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02 02:17
우리나라 정치는 지금 새로운 장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무회의, 기자회견, 타운홀 미팅이 연달아 생중계되며, 권력은 더 이상 편집된 이미지가 아니라 작동하는 과정으로 국민 앞에 놓였다. 대통령의 말과 침묵, 질문과 판단, 망설임과 결정까지가 그대로 기록되는 시대다. 이는 단순한 공개가 아니라 통치 방식 자체의 변화다. 그러나 공개가 곧 성숙은 아니다. 보여주는 정치가 설계되지 않으면, 국정은 투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떤 구조로 보여주느냐다. 대통령의 시간은 국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생중계의 실험은 지금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다. 세 번의 생중계, 하나의 대통령 지난 20일 국무회의, 21일 신년 기자회견, 23일 울산 타운홀미팅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모두 대통령이 직접 주관했고, 장시간 편집 없이 공개됐다. 국민은 국가 권력이 작동하는 시간을 연속으로 목격했다. 이는 이벤트가 아니라 통치의 리듬이었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묻는 사람이었고, 기자회견에서는 답하는 사람이었으며, 타운홀 미팅에서는 대화하는 사람이었다. 형식은 달랐지만 세 장면은 하나의 통치 곡선을 그렸다. 질문과 응
이재명 대통령의 1월 외교를 두고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중국과 일본이 서로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두 나라를 모두 방문했느냐’였다. 나아가 ‘어떻게 한쪽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다른 한쪽을 만날 수 있었는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외교 수사나 개인적 친화력에서 나오지 않는다. 답은 병법에 있는데 바로 <손자병법>이다. <손자병법>은 전쟁의 기술서로 알려졌지만, 그 본질은 ‘충돌을 관리하는’ 책이다. 손자는 싸움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싸움을 피하는 구조, 갈등이 폭발하지 않도록 배치하는 기술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최근 출간된 <손자병법>의 저자 박병영은 병법이란 상대를 쓰러뜨리는 기술이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와 오판을 막는 설계라고 설명한다. 이번 외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읽힌다. 중국과 일본은 구조적으로 불편한 관계다. 역사와 영토 문제,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두 나라는 언제든 긴장 상태로 돌아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국가의 지도자가 양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은 자칫하면 ‘선택’이나 ‘편 가르기’로 오해받기 쉽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1월 외교는 그런 오해를 피하는 데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