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소신 지킨 정의화 국회의장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강골 의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강력히 거부했다. 여야는 눈치만 살폈다. 대통령 앞에서 꼼짝도 못 하는 형국. 정의화 국회의장은 달랐다. 박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우선 처리하겠다고 결단했다.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의 역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청와대와 국회는 국회법 개정안 문제를 두고 헌정 사상 유례없는 충돌 사태가 벌어진 상태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법에 따라 재의결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자신의 중재안으로 위헌 소지가 완전히 없어졌다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역대 국회의장과 다르게 소신을 갖고 국회의장으로서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권위 있는 국회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있다.
 
부드럽고 강직
노련함 돋보여 
 
지난달 30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7월1일 예정된 본회의를 7월6일로 변경해 국회법 개정안 재의의 건을 우선 처리하고 인사안건 2건과 본회의에 부의 된 60건의 법안 전체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 재의 날짜가 잡히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사일정 보이콧을 풀어 국회가 이날부터 정상화됐다. 개정안 처리 문제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싼 여권 논란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재의 날짜를 6일로 미룬 이유를 헌법 준수와 ‘경제·민생법안’에서 찾았다. “헌법 제53조 제4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하면 국회는 재의에 부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헌법을 수호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의장의 의무”라는 것이다. 6일 본회의에서는 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등 60여건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의 중재는 새정치연합에 ‘명분’을, 새누리당에는 ‘실리’를 챙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개정안 재의 날짜를 확정하면 상임위를 정상 가동하겠다”는 야당 주장을 수용해 국회 정상화 명분을 줬고 재의 뒤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일정을 잡아 새누리당이 부담 없이 본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정 의장의 중재로 국회 정상화를 이루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개정안 재의결은 국회가 청와대의 뜻대로만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정 의장은 과거 역대 의장들과는 다르게 소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거부권 정국을 거치면서 정 의장도 어느 정도 존재감을 키웠다.
 
정 의장의 정치적 노련함이 돋보였던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세월호 특별법 합의 과정 여야가 모두 참석한 국회 본회의를 여는 뚝심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여야 양쪽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본회의가 열리면서 정 의장의 대화와 타협, 합의 정신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국회 ‘국회법’ 두고 정면충돌
원칙서 벗어나지 않는 카리스마 작렬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 의장은 “타협의 정신으로 세월호 특별법 국면을 넘어야 할 것”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국회는 파행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이 단독 본회의 개회를 추진했지만 정 의장은 이를 저지하고 의장직권으로 본회의 일정을 잡았다. 정 의장은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려고 했다. 이때도 정 의장은 또다시 의장직권으로 법안표결을 하지 않고 30일로 본회의를 연기했다.
 
당시 여당의 반발도 거셌다. 정 의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장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정족수가 충족된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의사진행을 포기한 것은 의원 개인의 발언권과 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정 의장이 사퇴하는 것이 대한민국 헌법체계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 10명 가량이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에 서명했다.

비주류 계파 타파
책임형 리더 평가
 
본회의가 열릴 때도 정 의장은 의원총회를 이유로 오후 2시 본회의 개회를 연기해달라는 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본회의를 오후 7시로 미뤘다. 
 
정 의장은 여당의 비난에도 “야당이 본회의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판단하면 예정대로 본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내 이름이 부의화로 바뀌지 않는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길 기다렸다.
 
그러는 사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에 전격적으로 합의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본회의에 참석했다. 정 의장의 인내가 성과를 거둔 순간이었다.
 
정 의장은 1948년 경남 창원군 웅동면 소사리(현재 창원시 진해구 편입), 웅동중학교 교장 사택에서 태어났다. 정 의장은 1955년 여름 부산 건국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부산 중앙초등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부산 땅을 밟게 된다.
 
 
고교 2학년 때 형님의 권유로 시작한 사진은 한국일보 국제사진살롱전에 입선을 하는 등 각종 사진전에서 수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대학 시절 부산의 대학생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만큼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정 의장은 또 대학 시절 학보사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 한국사회에 대한 과학적 인식과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안목을 키우기도 했다. 
 
지금도 차에 항상 카메라를 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출장을 가거나 지방에 갈 때는 전문가용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틈만 나면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그가 세계 각국을 돌며 직접 찍은 사진 12장으로 달력도 만들었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사진 찍는 정치인’이다.
 
정 의장은 미세 뇌혈관수술의 대가이자 세계가 인정한 의학박사기도 하다. 또 의사로서뿐만 아니라 병원원장으로서 일자리 1200개를 창출해낸 성공한 CEO로 이름을 날렸다. 1974년 초대 병원장인 김원묵 박사가 별세하고, 1978년 2월 25일 정의화 의장이 4대 병원장으로 취임했으며, 1985년 3월 김원묵 기념 봉생병원을 종합병원으로 승격시켰다.
 
정 의장은 극도로 악화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뜻 있는 의료계와 학계 인사들과 영호남민간인협의회를 만드는 등 NGO 활동에도 적극나섰다. 1996년 정 의장은 15대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에서 단행한 공천에 발탁돼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는 초선시절부터 8년 연속 국감 베스트 의원에 선정될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지역감정 해소와 영호남 화합을 위해 1991년부터 헌신해온 정 의장은 2004년부터 한나라당 내 ‘지역화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호남 예산확보, 현안 과제 해결 등 당내 ‘호남 창구’ 역할을 해왔다.
 
특히 여수세계박람회유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여수엑스포 유치 성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1월 여수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이어 2008년 11월엔 영호남 화합과 교류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한나라당 의원 최초로 광주 명예시민으로 추대됐다. 2009년 2월엔 ‘영남 출신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호남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한 공적’으로 조선대학교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야 안가르고
화합형 스타일
 
이와 함께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위원장으로 2009년 5월 광주유치를 이뤄냈는데,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낸 그의 노력이 유치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1월 대회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성공개최의 토대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정 의장은 평소 “조그마한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려있는 데다가 동서마저 간극이 있으면 우리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소신으로 영호남 화합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러한 배경에는 영호남 화합이 남북통일의 선결과제라는 확고한 신념이 깔려있다.
 
그동안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창해온 정 의장은 2010년 6월, 한나라당 내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의장 후보로 선출됐으며, 다음날인 6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참석의원 238명 중 231명의 지지로 국회부의장에 당선됐다.
 

당선인사에서 그는 “18대 국회는 정쟁의 국회를 정책과 상생의 국회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뒤 “헌정 60년이 넘었기 때문에 민주적인 의회상을 정립할 때가 왔다”면서 “최소한 여야 간 상호 호혜의 원칙을 지키고, 국회의원 간 상호 존중의 원칙을 엄격히 지키는 불문율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월 4·27재보선 패배로 당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정 의장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변화, 쇄신을 위해 역량을 쏟았으며, 성공적인 전당대회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해내는 등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경제·민생법안 우선시
“절대 끌려가지 않겠다”
 
부의장 시절인 지난 2011년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한·미 FTA 국회 비준동의안 의결을 막기 위해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끝까지 의장석을 지키며 한미FTA 비준안과 14개의 부수 법안을 처리시킨 일화는 정 의장의 뚝심과 강인함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이기도 하다. 
 
2012년 4월 국회의장 대행 시절에는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식물국회’를 만들 수 있다며 기자회견까지 자처해 반대하기도 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부산 중·동구 국회의원으로 내리 5선에 성공한 정 의장은 ‘외교는 통일을 앞당기는 견인차' ‘국가의 위상은 외교적 역량이 결정한다’고 주창하며 국회 한미의원외교협의회 회장과 국회 외통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로 인해 예가 무너지고 각종 사회 병리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을 인성교육 강화를 통해서 바로잡아보고자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을 창립했으며, 지난달 26일에는 1년 6개월간 활동과 노력을 담은 인성교육진흥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당내 비주류였다. 자신의 정치철학과 원칙에 부합되지 않으면 결코 타협하지 않는 탓에 계파 간 줄서기 풍토를 외면, 당내 비주류로 적잖은 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열린 선출 투표에서 총투표수 147표 가운데 101표를 획득해 46표에 그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에 압승을 거뒀다.
 
지역감정 해소
영호화합 앞장
 
옛 친이(친이명박)계를 포함한 비주류 측과 초선 의원들로부터 몰표를 받아 친박 주류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황 의원을 상대로 예상 밖의 압승을 거뒀다. 정 의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친이계 주류로 분류됐지만, 친박계와도 원만한 사이를 유지해 당내 온건파로 불린다.
 
<min1330@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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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