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서거 특집> 역대 대통령 묏자리 긴급점검

"현충원이 명당? 풍수학적으로 심각한 문제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던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지난 22일 서거했다. 아들 현철씨는 몇 해 전 YS의 건강이 악화되자 풍수지리학자와 함께 국립현충원의 묏자리를 미리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YS의 묏자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역대 대통령의 묏자리는 국운과도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YS와 역대 대통령의 묏자리 풍수를 <일요시사>가 긴급 점검해봤다.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던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지난 22일 향년 88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아들 현철씨는 몇 해 전 YS의 건강이 악화되자 풍수지리학자와 함께 국립현충원의 묏자리를 미리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묏자리 선정에 풍수학적으로 심혈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YS의 아들이 풍수지리학자와 함께 미리 묏자리를 둘러봤다는 점에서 YS의 묏자리는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묏자리는 국운과도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그렇다면 YS와 역대 대통령의 묏자리 풍수는 어떨까? <일요시사>가 도선풍수 제34대 전수자인 박민찬 도선풍수과학원 원장과 함께 YS를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의 묏자리 풍수를 긴급 점검해봤다.

YS와 DJ
묏자리도 경쟁

박 원장은 <일요시사>와 역대 대통령의 묏자리 풍수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할 말은 해야겠다며 작심토로를 이어갔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에 풍수지리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이 몇 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대통령의 묏자리를 조성하는 일은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일임에도 풍수지리학적 실수를 곳곳에서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박 원장은 역대 대통령들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는 국립현충원 자체가 풍수학적으로 좋지 않은 위치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평범한 풍수학자들이 보기에는 국립현충원은 완벽한 명당이다. 하지만 좀 더 크게 보면 결코 명당이 될 수 없는 위치”라며 “쉽게 말하면 평범한 사람은 나무만 보고 판단하지만 뛰어난 사람은 숲을 보고 판단하는 것과 같다. 아마 평범한 대부분의 풍수학자들은 국립현충원을 100이면 100 명당이라고 하겠지만 좀 더 넓게 따져보면 결코 명당이 될 수 없는 위치”라고 말했다.

묏자리 경쟁만큼은 YS가 DJ 이겼다
박정희 묏자리도 풍수학적으로 잘못돼


박 원장은 “동작동 국립현충원 묘지의 풍수를 자세히 보면 한강물이 국립묘지 쪽으로 들어오다가 마포 쪽으로 빠져나간다. 이를 풍수용어로 ‘배신’이라고 하는데 이런 지형은 풍수학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다. 애초부터 국립현충원 터를 잘못 잡은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 원장은 “YS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유명하지만 미리 묏자리의 풍수를 봐놨다. 결국 풍수를 믿는다는 것”이라며 “풍수는 미신이 아니다. 습기가 많은 곳에 집을 지으면 당연히 곰팡이가 피는 것과 같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학문이다.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일에도 제대로 된 풍수를 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YS 묏자리
터 잘 잡아

다만 박 원장은 YS의 묘는 악조건 속에서도 터를 제일 잘 잡은 곳이라고 추켜세웠다. 박 원장은 “YS의 묏자리를 미리 가보니 용케도 국립현충원에서 제일 좋은 곳을 골랐다.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형상의 지형인데 풍수용어로 물의 ‘배신’이 일어난 지형의 나쁜 기운을 대부분 상쇄시키는 지형이었다”며 “혈 자리도 딱 맞고 좌청룡, 우백호(좌우로 쏟아 올라 있는 산의 형세를 표현하는 풍수용어)와 앞에는 주작이 펼쳐져 있어 좋은 지형이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자리를 잘 잡은 것”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특히 YS의 묏자리에 귀성(귀한 인물이 나는 기운)이 있어 자손들에게도 좋은 기운을 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원장은 “국립현충원 자체가 풍수학적으로 좋은 곳이 아니기 때문에 (YS의 묏자리가)명당이라고까지 부르기에는 부족하지만 길지다. 자손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풍수학적으로 묏자리에 수맥이 흐르는지 여부와 토질도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해당 묏자리의 토질은 최상급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인근 지역이라고 해도 묏자리마다 나오는 흙이 다 다르다. YS의 묏자리는 정혈이 되는 마사토가 나오는데 묏자리가 따뜻해 보온도 잘되고 물도 잘 빠진다. 후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풍수라고 거듭 주장했다.

YS의 차남 현철씨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겠냐고 묻자 박 원장은 “그렇게 빨리는 안 되고 보통 1년 후에야 묏자리에서 좋은 기운이 후손들에게 발산된다. 나무도 옮겨 심으면 1년은 지나야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박 원장은 비석의 위치와 크기도 풍수학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박 원장은 “YS의 묏자리는 비석을 크게 세우면 안 되는 자리”라며 “YS의 묏자리는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형상인데 원래 동물 형상 묏자리에는 비석을 크게 세우면 안 된다. 비석이 동물 형상의 좋은 기운을 짓누른다. 제를 올릴 수 있는 상석하나와 작은 표지비석 하나만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 묘소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 할아버지의 묘소를 모 대기업에서 화려하게 꾸며줬는데 풍수학적 고려도 없이 너무 큰 비석을 세워놓는 바람에 전 전 대통령의 말년이 안 좋았다는 것이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는 평생의 라이벌인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묘소와 300미터 거리로 가까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 김은 죽어서도 각각 좌청룡과 우백호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영면을 취하게 된 셈이다. 평생의 라이벌과 가까운 곳에 묏자리를 잡으면 풍수학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박 원장은 이 같은 배치가 의도된 것은 아닐 것이라며 큰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리를 잡다보니 우연히 이 같은 배치가 된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의 묏자리 중 어느 곳이 더 풍수학적으로 좋은 곳인지도 궁금했다. 박 원장은 YS가 묏자리 경쟁에서만큼은 DJ를 확실하게 이겼다고 평가했다.

역대 대통령
이상한 묏자리

박 원장은 DJ의 묏자리에 대해 “DJ도 YS와 겨우 300미터밖에 떨어져있지 않기 때문에 좌청룡 우백호 등은 큰 차이가 없다”면서도 “그런데 DJ의 묏자리는 혈이 있는 자리도 아니고 좌향(풍수의 좌우, 앞뒤, 상하 등을 뜻하는 용어)도 잘못됐다. 좌향이 자연을 역행해 비뚤게 나버렸다”고 혹평했다.

박 원장은 특히 “DJ의 묏자리는 처음 조성할 때 흙이 모자라서 외부에서 흙을 조달해서 썼다고 하는데 풍수학적으로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묏자리를 만들 때 흙은 거기 있는 것만 쓰는 것이 원칙인데 풍수학적으로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이다. 외부에서 퍼온 흙은 옮겨오는 과정에서 기를 다 소실해버린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묏자리를 조성하는 것은 매우 신성하고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작업”이라며 “원래는 포크레인 같은 중장비도 써서는 안 된다. 원칙은 사람들이 삽으로 일일이 파서 하는 것인데 외부의 흙을 퍼서 묏자리를 만든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이다. 이게 다 제대로 된 풍수학자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역시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묏자리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이어갔다.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본 풍수
"국립현충원 자체가 흉지, 벗어나야"

박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묏자리는 평범한 풍수학자가 보기에는 최고의 명당자리 였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무만 보고 숲을 보는 데는 실패한 묏자리 선정이었다”고 혹평했다. 박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묏자리는 혈도 맞고 좌청룡 우백호 다른 모든 조건이 국립현충원 내에서 최고라는 점은 인정 한다”면서도 “다만 한강물이 박 전 대통령의 묏자리를 배신하는 형상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평범한 풍수학자들은 이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자녀들인 박근혜 대통령이나 박지만 EG회장의 경우 높은 지위를 얻어 운이 트인 것 아니냐고 묻자 박 원장은 “박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결혼을 하지 못했고 박 회장도 여러 구설수에 자꾸만 연루돼서 어려움을 겪지 않나, 나쁜 풍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묏자리도 아주 잘못된 자리에 조성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전 대통령은 양자는 있었지만 친자가 없기 때문에 나쁜 영향을 후손에게 전달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라고 했다. 풍수학적 묏자리의 기운은 친자들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의 묏자리를 풍수학적으로 길지에 조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묻자 박 원장은 일단 국립현충원을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국립현충원 자체가 길지가 아닌데다가 아무리 좋은 길지라도 몇 만평 넓이의 땅에 좋은 혈자리는 한 군데 정도밖에 없다. 그런데 모든 역대 대통령의 묏자리를 한 지역에 모아놓고 풍수학적으로 좋은 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역대 대통령을 한 군데에 모아 안장하는 것보다 따로 따로 길지를 찾아 안장하는 것이 풍수학적으로 더 옳다고 주장했다.

풍수학은 과학
국가적으로 관리해야

박 원장은 풍수는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 원장은 과거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동기감응 실험을 최초로 성공한 경험도 있다. 다섯 사람의 정자를 채취해 정자는 대전에 가져다 놓고 서울에 있는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에게만 자극을 주었더니 같은 시간 자극을 받은 사람의 정자만 수백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대전에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이 같은 실험 결과를 ‘핏줄 간에는 기가 통한다’는 풍수학적 이론의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 원장은 “국회의사당부터 시작해서 풍수학적으로 잘못 지은 건물들이 한 두 개가 아니다. 풍수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학문인데 이제부터라도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일에 제대로 된 풍수를 볼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박민찬 원장은?]

땅의 형세나 위치를 통해 인간의 길흉화복을 연결 짓는 것이 ‘풍수’다. 이는 신라 말 도선대사를 시작으로 정도전, 이지함 등을 거쳐 몇몇 전문가에 의해 전수되고 있다. <일요시사>와 함께 역대 대통령 묏자리의 풍수를 분석한 박민찬 원장은 도선대사가 만든 도선풍수의 제34대 전수자다.

▲현 도선풍수과학원 원장
▲도선대사 제34대 후계자
▲청계천 세계무궁화축제 추진위원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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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