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래의 머니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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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10.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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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래의 머니톡스

[조용래의 머니톡스] 세계 3위, 깜깜이 국민연금

대한민국 국민연금은 운용 자산 규모 면에서 세계 3위다. 국민의 노후와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떠받치는 중추적 기둥이다. 하지만 그 운용 방식을 들여다보면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마치 거대한 금고 속에서 무엇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국민 누구도 알 수 없는 ‘깜깜이 운용’에 가깝다. 거버넌스와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은 다른 선진국 연기금과 비교할 때 더욱 선명하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큰 틀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 위원회의 의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다. 전문 운용역이나 독립적 전문가가 아니라 현직 장관이 최종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구조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정치·관료·이익집단 대표가 섞여 구성돼있는데, 전문성보다는 이해관계의 타협과 정치적 고려가 앞설 수밖에 없다. 세계 연기금 상위권 국가에서 이런 깜깜이 운용 구조를 가진 연기금은 단언컨대 한국밖에 없다. 캐나다의 CPPIB나 네덜란드의 ABP는 이사회 중심의 독립적 거버넌스를 갖추고, 정부 부처가 직접 의사결정을 좌우하지 않는다. 정부가 기금의 주인 행세를 하는 구조는 매우 기형적이고 특수한 한국만의 현상이다. 공시 제도만 보면 국민연금은 매월, 매분기, 매년 운용 성과를 발표한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