경기에서 미소금융을 홍보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SK미소재단은 구장 내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인천지역 미소금융 대출자가족 100여명을 초청해 싸인볼과 도시락 등을 제공했다.

실제 SK그룹은 미소재단 사업에 꾸준히 재원을 출연하고 있다. 2009년부터 10년간 대출재원을 미소금융사업에 출연한 것. 특히 미소금융 활성화를 위해 전국의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고 있다. 그 결과 SK미소재단은 전국에 2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미르재단은 현재 존립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설립 2년이 채 안돼 비리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존폐위기에 놓인 것이다. 의혹 가운데 가장 큰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에 압력을 행사해 재단 기부금을 모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실상 미르재단은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권력형 비리 ]
[의혹 모락모락]

양 재단 모두 비리와 관련해 논란이 됐다. 다만 미소재단은 개인비리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미르재단은 재단내 권력형 비리로 확대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소재단은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대한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주원 부장검사)는 2011년 미소금융중앙재단 간부가 돈을 받고 뉴라이트 성향의 단체에 복지사업금을 지원한 정황을 파악하고 서울 종로구 미소금융중앙재단을 압수수색했다.

재단 간부 양모씨는 뉴라이트계열 단체 대표 김모씨에게서 1억원을 받고 김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에 복지사업금 35억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았다. 또 지난해 제주서부경찰서는 전통시장 소액대출 복지사업 지원금을 착복한 혐의(업무상횡령)로 제주시 모 전통시장 상인회장 A(49)씨를 붙잡아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월∼2011년 2월까지 미소금융재단의 전통시장 소액대출사업을 위탁받은 A씨는 시장 상인 19명이 대출했다가 갚은 총 9500만원(1인당 500만원) 중 8500만원을 재단에 반납하지 않고 빚 탕감 등에 쓴 혐의가 드러났다.

미르재단의 경우 ‘권력형 비리’ 의혹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기업들에 기부금을 모집하고 임직원을 최순실과 직간접적인 친분이 있는 인물을 채용해 고액의 임금을 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인재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K스포츠의 사업장적용신고서’에 따르면 미르재단 유급직원의 평균연봉이 9212만원에 달했다.

이 중 최고 연봉(2015년 12월 기준)은 1억6640만원이었으며,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은 1억3640만원으로 6명의 유급 직원 중 1억원 이상 연봉자가 2명이나 됐다. 다음으로 9110만원의 연봉자가 1명, 6341만원이 두 명, 3203만원의 연봉을 받는 직원 한 명으로 집계됐다. 평균 연봉만 9212만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재단 이름만… ]
[“다르다”주장도]

양 재단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소재단과 미르재단은 재단이라는 큰 범주는 같지만 운영방식부터 차이가 있다”며 “미르재단은 전두환 정권의 일해재단(기사속기사 참조)과 오히려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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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