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한중 합작 영화 들어간 오혜성 감독 & 안선민 대표

“대륙 프로젝트, 꼭 성공시키고 싶어요”

[일요시사 취재2팀] 최현목 기자 = 오혜성 사막여우픽쳐스 대표감독이 영화계로 돌아온다. 다수의 CF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입지를 넓혔지만, 결국 그에게 종착지는 영화였다.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꼬박 5년이란 시간 동안 공들여 영화 <태양>의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했고, 이제 그 결실을 맺을 순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일요시사>는 오 감독, 공동기획자인 안선민 청담AK아카데미 대표 두 사람과 함께 영화와 꿈, 그리고 비전에 대한 담론을 나눠봤다.

“가슴이 뛴다.”

<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등에 참여했던 오혜성 사막여우픽쳐스 대표감독은 그렇게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사막여우’라는 브랜드는 큰 귀를 열고 세상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그의 철학과 닿아있다. 제작을 앞두고 있는 영화 <태양>에서도 이러한 그의 기질이 녹아들 예정이다.

오 감독은 그간 내실을 다져왔다. 끊임없는 각색으로 스토리에 맛과 멋을 더했다. 안선민 청담AK아카데미 대표와의 MOU는 영상에 깊이를 더해줄 예정이다. “세상에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는 오 감독과 안 대표는 도약을 위한 웅크림을 끝냈다. 다음은 오 감독과 안 대표와의 일문일답.

- ‘사막여우’와 ‘AK아카데미’가 생긴 지는?
▲오: 사막여우는 창립한 지 3년반 정도 됐다. 그동안 차별화된 제작사가 많이 없었다. 그래서 ‘창조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라는 컨셉을 잡고 기존에 영상을 스토리텔링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하는 게 아니라 창조적 비전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그동안 뮤직비디오, 광고 등에 집중해왔다면 올해부터는 영화 쪽에 포커스를 둘 계획이다.

▲안: AK아카데미는 3년 조금 지났다. 장나라, 다비치, 휘성 등 200여명 이상을 지도한 안진우 원장님을 필두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스텝들이 많다. 학생들을 키워내는 일은 물론 JYP, FNC 등 주변 기획사들과 함께 작업하기도 한다. 그동안 운영에만 집중해왔지만, 지금은 수장으로서 방향키를 잡고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 독자들 입장에서는 아직 생소할 수 있다. 대표할 만한 작품이 있다면?
▲오: 광고는 제일기획과 일을 많이 했다. 삼성전자 ‘옙’이라든지 ‘피자헛’ 광고도 했다. 첫 뮤직비디오로 김경호의 ‘아버지’를 찍었다. 그 외 손호영의 ‘I KNOW’ 샤인 ‘SOS’ 등이 있다.

▲안: 학생을 키워내는 보컬 아카데미에서 올해 처음 엔터테인먼트를 시작했다. 우리는 TSP오디션을 자체적으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는 AK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을 걸고 오디션을 볼 것이다. 작업한 앨범 중에 잘된 것들이 많다. 지난해 높은 시청률이 나왔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OST 중 하나도 우리 아카데미에서 작품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가수 김범수의 앨범도 이곳에서 작업해 앨범으로 나갔다. JYP 신인 친구들과도 작업을 많이 했다.
 

- 두 회사가 MOU를 맺었다. 영화 제작사와 보컬 아카데미의 만남이 이례적이다.
▲안: 영상은 음악이 없으면 벙어리다. 음악이 배경으로 깔려야 감정이 깊어질 수 있다. 오 감독을 알게 된 건 지난해 사막여우에서 진행한 쇼케이스를 통해서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고 자연스레 MOU로 연결됐다. 이후 영화 <태양>의 마지막 시나리오 각색 작업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 한중 합작 영화 <태양>은 어떤 영화인가?
▲오: 이 영화는 우리가 사는 데 있어서 한번은 생각해봐야 할 생명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버려진 폐창고에서 한 생명이 태어난다. 세상에 버려진 아이다. 그렇게 덩그러니 태어난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까. 결국 사회라는 울타리에서 살아야 한다.

이런 생명이 성장하면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피붙이가 아닌 사회적 가족이 형성된다. 세상에 버려졌지만, 가족이란 울타리가 만들어짐으로써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얘기다. 핵심 메시지는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만하고 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속에는 ‘음악’이라는 카타르시스가 존재한다.

5년간의 시나리오 작업, 내년부터 슈팅
청담AK아카데미와 협업 “오디션 열겠다”

- 스토리라인 내에는 오디션이 들어가 있다. 굳이 오디션을 장치로 설정한 이유는?
▲안: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코드가 영화 속에 들어있다. 오디션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면서 원석을 찾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이다. 영화 내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한중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친구가 영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오: 영화 내 오디션 얘기를 잠깐 해보면 등장인물들이 의기투합해 한중 합작 오디션인 <슈퍼스타 선발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한국 최고의 래퍼를 꿈꾸는 공달수라는 캐릭터, 엄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으며 노래와 기타를 잘 치는 중국인 여학생, 부모와의 갈등으로 집을 나와 클럽 DJ를 꿈꾸는 재력가 집안의 딸 등 작은 모티브들이 주인공 태양과 만나 하나가 된다. 오디션은 그런 친구들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다.

- 실제 오디션이 영화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인가.
▲안: 그렇다. 그러나 오디션의 목적이 영화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말 그대로 슈퍼스타 선발대회다. 연기, 댄스, 모델라인 등 분야별로 뽑을 것이다. 여기 한국에서의 오디션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오디션을 위해 최근 상해에 지사를 설립했다. 중국에서도 엔터테인먼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 영화를 위한 단발성이 아닌 영속성을 가진 오디션이 될 것이다.

▲오: 캐스팅을 위한 오디션은 국내에서도 많이 진행되지만 실제 비중 있는 역할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화를 단순히 홍보하는 마케팅 정도로만 활용한다. 그러면 안 된다. 발탁된 친구들을 직접 투입해서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마케팅만이 아닌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일부일 뿐 공연, 문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를 열었을 때 그 친구들에게 무대를 만들어 줄 생각이다. 상해지사는 ‘토털 문화 콘텐츠’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 시기는 언제로 계획하고 있나.
▲안: 중국의 오디션은 9∼10월 계획 중이다. 한국은 10∼11월 정도에 열릴 것이다. SNS를 통해 홍보할 생각이다.

▲오: 영화는 올해 하반기까지 투자 유치, 메인 캐스팅에 집중할 생각이다. 내년에 슈팅(촬영 시작) 들어가서 하반기에 개봉하는 것으로 플랜을 짜고 있다.

- CF감독 출신 영화감독이 대체로 영상은 화려하나 만듦새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떻게 생각하나?
▲오: CF감독은 메커니즘이나 테크니션한 측면에서 실력이 높다. 한 달에도 수십편을 촬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감성적인 것보다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하게 된다. 그런 세월이 오래 지속되면 고착화되어 버린다. 실제 CF감독이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케이스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지 않나.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촬영한다면 자신의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4~5년 동안 써서 만든 시나리오가 한중 합작 영화 <태양>이란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를 꼭 성공시키고 싶다.

▲안: CF나 여타 다른 영상만 찍은 사람이라면 우려한 상황이 나올 수 있지만, 본인이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한 감독이라면 그런 염려를 놓아도 될 것이다.


[오혜성은?]

▲서강대 언론대학원 연출과 수료
▲일본 ARK FILM(CF 광고) 연수
▲CHINA GLOBAL CEO SUMMIT 과정 이수
▲사막여우픽쳐스 대표 감독


[안선민은?]

▲이화여자대학교 과학대학원 졸업
▲삼성 CEO과정 수료
▲세계 로터리 클럽 정회원
▲청담AK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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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