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검찰’에 발목 잡힌 김준규 검찰총장

페어플레이 정신 잊은 ‘새 시대 검찰(?)’ “누굴 위한 수사인가”


‘한명숙 뇌물수수’ 의혹이 무죄로 판결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표적수사 논란에 휩싸였던 이번 사건은 그 후폭풍이 검찰의 심장부인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직접 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검찰의 강압수사와 별건수사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임 이후 줄곧 ‘신사다운 검찰’로의 변신을 강조해온 김 총장이 각계의 따가운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것. 일각에선 MB정부 들어 검찰의 표적수사 논란이 제기됐던 사건들이 줄줄이 무효 판결로 끝난 점을 지적, 검찰의 무리한 수사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법원과 여당마저 검찰을 비판하고 나서 김 총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준규호의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 실종
신사다운, 공정·정확한 수사 어디로?


지난해 5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검찰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임채진 검찰총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새로 지명된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이 중도에 낙마하면서 검찰 총수의 자리는 한동안 공석으로 남아있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가 김준규 검찰총장이다.

때마다 ‘신사검찰’ 강조
혁신 이루겠다더니…

김 총장은 “검찰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은 어려운 시기이고, 검찰이 상처를 많이 받은 상황이다. 이러한 때 지명 받아 어깨가 무겁다”며 “앞으로 검찰은 검찰답게, 검사는 검사답게 일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어려운 시기에 수장을 맡은 김 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 직후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를 위해 취임 후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그는 검찰 수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했다.

김 총장은 ▲신사다운 수사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 ▲진실을 밝히는 정확한 수사 등 3대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먼지털이’식의 별건수사나 강압수사 등 과거의 잘못된 검찰 수사관행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로 이를 통해 국민의 신뢰회복에 나서겠다는 김 총장의 복안이었다. 이후에도 김 총장은 수차례 공식적인 자리에서 변화하는 검찰의 모습을 강조했고, 정정당당하고 명예로운 수사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 김 총장의 이 같은 구호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각계의 반응이다. 이는 MB정부 들어 검찰이 조사한 다수의 사건들이 표적수사 논란을 받으며 과거의 악습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에 기인한다. 특히 관련사건 대부분이 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나자 각계에선 검찰이 증거도 없이 심증만으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네르바 기소 사건은 검찰이 공권력을 이용해 ‘표현의 자유’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날 선 비난을 받았다. 미네르바 박대성(31)씨는 2008년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외화예산 환전업무 8월1일부로 전면 중단’, ‘긴급명령 1호로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등에 달러 매수 금지 긴급 공문’ 등의 글을 올렸고, 이를 두고 검찰은 정부의 환율정책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검찰은 박씨가 정부 정책과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깎아내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익을 해하는 등 전기통신기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해 4월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체적 표현 방식에서 과장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서술이 있다 하더라도 전적으로 ‘허위의 사실’이라고 인식하면서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연이은 무죄 판결에
‘정치검찰’ 꼬리표

법원의 무죄 선고는 지난해 8월에도 이어졌다. 검찰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배임혐의로 기소한지 1년 만이었다. 당시 검찰은 정 전 사장이 재임 시절 국세청을 상대로 낸 법인세 환급 1차 소송에서 2448억원을 환급받을 수 있음에도 조정을 통해 556억원만 돌려받기로 한 것을 두고 문제 삼았다. 검찰은 이를 두고 정 전 사장이 연임을 목적으로 조정에 합의해 회사에 1892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업무상 배임혐의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 전 사장이 KBS의 이익에 반하는 조정을 강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뿐만 아니다. 수사 초기부터 정치적 색을 띤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MBC <PD수첩> 제작진 기소 사건 역시 올 초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6월 <PD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해 “의도적인 오역이나 왜곡 등으로 사실에 어긋나는 보도를 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등 나름대로 근거를 갖춰 비판했기 때문에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제작진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미네르바에서 한명숙까지 표적수사 논란 사건 줄줄이 무죄
여야 곳곳서 무리한 검찰 수사 책임론…김 총장 입지 ‘흔들’


이처럼 표적수사 또는 정치수사로 시선을 모았던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무죄로 판결나자 결국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일삼은 탓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대검찰청의 1심 무죄판결 현황을 살펴보면 2007년 3200여건이었던 것이 2008년 MB정권에 들어 급속히 증가해 3950여건에 달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이 처음부터 확증되지 않은 혐의로 무리하게 기소해 무죄판결 역시 급증하게 된 것이라며 검찰이 성과를 위해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최근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 사건이 ‘무죄’로 판결나면서 절정에 달하고 있다. 애초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곽영욱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곽씨가 건넸다는 수만 달러 자금의 출처확인과 제3자의 진술도 부족했다. 법원 역시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결국 검찰이 명확한 증거도 없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전 총리에 대해 도덕적 흠집내기를 목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는 해석이 더욱 힘을 싣게 됐다.

정계 곳곳에선 김 총장을 두고 한 전 총리에 대한 표적수사를 진두지휘한 책임을 물어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검찰은 사건에 대한 무죄를 예상해 물타기를 한 것으로 한명숙 죽이기의 집요한 표적수사”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검찰총장은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은 여당 내부에서도 퍼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장 선거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한나라당 일부 의원 사이에서 “정치권에서 검찰총장의 퇴진을 내놓고 거론하지 못하지만, 이 정도면 검찰총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내가 검찰총장이라면 사퇴했을 것이다” 등의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 판결을 두고 야당에 이어 여당에서까지 김 총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는 것은 이번 사건이 평소 김 총장의 신념인 ‘신사다운 수사’와 거리가 멀었던 탓이다. 실제 검찰은 이번 한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강압수사와 별건수사 등을 강행했다. 검찰이 곽 전 사장으로부터 유리한 진술을 얻기 위해 그를 압박한 사실이 재판부를 통해 드러난 것.

강압·별건수사 드러나
“결국 구습 되풀이” 지적

재판부에 따르면 검찰은 곽 전 사장이 5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한 날은 오후 6시30분에 조사를 마치는 반면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날은 새벽 2시까지 조사를 강행했다. 또한 검찰은 검찰측에 불리한 증언을 한 전 경호원 윤모씨를 재판 도중 ‘위증혐의’로 수사하는 등 강압수사를 벌였다.

또한 검찰은 1심 선고 전 날 한 전 총리가 한 건설시행사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 여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포착, 관련 건설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공판 중 제보가 들어와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선고를 하루 앞두고 불거진 정치자금 수사는 전형적인 별건수사라는 지적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1심에서 무죄가 날 것 같으니까 또 하나를 찾겠다는 것은 검사의 당당한 태도가 아니다”며 검찰의 별건수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김 총장은 한 전 총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 총장은 한 전 총리에 대한 선고 직후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순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판결이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김준규 검찰총장 프로필>


▲1955년 10월28일 서울 출생
▲1979년 사법시험 합격(21회)
▲1981년 군법무관
▲1984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1987년 광주지검 장흥지청 검사
▲1988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
▲1989년 법무부 국제법무심의관실 검사
▲1991년 서울지검 고등검찰관
▲1993년 청주지검 제천지청장
▲1993년 대검 검찰연구관
▲1994년 주 미국 법무협력관
▲1997년 수원지검 특수부장
▲1997년 수원지점 형사3부장
▲1998년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1999년 법무부 법무심의관
▲2000년 서울지검 형사6부장
▲2000년 서울지검 형사2부장
▲2001년 창원지검 차장검사
▲2002년 인천지검 제2차장검사
▲2003년 수원지검 1차장검사
▲2004년 광주고검 차장검사
▲2005년 법무부 법무실장
▲2007년 대전지검 검사장
▲2008년 국제검사협회(IAP) 부회장
▲2008년 부산고검 검사장
▲2009년 대전고검 검사장
▲2009년 8월 제37대 대검찰청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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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