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최근 정의당에 입당해 국방개혁단장을 맡고 있는 김종대 군사평론가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탈북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종대 단장은 자신의 SNS에서 “한 때는 북한체제에서 살았던 탈북인사들이 나와서 입에 거품을 물고 북한을 비난한다”며 “남들이 북한을 놀려먹으면 기분이 상해서 말려야 할 사람들이 한술 더 뜬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상실한 사람들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온갖 억압과 식량난에 시달리다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북한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아직도 북한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탈북자들이 북한을 비판했다고 해서 자존감을 상실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단장은 “일부 탈북자들이 종편에 나와 사실관계도 틀린 내용을 과장해 말하며 북한을 비판하고 있다”며 “진실과는 상관없이 남한 입맛에만 맞는 주장을 하며 이목을 끌려는 것은 자존감을 상실한 행동인 것 같아 그렇게 표현한 것일 뿐 탈북자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단장은 제15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안보분과 행정관(1997~1998년)과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2002~2003년)을 거쳐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2003~2005년)을 두루 지낸 야권 내 대표적인 안보전문가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차기 대선에서 선거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면 김 단장을 국방부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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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김 단장이 올린 SNS 글 전문
전따가 된 북한, 그리고 미사일
왕따에도 서열이 있다는 걸 아시는지요. 제일 약한 건 ‘은따’. 은근히 따돌린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이 ‘왕따’. 학급 전체가 노골적으로 따돌린다는 뜻입니다. 가장 심한 건 ‘전따’. 전교생이 따돌린다는 뜻입니다. 한 번 전따가 되면 교문에 들어설 때부터 나설 때까지 모두로부터 놀림감이 됩니다. 이런 경우를 보면 아이들이 참 잔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짓을 하거나 무슨 말을 해도 다 놀림감이 됩니다.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된 전따는 비통해함으로써 가해자 집단을 충족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고립되고 파멸의 길로 갑니다.
지금 북한은 전따입니다. 종편에서는 별의별 소재를 다 들고 나와서 하루 종일 북한을 놀려먹습니다.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 심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북한은 종편의 놀이감이 된 것이지요. 이걸 국가가 장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한 때는 북한 체제에서 살았던 탈북자 인사들이 나와서 입에 거품을 물고 북한을 비난합니다. 남들이 북한을 놀려먹으면 기분이 상해서 말려야 할 사람들이 한술 더 뜹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상실한 사람들 같습니다. 여기에다 국제사회가 다 나서서 북한을 압박하고 따돌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까, 는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재미있고 흥분되고, 그래서 시청률 올라가면 그뿐인 거죠. “북한 애들,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다닌들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소위 안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외려 그걸 조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정서에서 굶는 북한에 쌀, 비료 지원한다고 해보십시오. 아이들이 먼저 펄쩍 뛸 겁니다. “왜 북한 애들 먹이는데 우리 돈이 들어가야 하느냐”, “북한에 왜 우리 돈을 준단 말이냐”며 참지를 못할 겁니다.
일전에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통일교육 토크쇼에 참석했는데, 여기서 한 교사가 바로 이런 하소연을 했습니다. “통일교육? 좋다, 그런데 이걸 교육하다보면 학생들은 왜 우리가 손해를 보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어떻게 설명할 거냐”는 겁니다. 이건 요즘 아이들 정서를 정확히 대변한 말입니다.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폭력사건이 나서 경찰이 수사를 하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절대 사과를 못합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피해자가 못난 애고 그래서 때린 건데, 내가 어떻게 나 보다 한 참 못한 애한테 사과를 하느냐는 것입니다.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사과를 합니다. 가해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거죠. 일본의 한 신문이 일본 학교에서 왕따로 시달리다 자살한 학생의 유서의 반 이상이 가해자에게 “실망시켜서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보도한 적 있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명령을 이행하지 못한 걸 죽음으로 속죄한 겁니다.
우리는 북한에 그런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북한을 지원하는 걸 어떻게 납득합니까? 이걸 잘 아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마저 개발하지 못하면 완전히 무너집니다. 전따가 된 북한은 핵과 미사일이 아니면 무시당하는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고, 자존감을 충족시킬 방법이 없는 거죠. 북한이 미사일을 또 쏘기는 쏠 모양입니다. 이건 일종의 자기 존재감을 확인, 자존감을 충족하려는 몸부림처럼 보입니다.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