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내년 대선 내다본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반기문, 대통합 메시지 던질 것”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권에 ‘중도’ 바람이 불고 있다. 양당 체제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은 4·13총선을 통해 '제3당'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류가 과연 대선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최근 방송을 통해 ‘합리적 보수’로서의 지론(持論)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만나 최근 정치권 상황에 대해 담론(談論)을 나눴다.

국회의장 선출이 급물살을 타면서 드디어 제20대 국회가 출항을 시작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교차점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주목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반기문의 ‘대망론’, 정의화의 ‘새한국의비전’, 유승민의 ‘복당’, 손학규의 ‘복귀’ 등등 정치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소식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여기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국민들의 ‘옳은 판단’을 위해 조언을 던지는 이가 있다.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김병민 위원은 4년간의 지방 정치 경험과 정책 전문가로서의 식견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대화를 권한다(현재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김 위원은 본 인터뷰가 여연의 입장이 아닌 평론가로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김 위원과의 일문일답.

- 평론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됐나?
▲방송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처음 시작했다. 당시 JTBC <신예리의 대선톡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우연찮은 기회로 나가게 됐다. 양당의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대선에 관해 서로 대화를 나눈다는 기획이었다. 그 후 주로 토론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했다. 최근 들어서 평론가라고 할 수 있는 정치평론 영역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

- 현재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현상이 있다면?
▲정치 쪽인가 아니면 정책을 말하는 건가?

- 정치·정책 둘 다 궁금하다.
▲정치 쪽은 당연히 대선이다. 그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행보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미 더민주에는 문재인 대표라는 걸출한 후보가 있고 새누리당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두 사람이 양 극단에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있고 손 전 고문의 행보에 따라 양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손 전 고문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지만, 손 전 고문 입장에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힘든 부분이 있다. 국민의당으로 옮기자니 이미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한차례 옮긴 바 있다. ‘시베리아 호랑이’라는 별명도 그때 붙었지 않나. 또다시 국민의당으로 넘어간다면 안철수 대표와 경쟁을 해야 하는데, 고민이 되는 부분일 것이다. 대선이 과연 양당 체제로 치러질 것인지 아니면 3당 체제로 치러질 지가 굉장히 흥미로운 대목이다. 관망자 입장에서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


- 그렇다면 정책 쪽은?
▲정책적인 이슈에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환경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원의 박사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다루고 있는 게 기후변화다. 기후변화에 우리 인류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일방적으로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 가서 기후변화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전 세계 195개 당사국들이 산업화 이전(1750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C보다 훨씬 적게 줄이고 더 나아가 1.5°C까지도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세요” “집에서 에어콘을 틀지 마세요”라고 일방적으로 말한다면 과연 국민과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산업계에서 더 많이 줄여야 할지 가정에서 더 많이 줄여야 할지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합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환경부의 미세먼지 문제처럼 어느 날 갑자기 합의되지 않은 내용의 정책을 발표하면 결국 문제해결이 안 된다고 본다. 환경에 대한 부분은 우리 인류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따로 없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유승민·김세연·김종인 등이 함께하는 ‘아젠다 2050’이 의미 있다고 본다.

손학규에 주목 “대선구도 변할 수도”
새누리 계파문제 “뺄셈정치 지양해야”

- 아젠다 2050 얘기를 해주셨다. 초당적 정책연구모임이 생긴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인데, 일각에서는 정치세력화로 바라보고 있다.
▲결과를 보면 알게 될 일이다. 그곳에는 오신환 의원도 포함돼 있다. 오 의원은 누가 뭐래도 새누리당 의원이지 않나. 그런 의견은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당을 만들면 예쁜 당이 나올 것이라는 국민들의 희망사항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난 이 사람들이 완충지대에 있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극단적 보수와 진보로 점철된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절망적이다. 중간지대에서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협치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건강한 보수와 진보로 동반 성장할 수 있다. 다만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이 미약한 경우를 우리 정치권에서 많이 봐왔지 않나. 아젠다 2050이 던지는 메시지가 너무도 좋은 것이기 때문에 이번만은 끝까지 갈 수 있는 하나의 아젠다로 남았으면 좋겠다.

-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에서 계파 청산을 지상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론이 많다.
▲먼저 근원부터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계파는 그동안 대선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세게 붙었던 친이-친박의 갈등 구조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계파라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 당내에서도 모든 사람의 생각을 동일 선상에서 규정지을 수는 없지 않나. 그중에서 비슷한 정책과 이념을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정치활동을 하는 것. 그것이 계파라고 한다면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이유는 그동안 정치권이 뺄셈의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 계파만 옳아”라는 주장과 함께, 집권하는 순간 상대 계파를 몰살시켜 버리는 행위들이 조선시대 붕당 정치의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이다.

계파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선 이런 뺄셈의 정치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 천명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가 전대에서 당대표가 되든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비대위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본다.

-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대선주자로 봤을 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찬 의원을 만나려고 했던 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앞으로 반 총장만이 제시할 수 있는 시대정신이 반드시 요구될 것이다. 그 시대정신이라는 게 결국은 ‘대통합의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당 내 계파 갈등, 정당 간 갈등, 남북의 갈등 등 현재 한반도 내에는 수많은 갈등들이 점철돼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하나의 통합적 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가 나는 반 총장이라고 본다. 반 총장이 내세울 시대적 메시지는 결국 ‘통합’과 ‘화합’이 될 것이다.


[김병민 누구?]

▲서울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제39대 경희대학교 총학생회 회장
▲제6대 서초구의회 의원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소 연수연구원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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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