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검찰’에 발목 잡힌 김준규 검찰총장

페어플레이 정신 잊은 ‘새 시대 검찰(?)’ “누굴 위한 수사인가”


‘한명숙 뇌물수수’ 의혹이 무죄로 판결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표적수사 논란에 휩싸였던 이번 사건은 그 후폭풍이 검찰의 심장부인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직접 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검찰의 강압수사와 별건수사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임 이후 줄곧 ‘신사다운 검찰’로의 변신을 강조해온 김 총장이 각계의 따가운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것. 일각에선 MB정부 들어 검찰의 표적수사 논란이 제기됐던 사건들이 줄줄이 무효 판결로 끝난 점을 지적, 검찰의 무리한 수사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법원과 여당마저 검찰을 비판하고 나서 김 총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준규호의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 실종
신사다운, 공정·정확한 수사 어디로?


지난해 5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검찰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임채진 검찰총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새로 지명된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이 중도에 낙마하면서 검찰 총수의 자리는 한동안 공석으로 남아있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가 김준규 검찰총장이다.

때마다 ‘신사검찰’ 강조
혁신 이루겠다더니…

김 총장은 “검찰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은 어려운 시기이고, 검찰이 상처를 많이 받은 상황이다. 이러한 때 지명 받아 어깨가 무겁다”며 “앞으로 검찰은 검찰답게, 검사는 검사답게 일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어려운 시기에 수장을 맡은 김 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 직후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를 위해 취임 후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그는 검찰 수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했다.

김 총장은 ▲신사다운 수사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 ▲진실을 밝히는 정확한 수사 등 3대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먼지털이’식의 별건수사나 강압수사 등 과거의 잘못된 검찰 수사관행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로 이를 통해 국민의 신뢰회복에 나서겠다는 김 총장의 복안이었다. 이후에도 김 총장은 수차례 공식적인 자리에서 변화하는 검찰의 모습을 강조했고, 정정당당하고 명예로운 수사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 김 총장의 이 같은 구호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각계의 반응이다. 이는 MB정부 들어 검찰이 조사한 다수의 사건들이 표적수사 논란을 받으며 과거의 악습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에 기인한다. 특히 관련사건 대부분이 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나자 각계에선 검찰이 증거도 없이 심증만으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네르바 기소 사건은 검찰이 공권력을 이용해 ‘표현의 자유’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날 선 비난을 받았다. 미네르바 박대성(31)씨는 2008년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외화예산 환전업무 8월1일부로 전면 중단’, ‘긴급명령 1호로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등에 달러 매수 금지 긴급 공문’ 등의 글을 올렸고, 이를 두고 검찰은 정부의 환율정책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검찰은 박씨가 정부 정책과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깎아내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익을 해하는 등 전기통신기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해 4월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체적 표현 방식에서 과장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서술이 있다 하더라도 전적으로 ‘허위의 사실’이라고 인식하면서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연이은 무죄 판결에
‘정치검찰’ 꼬리표

법원의 무죄 선고는 지난해 8월에도 이어졌다. 검찰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배임혐의로 기소한지 1년 만이었다. 당시 검찰은 정 전 사장이 재임 시절 국세청을 상대로 낸 법인세 환급 1차 소송에서 2448억원을 환급받을 수 있음에도 조정을 통해 556억원만 돌려받기로 한 것을 두고 문제 삼았다. 검찰은 이를 두고 정 전 사장이 연임을 목적으로 조정에 합의해 회사에 1892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업무상 배임혐의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 전 사장이 KBS의 이익에 반하는 조정을 강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뿐만 아니다. 수사 초기부터 정치적 색을 띤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MBC <PD수첩> 제작진 기소 사건 역시 올 초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6월 <PD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해 “의도적인 오역이나 왜곡 등으로 사실에 어긋나는 보도를 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등 나름대로 근거를 갖춰 비판했기 때문에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제작진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미네르바에서 한명숙까지 표적수사 논란 사건 줄줄이 무죄
여야 곳곳서 무리한 검찰 수사 책임론…김 총장 입지 ‘흔들’


이처럼 표적수사 또는 정치수사로 시선을 모았던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무죄로 판결나자 결국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일삼은 탓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대검찰청의 1심 무죄판결 현황을 살펴보면 2007년 3200여건이었던 것이 2008년 MB정권에 들어 급속히 증가해 3950여건에 달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이 처음부터 확증되지 않은 혐의로 무리하게 기소해 무죄판결 역시 급증하게 된 것이라며 검찰이 성과를 위해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최근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 사건이 ‘무죄’로 판결나면서 절정에 달하고 있다. 애초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곽영욱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곽씨가 건넸다는 수만 달러 자금의 출처확인과 제3자의 진술도 부족했다. 법원 역시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결국 검찰이 명확한 증거도 없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전 총리에 대해 도덕적 흠집내기를 목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는 해석이 더욱 힘을 싣게 됐다.

정계 곳곳에선 김 총장을 두고 한 전 총리에 대한 표적수사를 진두지휘한 책임을 물어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검찰은 사건에 대한 무죄를 예상해 물타기를 한 것으로 한명숙 죽이기의 집요한 표적수사”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검찰총장은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은 여당 내부에서도 퍼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장 선거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한나라당 일부 의원 사이에서 “정치권에서 검찰총장의 퇴진을 내놓고 거론하지 못하지만, 이 정도면 검찰총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내가 검찰총장이라면 사퇴했을 것이다” 등의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 판결을 두고 야당에 이어 여당에서까지 김 총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는 것은 이번 사건이 평소 김 총장의 신념인 ‘신사다운 수사’와 거리가 멀었던 탓이다. 실제 검찰은 이번 한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강압수사와 별건수사 등을 강행했다. 검찰이 곽 전 사장으로부터 유리한 진술을 얻기 위해 그를 압박한 사실이 재판부를 통해 드러난 것.

강압·별건수사 드러나
“결국 구습 되풀이” 지적

재판부에 따르면 검찰은 곽 전 사장이 5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한 날은 오후 6시30분에 조사를 마치는 반면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날은 새벽 2시까지 조사를 강행했다. 또한 검찰은 검찰측에 불리한 증언을 한 전 경호원 윤모씨를 재판 도중 ‘위증혐의’로 수사하는 등 강압수사를 벌였다.

또한 검찰은 1심 선고 전 날 한 전 총리가 한 건설시행사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 여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포착, 관련 건설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공판 중 제보가 들어와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선고를 하루 앞두고 불거진 정치자금 수사는 전형적인 별건수사라는 지적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1심에서 무죄가 날 것 같으니까 또 하나를 찾겠다는 것은 검사의 당당한 태도가 아니다”며 검찰의 별건수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김 총장은 한 전 총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 총장은 한 전 총리에 대한 선고 직후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순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판결이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김준규 검찰총장 프로필>


▲1955년 10월28일 서울 출생
▲1979년 사법시험 합격(21회)
▲1981년 군법무관
▲1984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1987년 광주지검 장흥지청 검사
▲1988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
▲1989년 법무부 국제법무심의관실 검사
▲1991년 서울지검 고등검찰관
▲1993년 청주지검 제천지청장
▲1993년 대검 검찰연구관
▲1994년 주 미국 법무협력관
▲1997년 수원지검 특수부장
▲1997년 수원지점 형사3부장
▲1998년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1999년 법무부 법무심의관
▲2000년 서울지검 형사6부장
▲2000년 서울지검 형사2부장
▲2001년 창원지검 차장검사
▲2002년 인천지검 제2차장검사
▲2003년 수원지검 1차장검사
▲2004년 광주고검 차장검사
▲2005년 법무부 법무실장
▲2007년 대전지검 검사장
▲2008년 국제검사협회(IAP) 부회장
▲2008년 부산고검 검사장
▲2009년 대전고검 검사장
▲2009년 8월 제37대 대검찰청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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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