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급식 비리 의혹으로 논란이 된 충암중·고등학교가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 14일 학교법인 충암학원은 “시교육청이 충암중·고 급식운영 감사결과를 허위로 발표했다”라며 시교육청 김모 감사관 등 3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시교육청의 발표와 달리) 학교가 급식 회계 장부를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시교육청은 “충암중·고가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최소 4억1035만원을 횡령한 정황을 적발했다”라고 알렸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충암중·고는 식재료를 빼돌리고 종이컵과 수세미 등 소모품을 과다 청구하는 수법으로 1억5367만원을 횡령했다.
또 급식 배송과 관련해 용역업체에게 배송을 위탁한 것처럼 꾸며 2억5668만원을 허위로 청구했다. 뿐만 아니라 충암중·고는 급식용 식용류를 최대 4차례 반복 사용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외부로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교육청 감사관 등 3명 고소
검찰 ‘급식비리’ 수사 착수
시교육청은 이 같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이홍식 전 충암학원 이사장과 그의 아들인 충암중·고 행정실장 이모씨 등 18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지난 7일 서울서부지검은 식품의약조사부(부장검사 이철희)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2011년 감사에서도 횡령 등 30여건의 부정이 적발돼 임원 승인이 취소됐다. 하지만 그의 딸이 후임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이홍식 일가’는 운영권을 지키고 있다. 교육청은 이씨 등 2명에 대한 파면을 충암학원 측에 요구했다.
충암학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시교육청 발표 직후 충암중·고 홈페이지에는 ‘소모품을 과다 청구했거나 식재료를 빼돌려 횡령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글이 게재됐다.
또 이들은 “식용유를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지출이 많아 1차례 사용하고 한 번 불순물을 걸러서 2번 정도 사용한 뒤 폐유처리 했다”라며 “3탕은 전혀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이사장 역시 같은 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청의 처사는 이해할 수 없고 소설과 같은 창작물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