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되는 야동시장' 뜨는 중국 포르노 현주소

화끈한 대륙 여신 “중국 AV가 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기존의 우리나라 야동시장의 3대장 한국, 일본, 서양 3파 구도에서 중국이 뜨고 있다. 중국 야동은 막대한 야동시장을 가진 일본, 다양한 국가에서 만들어 내는 서양물에 비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요시사>는 중국 야동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 봤다.

지난해 7월 중국 웨이보(중국 트위터)에 성관계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동영상은 ‘유니클로녀’라는 이름으로 각종 P2P(Peer to peer)사이트에 유포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순식간에 전세계로 뻗어 나갔다. 이 동영상은 유니클로 매장 피팅룸에서 남자가 촬영한 1분여 분량의 영상으로 둘은 애인관계가 아닌 처음 만난 사이로 알려져 놀라움을 더했다.

항공사 승무원?
미인대회 출신?

당시 일부 사람들은 유니클로 측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이 동영상으로 북경 싼리툰 유니클로점은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영상 속 커플은 동영상이 유포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경찰아 붙잡혔다.

당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공실은 동영상 주요 유포자인 웨이보와 웨이신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에 수사 협조를 지시할 정도로 중국사회 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중국 공안은 영상 속 커플 등 5명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동영상뿐만 아니라 기타 P2P사이트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중국 야동을 살펴보면 BJ영상을 제외하고는 개인이 찍은 사적인 영상이 주를 이룬다. 특히나 커플 끼리 합의하에 찍은 영상이나 남자가 몰래 찍은 동영상이 많이 유출됐다.


이 영상들은 보통 남자 측에서 유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이를 '리벤지 포르노'라고 부른다. 리벤지 포르노는 이혼한 전 배우자나 헤어진 옛 애인의 나체 사진이나 섹스 비디오 등을 인터넷에 유출시키는 행위다. 굳이 복수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일부러 서로 동의하에 찍고 인터넷 아마추어 포르노 동영상 웹사이트에 팔아서 공개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개인유출 영상 국내 P2P 사이트 점령
성인 PC방서도 인기…따로 폴더 관리

중국 내에서 핸드폰의 보급이 일반화되고 인터넷 보급이 늘어나면서 인터넷을 통한 유출이 많아졌고 그 결과 국내에도 중국판 리벤지 포르노가 많이 유입됐다. 현재 중국산 리벤지 포르노가 뜨기 전 지난 2008년 유출된 홍콩 배우 진관희 동영상은 우리나라는 물론 중화권 국가들을 떠들썩하게 했다.

2008년 1월 진관희가 트윈스의 멤버인 종흔동, 가수 진문원, 배우 장백지, 가수 조용아 등 총 12명의 음란동영상과 사진을 개인 노트북에 저장해 두었는데, 노트북이 고장 나서 A/S를 맡겼다가 컴퓨터 수리공에 의해 온라인으로 유포됐다.

유출된 일부 여성 연예인은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당시 장백지가 사진 상 얼굴이 붉고 마치 약에 취한 모습이 보여 진관희가 약을 먹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다. 그 사건으로 트윈스 멤버 종흔동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배우 사정봉과 결혼 중이던 장백지는 훗날 이혼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현재 P2P사이트에서 중국 야동을 살펴보면 ‘실제 중국 항공 승무원 개인 유출영상’ ‘중국!! 미인대회 출신녀’ 등 개인의 사생활에 관련된 동영상이 주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야동의 인기의 원인을 새로움에 있다고 분석한 사람도 있다. A씨는 “한국, 일본 야동만 보던 사람들이 새로운 중국 야동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며 “확실히 기존 야동과는 색다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물이 아니기 때문에 실감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옛 연인과 섹스
리벤지물 인기


중국 야동의 경우 AV산업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영상이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야동에도 리벤지 포르노가 존재하는 데 2013년 성폭력 특별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동의 받고 찍은 나체사진은 무죄’라는 판결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후 특별법이 개정돼 ‘촬영 당시에는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일본 야동시장에서도 리벤지 포르노는 문제가 불거졌다.

2013년 10월 남성이 전 여자 친구의 개인 사진 및 영상을 웹 사이트에 확산시킨 것. 당시 일본은 “현행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새로운 규제를 가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후 2014년 ‘사생활성적동영상피해방지법’이 시행됐고 2014년에만 상담건수가 110건에 달했다고 일본 경찰은 밝혔다.

지난 2014년 중국 출신 방송인 장위안은 한 방송에 출연해 중국 내 야동에 대한 규제를 설명했다. 장위안은 “한 번은 어떤 사람이 집에서 야한 동영상을 보던 중 경찰에 잡혀갔다”며 “집에서 노트북을 보고 있을 때 연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DVD 등 정식으로 나온 것은 괜찮다”며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가 많아 불시 검문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은 야동에 대한 규제가 심해 중국에서 야동시장 자체가 커지기는 어렵다. 국내에 일본 야동이 본격적으로 유입된 것은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로 추정된다. 일본 야동이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를 지리적으로 근접해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또 국내서도 일본산 야동 수준의 수위를 가진 성방 PJ가 잠깐 성장했지만 대대적인 단속으로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제가 없는 일본산 야동의 침투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일본 야동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야동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데 힘쓴 것이다. 과거 일본 야동은 수동적인 남·녀의 성관계를 그렸다면 2000년대 후반부터 키스나 포옹을 하는 등 실제 연인들의 성관계를 보는듯한 설정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인간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설정으로 타국에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야동에 이르렀다.

일본 이외에 서양물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양 남자들은 동양 남자들에 비해 우람한 체격을 자랑하고 일본과 비교해서는 시장의 크기는 작지만 여러나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야동을 양산해 내다보니 내용이 다채롭다.

올해 1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IPTV, VOD, 모바일 등 시장에서 일본 성인영화의 수입과 유통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에 등급 분류된 영화의 국가별 현황은 일본 483편, 미국 422편, 한국 367편, 프랑스 74편, 영국 56편, 중국 36편 순이었다.

스타급 BJ들
마약 의심도

일본영화의 지난해 등급분류 현황을 살펴보면 청소년관람불가(청불) 392편(81.1%), 전체 관람가 34편(7.0%), 12세 이상 관람가(6.6%), 15세 이상 관람가(4.6%), 제한상영가 3편(0.7%)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등위 관계자는 “등급분류를 받은 일본영화가 사상 가장 많고 이중 청소년관람불가 비율이 82%에 달한다는 사실은 일본 성인영화의 유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뜻”이라며 “대부분 부가시장을 겨냥한 성인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부가시장 판권에서도 일본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우리나라 P2P사이트의 주 수입원은 야동으로 그 중에서도 일본 야동은 콘텐츠가 다양해 찾는 고객이 많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야동업체들이 사전 허락 없이 영상을 올리고 내려 받게 한 국내 웹하드 업체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일본의 C사 등 16개사가 국내 웹하드 업체 J사 등 4개사를 상대로 “영상물 복제 등을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은 음란 동영상도 창작적인 표현이 담겨 있으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일본 업체들이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영상들이 인간의 정신적 노력에 의해 얻어진 사상이나 감정을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도록 한 영상저작물에 해당한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판결에 힘입어 P2P에서 일본 야동은 브레이크 없는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마니아까지 있는 일AV 주춤
“요즘 더 자극적인 중AV 유행”

야동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성인PC방서도 올해 중국산 야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성인PC방 주인은 “요즘에는 조금 더 자극적인 중국 야동이 유행”이라며 “찾는 손님들을 위해 중국 야동을 준비해 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야동은 거의 일반인이 등장한다”며 “한국 야동과 일본 야동을 찾는 손님은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중국야동의 특징을 ‘약’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중국 야동 매니아 B씨는 “중국 야동의 경우 유독 얼굴이 빨간 여성이 자주 등장한다”며 “마약 종류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동 매니아 C씨는 “중국야동의 특징은 거칠다”며 “야동 시장이 제한적이라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P2P 사이트를 살펴보면 중국야동의 또 다른 특징은 전체 개수에 비해 BJ관련 야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야한 의상을 입은 채 잠자는 영상으로 돈을 벌어들인 중국 BJ가 있다. 지난 1월 26일 온라인 미디어 9Gag는 중국판 아프리카TV <도유TV>에서 한 여성 BJ가 섹시한 의상을 입고 잠만 자는 영상을 공개했다.

엄연히 불법
봐도 잡혀가


영상 속 여성은 방송을 틀어 놓고 얼굴을 가린 채 소파 위에서 잠을 자는 포즈를 취한다. 몸을 뒤척이며 잠을 자던 여성 BJ는 추운 듯 공룡 옷을 덮고 의도한 듯 적나라하게 한쪽 발을 소파 등받이에 올리는 동작을 취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그녀가 한 달 동안 벌어들인 돈은 약 1000만원으로 알려졌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야동 대부’ 본좌의 계보
김본좌, 서본좌…

김본좌는 지난 2006년 국내 야동계를 뒤흔들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4만건이 넘는 음란물을 유포하고 수천만원을 챙겼다가 법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구속 당시 28세 남성이었고 ‘김본좌’라는 닉네임 외에 다른 신상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구속되었을 때도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다. 김본좌가 구속된 다음날 국내 제지회사 11곳 중 10곳의 주가가 폭락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본좌의 뒤를 이은 경찰에 덜미가 잡힌 서본좌는 김본좌를 뛰어 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본좌는 2009년 7월 인터넷에서 음란물 서버를 판다는 광고를 우연히 보고 업자를 만나 서버를 3000만원에 사들였다. 운이 좋게도 서씨가 산 서버에는 이미 1만7000여개의 음란물이 들어 있었고 전화방 업주들과 계약까지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수만건 넘는 음란물 유포
수천만원 챙겼다가 쇠고랑

그는 매월 70∼80여개 전화방에 서버를 공급했고 해외 P2P사이트를 넘나들며 음란물을 계속 업데이트했다. 당시 서씨가 유통한 음란물 수는 경찰이 지금까지 적발한 것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유통된 일본 음란 동영상의 70%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이제 손을 씻고 새 사람으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011년 4월26일 서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모 공유사이트업체에서 운영자로 일한 김모씨는 “김본좌나 서본좌 같은 사람들이 잘 알려져서 그렇지 실제로는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고 본업으로 야동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약 30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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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