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변신의 귀재 배우 하지원

“‘쩍벌녀’될까 고민이에요”


배우 하지원은 늘 변화무쌍하게 여러 가지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다모>에서는 중성적이면서도 다부진 매력으로,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는 쾌활하고 발랄하면서도 사랑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드라마 <황진이>에서는 농염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온 하지원이 SBS 새 주말극 <시크릿가든>을 통해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시크릿가든>서 스턴트우먼 라임 역
‘선머슴녀’부터 ‘청순녀’까지 변신 마력

<시크릿가든>은 우연히 영혼이 뒤바뀐 백만장자 주원(현빈)과 라임(하지원)이 서로의 몸을 되찾으려는 과정에서 싹트는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그린다.
“남녀가 뒤바뀐 설정도 재미있고, 대사도 재미있고, 촬영장에서도 재미있어요. 너무 재미있는 작품이니 재미있게 봐주세요.

라임은 여자 무술 감독을 꿈꾸는 스턴트우먼. 숏커트에 트레이닝복 또는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소년 같은 매력을 발산하다가도, 긴 생머리에 치마 정장을 입은 단아한 ‘청순녀’의 모습을 선보인다. 때로는 시크한 화장을 한 채 도발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섹시미’를, 때로는 지적인 느낌의 여교수 이미지로 등장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또 다른 변신을 선보인다.

“라임은 스턴트우먼이라는 흔치 않은 직업을 가진 인물로 자신의 일을 무척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이에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있고 꿈이 있어 행복하고 사랑스런 여자죠. 늘 당당하고 솔직한 데다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거나 일부러 예뻐 보이려 하지 않아요.”

스턴트우먼만으로도 색다른데 영혼이 뒤바뀐 캐릭터다.

“원래 보이시한 캐릭터라 주위 사람들이 영혼이 바뀐 걸 잘 못 알아보지만 상황 때문에 자꾸 오해하게 된다는 설정이에요. 찍으면서 제3자가 당황해할 때가 너무 재미있어요. 현빈과 저의 비밀을 남들이 모르니까 골탕 먹이는 기분이에요. 매번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기대해 주시는 만큼 부담도 많이 되지만 다시 보고 싶은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색다른 역할인 만큼 재미있는 부분도 있지만 적지 않은 고충도 있다. 여자 몸에 갇힌 남자를 표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현빈과 대사를 서로 바꿔 읽고 걸음걸이도 현빈을 많이 따라 한다. 최근 현빈과 나란히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찍었다.

“처음에 남녀의 영혼이 바뀌는 설정이 너무 재미있었는데 막상 연기하려니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어요. 남자처럼 다리를 벌리고 앉으니 너무 편하더라고요. 앉다보니 점점 신경을 안 쓰고 다리를 크게 벌리고 앉게 돼요. 습관 될까봐 가끔 섬뜩할 때도 있어요. 키스장면 찍을 때도 현빈을 끌어안으면서 했는데 재미있었어요. 남자들의 생각을 앞으로 더 많이 알아갈 것 같아요. 남자의 모습을 더 많이 관찰하고 남자가 보는 여자의 모습을 생각하며 여자를 바라보게 돼요.”

하지원에게는 함께 출연한 남자배우를 스타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함께 작업했던 남자배우들이 모두 스타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영화 <해운대>의 설경구, <내 사랑 내 곁에>의 김명민, <색즉시공>의 임창정,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과 소지섭, <다모>의 김민준, <황진이>의 장근석과 작업해 좋은 성적을 냈다. 연기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남자배우들이지만 하지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흥행의 단맛을 볼 수 있었다.

“처음 같이 하는 작업인데 리딩부터 호흡이 척척 맞아서 서로 놀라고 있어요.”

하지원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결혼과 관련된 질문이다. 무슨 일이든지 계획대로 착착 진행해 나가지만, 청춘사업은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운명적인 만남을 꿈꾸고 있다.

“마지막 연애가 언제인가 생각하니 너무 오래돼 갑자기 슬퍼지려 하네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진 않아요. 운명적인 만남을 꿈꾸는 게 무슨 죄는 아니잖아요. 운명을 믿고 싶어요. 그냥 봐서 한눈에 끌리는… 그런 사람 말이죠. 만나게 되면 당장에라도 결혼할 거예요.”

그에게 ‘이제 어느 정도 연기에 대한 자심감이 붙었겠다’고 묻자 손사래를 쳤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최종 목표는 ‘국민배우’.

“항상 신인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여러 작품을 하면서 제 자신을 위해 준비하는 방법들이 생기긴 했지만, 항상 제 자신이 유치하게 느껴져요. 온 국민들이 지켜보고 공감해 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국민배우 하지원’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연기자의 길을 걸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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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