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9

외국인 100만 시대…성공키워드는 임대사업

바야흐로 국제화시대다. 우리 사회도 다문화사회로 재편되고 있다. 길거리나 전철 안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은 이제 전혀 낯설지 않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도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그렇다면 다문화시대에 성공할 수 있는 임대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시중 금리 웃도는 연 7~8% 수익 보장
임대료 한번에 받는 ‘깔세’방식 유리
‘한남동, 이태원동, 연희동, 성북동, 평창동,
반포동, 방배동, 서부이촌동, 동부이촌동…’

임대수요가 풍부해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업이 고수익 부동산 틈새상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 용산과 인근 이태원동·동부이촌동·한남동을 중심으로 주택 리모델링이 성행하고 있다. 시중 금리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점도 외국인 임대사업이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임대수요 증가, 틈새상품 관심

외국인들은 무리를 이뤄 한 지역에 모여 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최근 정부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남동·이태원동·연희동·성북동 등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인들은 지역적으로는 평창동이나 연희동을 좋아하는데, 중대형 빌라나 단독주택을 선호하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긴다.

프랑스인들은 반포동과 방배동 등 자국 학교가 있는 강남을 선호한다. 우리와 취향이 유사한 일본인들은 서부이촌동과 동부이촌동의 중소형 아파트를 많이 찾고 있다. 이들 지역은 자국 대사관과 가깝고 외국인 학교가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 리모델링을 통한 외국인 임대사업을 위해서는 외국인들의 선호도와 성향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5~6억원 상당의 주택에 1~2억원 정도를 추가적으로 들여 리모델링을 하면 약 10~12억 원 정도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외국인 임대사업은 계약기간이 최소 2~3년 정도의 장기인데다 특히 임대료를 한꺼번에 받는 ‘깔세’방식을 취하고 있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몇 가지만 주의하면 임대수익은 물론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례를 통해 임대사업의 수익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1.최근 서울 한남동 139㎡ 빌라에 투자한 박경한(자영업·39)씨는 쏠쏠한 투자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국내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있는 외국인을 상대로 월세를 놓았기 때문이다. 4억5000만원을 주고 산 빌라를 월세 300만원에 임대를 줬다. 1년 계약 조건으로 연 월세 3600만원을 한꺼번에 받는 구조였다. 월세 1년 치를 몰아서 받는 소위 ‘깔세’개념이다. 이를 통해 박씨는 연 8%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중금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2.서울 마포구에 52㎡ 오피스텔에 투자한 허창(무역업·42)씨도 성공 케이스다. 1억7000만원을 주고 오피스텔을 구매해 월 100만원에 임대를 주고 있다. 1년 치 계약금 1200만원을 선불로 받았다. 수익률로 따지면 연 7%다. 허씨는 “요새 안정적으로 연 7%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데 수익률에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부동산 임대 투자업이 주목받고 있다. 1~2년 고정된 기간에 낮은 리스크로 안정적인 수입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국인을 상대로 전세를 놓는 것에 비해 높은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박씨는 한남동 빌라에 1억8000만원의 전세를 유치해도 이후 연 8% 수익을 올리는 확실한 투자처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외국인 상대 임대는 1~2년 치 임대료를 선불로 받는 관행(깔세)이 있어 목돈을 손에 쥘 수도 있다. 전세와 월세 개념이 혼합된 개념이다.
재계약시 시세를 반영해 임대료를 쉽게 올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ㆍ대사관에서 임대료를 지불하는 덕분이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반복하며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채용이 늘며 외국인 상대 부동산 임대 투자 외연도 확장되는 추세다. 과거 평창동, 한남동, 이태원동에 있는 단독주택 중심 임대 투자 사업이 강남, 용산 등지 아파트 및 오피스텔로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대기업들이 외국인 채용을 늘리며 역삼동, 삼성동 등에 위치한 아파트ㆍ오피스텔이 주목받기 때문이다.

과거 단독주택 중심 주거 환경에 익숙한 중장년층 이상 외국인에서 채용된 외국인 연령대가 낮아지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가 주목받는 현상도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거주 지역이 형성되고 있다.

특정 지역에 몰려 사는 것을 선호하는 외국인 특성을 감안하면 이 지역 월세를 찾는 외국인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용산 일대도 전통적으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거주 지역이다. 용산시티파크, 용산파크타워 등 대형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미군 부대가 있는 점도 좋은 배경이다. 젊은 미국 군인들이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신축 건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고층 건물 특유의 조망권을 선호하는 신세대 외국인들도 용산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마포, 동부이촌동도 외국인 임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주택의 위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평창동, 연희동, 한남동 등 단독주택 밀집 지역을 포함해 용산, 강남, 마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물을 찾는 외국인 수요가 없다.

계약기간 최소 2~3년, 6억 투자시 10억 남아

국적별로 상이한 외국인 임대 수요를 파악하는 것도 투자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대지 면적이 넓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유럽인과 달리 일본인들은 소형 오피스텔·아파트도 상관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주한미군은 최신식 건물을 선호한다.
계약 대상자의 직급이나 가족 숫자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직급이 높거나 가족 수가 많을수록 회사·정부에서 지원하는 임차료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외국인 임대사업의 성공투자를 위한 15가지 주의점이다.

1.외국인이 선호하는 지역 따로 있다=외국인은 자연발생적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목적이 있어 국내에서 거주하는 것이며, 이는 대부분 직장과 관련된다. 그래서 우선 회사와의 통근거리, 쇼핑·문화생활에 불편이 없어야 한다. 또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외국인 학교의 통학을 따지며,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거주하기를 원한다. 각기 다른 나라 사람일지라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2.외국인에게 임대가 가능한가=외국인이 선호하는 지역이고 내부구조가 취향에 맞는다 하더라도 외국인에게 무조건 임대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판매할 수 있는 유통 루트가 없으면 팔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그러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 중개업체와 상담하고 충분히 판단한 후에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3.내부구조가 외국인 취향에 적합한가=외국인은 거실 중심 위주의 생활에 익숙해 있다. 그러므로 넓은 거실과 편리한 화장실 이용, 분리된 주방 등이 필요하며, 에어컨·오븐렌지·건조기·세탁기 등의 전자제품과 붙박이장 등이 기본적으로 제공되어 몸만 입주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4.외국인이 선호하는 주택유형 있다=외국인은 자기 나라의 거주습관과 생활관습에 이미 익숙한 사람이 일정기간 거주하러 다른 나라에 왔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그래서 잠깐 머무르는 숙박업소나 관광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체험과는 거리가 멀다. 대체적으로 아파트보다 빌라나 단독주택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외국에서 아파트보다 타운하우스나 단독형 주택이 중상류층 이상이 거주하는 유형으로 자리 잡은 데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임대사업자라면 유지·관리나 대중성 높은 중·대형 빌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5.충분한 주차공간 확보돼야=자동차문화에 익숙해진 생활을 해온 외국인들은 국내 거주시에도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할 리가 없다. 더구나 활동력 있는 부부라면 자동차가 2대가 될 수도 있으므로, 공동주택이라면 세대당 1.5대 이상의 배분이 있어야 주차장 사용에 융통성이 있는 법이다.

6.유지·관리가 지속적으로 편리해야=임대 기간 중에 거주하는데 불편이 따르는 냉난방 문제나 개보수 상황 등이 발생하면 호텔에 묵는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곤란하므로 그에 대비할 수 있는 유지·관리가 유리한 중대형 빌라 등이 적합하다.

7.주거환경이 쾌적해야=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싫어할 리는 없지만, 내국인이라면 재테크 투자성, 직장과의 대중교통성 등 여러 가지 다른 요인을 고려해 쾌적성이 조금 뒤진다 해도 큰 불만으로 작용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사용료를 내고 장기간 거주하는 외국인이라면 산·강·숲 등의 전망이나 소음을 따지는 것이 당연하다. 대중교통은 불편하더라도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는 집을 오히려 선호한다.

8.분쟁에 대비해 보험가입 챙겨야=집에 화재나 강도 등 비상사태가 일어날 경우 외국인과 어려운 분쟁이 발생하면 곤란하다. 외국인과의 분쟁은 항상 내국인에게 불리하다 생각하고 화재보험 등의 공식적인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소멸성 보험일 경우 소액으로 가입이 가능하므로 임차인에게 권유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임대인이 가입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9.계약서 작성 때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 받는다=계약 체결은 대부분 영문 계약서로 하는 만큼, 임대인이 불리한 조항을 요구해 삽입될 수도 있다. 또 영문 독해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동일한 문장을 임대인과 임차인 쌍방이 각기 자기 기준으로 해석해 만일의 분쟁시 각자 주장을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 부동산 임대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국내 거주인의 도움을 받아 일반적인 관례를 적용하고, 만일의 경우 책임소재를 도의적으로라도 물을 수 있는 것이 여러 모로 유리하다.

10.계약서 작성 때 해지조항 유의=외국인 임대는 통상적으로 사용료를 지불하는 개념이므로 중간에 사용을 중단하면 선불로 지불한 돈을 환불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계약서 작성시에 최소한 3개월 전에는 통보해야 효력을 인정한다는 특약조항이라도 삽입하는 것이 만일의 사태에 허둥대지 않는 요령이다.

11.거실·식당·서재 등은 분리시켜야=외국인들에게 거실은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가족 간 ‘대화의 장’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로 TV를 시청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외국인들은 거실에서 외부 손님을 맞이하기 때문에 거실공간을 넉넉하게 마련해야 한다. 주방은 식당과 조리공간을 반드시 분리시켜야 한다. 우리의 경우 주방 한편에 식탁을 놓으나, 외국인들은 조리공간과 별도의 식사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서재는 주거공간과 별도의 개인업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12.다양한 공간 만들어야=외국인들은 한 공간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하기보다는 각 공간의 기능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따라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확충해야 한다.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을 분리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은 공·사 구분이 엄격하다는 반증이다.

13.간접조명을 가급적 활용해야=우리는 주로 형광등으로 대표되는 직접조명을 설치하는데 반해, 외국인들은 간접조명을 더 선호하고 있다. 스탠드를 외부로 빼내 실내 분위기를 은은하게 만드는 것이 눈의 피로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주택이냐 아파트냐’  선호 타입 파악해야

14.밝고 부드러운 색채 사용해야=국내 주거공간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내부 색채 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주로 흰색이나 아이보리색을 사용하고 있다. 밝은 색은 공간을 넓게 보이면서 은은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마련이다. 외국인들이 도로변보다 한적한 곳을 더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15.110V 배선설치 등은 필수=외국은 아직도 110V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중에는 아직도 110V만이 가능한 제품들이 많다. 개조시 변압기 등은 꼭 마련해 두는 배려가 필요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