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⑩일본 군부의 세뇌

"미군에게 잡히면 사지가 찢겨 죽는다"

올해는 광복 6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벌써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를 연재한다.

오늘날에야 미군이 포로를 잡아서 그렇게 잔인하게 죽인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겠지만, 당시만 해도 TV 등 시각적 대중 매체가 없는 시대였기 때문에 당시 일반 일본인들은 흑인은 물론, 백인들조차도 접촉할 기회도 별로 없었고, 또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에서 겁에 질려 있던 일본군들에게 그런 교육이 먹혀들었던 것이다.

끔찍한 죽음

매일 매일 포격과 공습으로 주위의 동료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 나가는 절박한 위기 상황에서, 겁에 질릴 대로 질려 있는 일본군들에게, 미군에게 잡히면 남자는 사지가 찢겨 죽게 되고, 여자는 능욕을 당하고 다시 사지가 찢겨 죽게 되며, 더하여 자신의 시신까지 먹힘을 당하게 되니, 그렇게 치욕스럽게 죽느니 차라리 끝까지 싸우다가 명예롭게 죽으라는 일본군 지도부의 교육은 최면을 걸은 듯 당시의 일본군들에게 먹혀들어 갔던 것이다.

그 외에도 일본 정부는 자국 군대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 여러 가지 정신 교육을 시켰다. 천황과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목숨을 바쳐가며 충성을 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사무라이 정신도 교육시켰다. “포로가 되어 수치를 당하며 사느니, 죽음으로써 오명을 남기지 마라”
“와전옥쇄(瓦全玉碎 : 하찮은 기와로 온전하게 남기보다는,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져 죽어라.)”
“천황의 명을 따라 수치를 당하지 말고 깨끗이 최후를 마친다.”

당시 일본군에게 교육시켰던 ‘전진훈(戰陣訓)’의 내용들이다. 그러나 만세절벽과 자살절벽, 그리고 훗날 오키나와에서의 일본군들의 행동을 보면 ‘미군은 포로를 잡아 인육까지 먹는다’는 교육이 그들의 죽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군이 인육을 먹었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강한 믿음을 준다.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1944년 태평양전쟁 때 마셜제도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식량보급이 막히자 징용에 동원된 한국인들을 살해하여 그 인육을 먹고 나머지 한국인들에게도 고래 고기라며 먹게 했다고 한다. 징용된 한국인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그 사라진 사람들이 살점을 도려낸 시체로 발견됨으로써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물론 식량 보급이 끊어진 극단적인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하겠으나 그 배경에는 미군도 인육을 먹는데, 굶어 죽느니 우리도 먹어보자는 생각이 이러한 만행을 저지르게 된 동기인 듯하다. 어쨌든 당시의 일본군들이 아무리 어리숙하고 교육 수준이 낮았다 해도, 성인인 그들은 일본 정부의 교육에 100퍼센트 세뇌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판단에 따라 행동했을 것이다. 사이판에서 후퇴하던 일본군들은 군인뿐 아니라 노인과 어린애들까지 포함된 전 가족이 만세절벽, 자살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었고, 일부는 가족 단위로 모인 가운데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했다. 이같이 처절한 죽음을 결행한 것으로 볼 때 이들은 일본군 지도부가 교육을 시킨 대로, 미군에 항복하여 처참하게 죽는 것보다는 자결하는 것이 훨씬 나은 죽음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포로가 되느니 자살을 선택한 주민들
정작 한국인 잡아먹은 건 일본군인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된 일본군들이, 항복하여 포로로 잡히는 치욕보다는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여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밝히고, 이러한 정신이 바로 사무라이 정신이요 나아가 일본인의 정신 ‘야마토 다마시’라고 발표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의 죽음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의로운 죽음이 아니라, 겁에 질려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인들이 일본 군부의 거짓 교육에 세뇌되어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겁쟁이들의 죽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판단의 근거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첫째, 어린 자식도 함께 절벽에 떨어져 죽었다는 점. 둘째, 오키나와에서는 전쟁과 직접 관련이 없는 약 6만의 주민들이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리 자결했다는 점. 셋째, 중국 및 동남아시아전쟁에서는 옥쇄한 일본군이 없었다는 점. 넷째, 믿을 수 없는 일본 정부의 신뢰성이다. 가미카제 특공대 이야기도 명백하게 거짓 발표를 했는데, 이 사건인들 사실대로 발표했겠느냐 하는 의구심이다.

첫째, 어린 자식도 함께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부모에게 있어 자식은 언제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런 어린 자식이 세상에 태어나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어야 한다면, 부모의 마음은 세상의 모든 말로 표현해도 모자랄 정도로 애통할 것이다. 자식을 살릴 수만 있다면 부모는 무엇이든 했을 것이다.

그런 부모가 어린 자식을 절벽에서 떨어져 죽게 했다는 것은, 바로 그렇게 죽는 것이 자식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어린 자식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처참한 죽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까? 무엇이 어린 자식이 절벽에 떨어져 죽는 비참함보다 더 참혹하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 부모들은 어린 자식이 미군에 잡히면 처참하게 죽는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기꺼이 어린 자식을 절벽에서 떨어져 죽게 한 것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어른이나 노인들에 비하여 살도 연하다고 하여 틀림없이 미군들이 인육을 먹으리라고 믿었던 것이다.

미군을 그렇게 야수 같은 사람들로 믿지만 않았어도, 포로로 잡혀도 처참하게 죽는 것이 아니라 국제 협정에 따라 목숨은 붙일 수 있다는 것만 알았어도, 비록 그들 자신은 절벽에서 떨어져 죽어도 앞날이 창창한 어린 자녀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죽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단 포로가 되어서라도 살게 하였을 것이다. 이것이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당시 일본군들의 생각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증거를 우리는 오키나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수천수만의 오키나와 주민들이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리 죽었다는 점이다. 왜 미군이 상륙하기도 전에 전투가 벌어지기도 전에 그 많은 사람들이 서로 찌르고, 찌름을 당하면서 자결하였을까? 태평양전쟁에서 패전에 패전을 거듭하던 일본군은 일본 본토와 가까운 오키나와까지 밀리게 되었다.

일본의 민낯


오키나와는 그동안 미군에게 점령당한 태평양의 어느 섬보다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으로, 만일 오키나와가 미군에게 넘어 가면 일본 본토가 그곳에서 출발한 폭격기의 사정권에 들어가게 된다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 매우 중요한 거점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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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