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뭐길래…

대통령 안 부러운 무소불위 권력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서민의 돈으로 금융사업을 벌이는 새마을금고가 갖가지 구설을 양산하고 있다. 금융기관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만큼 전문성과 거리가 먼 탓이다. 금융전문가를 모셔도 부족할 법하건만 이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상당수 인물들은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허점투성이 운영방식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1963년 다섯개의 조합에서 출발한 새마을금고는 착실한 성장을 거듭한 끝에 손꼽히는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자산규모는 상호금융 중에서 농협 다음에 위치할 만큼 거대해졌다. 지난해 총자산은 126조6925억원으로 전년(119조6514억원) 대비 5.88% 증가했고 거래자 수는 전년(1814만4000명) 대비 2.39% 늘어난 1857만8000명에 달한다.

이사장 임기
10년은 기본

조직이 팽창하면서 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 수도 급증했다. 2015년 6월30일 기준 새마을금고 이사장 수는 전국적으로 1352명에 이른다. 단위 금고는 제각각 이사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금융기관인 만큼 표면상 행정자치부의 감독을 받지만 사실상 자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까닭이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운영 형태는 새마을금고가 신뢰성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공론화된다. 특히 단위 금고 이사장직은 논란을 키우는 기폭제나 마찬가지다.

단위 금고 이사장으로 부임하면 장기간 자리를 지키는 게 일반적이다. 12년 이상 재임한 이사장은 358명에 이르고 심지어 42년 간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반세기에 걸쳐 금융기관의 이사장을 역임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금융업계 종사 이력이 전혀 없는 이사장도 상당수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이사장은 매년 발생하는 금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2012년 62건, 2013년 574건, 2014년 1071건 등으로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불법대출 역시 2012년 127건, 2013년 162건, 2014년 198건으로 급증했다.


금융전문가의 부재는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4년 기준 새마을금고 총 대출액은 68조997억원인데 비해 연체율은 2.33%(연체액 1조5903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에 비해 6배가량 높은 수치다.

부실 운영 여부와 상관없이 허술한 감독체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통상 금융권에서 수십억원대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자가 자리를 보존하기 힘들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예외다.
 

불법행위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쳤더라도 법적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현직을 유지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규정상 보궐선거 출마를 금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불법대출과 횡령이 발생해도 해당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가벼운 징계만 받고 다시 현직에 복귀하기 일쑤다.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금융사고가 일어난 단위 금고에서 이사장의 71%가 재선임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불법대출이 발생한 새마을금고의 경우 연대책임이 있는 이사장 10명 중 9명이 재선임됐다.

금융인 출신 뒷전 “전문성 결여”
‘장기집권’ 강산 변하도록 그대로?

독립법인체제에 따라 단위 금고가 자체적으로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회원총회를 거쳐 이사장을 선출하는 단위 금고의 비중은 20%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대의원총회를 거쳐 간선제로 선출하는 구조다. 즉, 대의원 관리만 잘하면 누구나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고를 관리·감독하는 이사와 감사도 이사장이 측근으로 구성할 수 있다. 대의원은 이사장뿐만 아니라 이사 및 감사 선출 권한을 지닌다. 선출방법은 유권자가 후보 중 한명에게 투표하는 방식과 이사회 정원수 만큼 투표하는 방법이 있는데 대다수 단위 새마을금고는 후자를 따른다. 이사장이 대의원을 설득하면 이사와 감사까지 자기 사람으로 채울 여지가 생긴다.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법선거 논란이 매번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지역의 단위 금고는 일부 대의원들이 임금삭감 요구를 거부하는 이사장을 해임시키는 과정에서 기명투표를 시도하는 등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로 인해 해당 단위 금고는 법정공방에 휘말렸지만 중앙회는 한동안 사태파악조차 제대로 못했다.

지난 2월 치러진 포항의 단위 금고 이사장 선거는 부정으로 얼룩졌다. 3명이 출마한 이사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대의원들을 상대로 다량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선거인명부 열람과 교부를 거부하며 ‘깜깜이 선거’ 논란을 빚었던 광양시 단위 금고 이사장 선거는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로 인해 선거가 중단되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지역에서 유지로 불리는 사람들이 내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연간 수천억원의 자금을 운용하지만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정으로 얼룩진
이사장 선거전

새마을금고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부호는 지난해 9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당시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새마을금고는 ▲문제를 일으킨 이사장들의 재선임 ▲신종백 회장의 8억원에 달하는 황제 연봉 ▲경영정상화 2000억원 추가자금 ▲허술한 관리감독 등에 대해 지적 받았다. 특히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잇단 거짓 증언을 꼬집으며 신뢰성 문제를 들춰냈다.
 

진 의원은 “새마을금고는 2014년 국감에서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2억원을 이사장한테 보상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지금 이사장이 이를 변상한 자료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사장은 사임 당한 후 선거에 다시 나와 재선임됐다. 진 의원은 화곡새마을금고에 대해 거짓말을 한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을 질타했고 신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거듭된 부실 운영…허술한 감독체계
말만 요란한 행자부의 경영혁신방안

새마을금고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행자부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이사장 후보의 자격요건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열린 ‘새마을금고 정체성 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역할 모색’ 토론회에서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선거 입후보 자격 요건이 핵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은행건전성 평가인 카멜(CAMEL) 1, 2등급을 유지하지 못한 단위 금고의 이사장의 평판 조사도 실시해야 한다는 게 주된 골자였다. 선거 방식을 지역별 새마을금고 수에 따라 배정된 배의원 120명이 투표하는 방식에서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앙회를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앙회는 시장규율이나 시장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한데도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경영자들을 견제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사장 요건
강화 필요성


문제는 정부 차원의 새마을금고 경영혁신방안조차 한계가 뚜렷하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단위 금고의 거센 저항이 걸림돌이다.

행자부의 새마을금고 관리 감독 강화 의지는 지난해 세워진 새마을금고의 ‘동일인 대출한도’ 축소 방안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현행 동일인 대출한도는 자기자본의 20/100의 또는 총자산의 1/100 중 큰 금액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기자본금 500억원 이상은 현행과 동일하지만 500억원 미만은 5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자본금 25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새마을금고는 현재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해당 규제는 내달 7일부터 시행된다.

한술 더 떠서 행자부는 중앙회장 선출을 직선제로 전환하고, 단위 금고 이사장을 직선제로 선출 가능하게끔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선거제도를 개편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사무를 위탁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상 정부 차원의 관리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라는 조직을 행자부에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자치부 소속 비금융전문가 10명이 전체를 관리·감독하는 구조다. 게다가 감독의 기초자료인 업무보고서를 제출할 의무조차 없다. 정확한 부실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워 언론의 감시기능에서도 한발 떨어져 있다. 더욱이 금고마다 규모와 업무능력의 편차를 커 검증하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행자부의 미흡한 준비도 반발을 키웠다. 행자부는 서울지역 간담회에서 새마을금고의 직선제 확대 방안과 관련해 농협의 예를 들며 확대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농림부는 지난달 발표를 통해 농협중앙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를 없애고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선출하기로 정한 상태였다. 뒤늦게 행자부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졸속 행정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중앙회와 단위 금고를 감독할 감사위원회 신설 방안도 미심쩍은 시선을 받고 있다. 행자부는 단위 금고에 대한 감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하지만 일선에서는 정부 관료들의 퇴직 후 자리 늘리기를 의심하는 상황이다.

칼날 세웠지만
허점투성 개선책

행자부의 변화된 입장에 단위 금고들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새마을금고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당시에도 공적자금을 받지 않은 새마을금고에 지나친 간섭을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갖가지 이유를 들며 관리 감독의 당위성을 앞세우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위 금고의 한 이사장은 “새마을금고는 정부의 간섭없이 자발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이제 와서 선거제도와 감독체제를 바꾼다는 계획이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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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