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 김연아

김연아 자신을 이겼다!

모두 금메달을 떼 놓은 당상이라고 했다. 표현할 수 없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20살 피겨 여왕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김연아(20·고려대)가 지난 2월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을 기록, 쇼트프로그램(78.50점)을 합쳐 총점 228.56점으로, 자신이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201.03점)을 넘어서 새로운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처음 스케이트 부츠를 신었던 만 5살 소녀 적부터 꿈꿔온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역대 최고점 228.56점으로 첫 금메달
지난해 12월부터 준비…경기 후 눈물 글썽


김연아는 지난 2월24일(한국시간) 열린 금메달로 가는 첫 관문인 쇼트프로그램에서 78.50점을 획득 역대 최고점으로 선두에 나섰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자신이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세웠던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6.28점)을 2.22점이나 앞선 것으로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얻어냈다.

쇼트프로그램 ‘환상’
프리스케이팅 ‘퍼펙트’

‘007 제임스본드 메들리’를 배경음악으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로 연기를 시작해 수행점수(GOE) 2.0점을 챙긴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기본점 5.5점)에서도 1.2점의 GOE를 받으면서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레이백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에서도 최고난도인 레벨4로 연기해 각각 0.8점과 2.0점의 GOE를 얻은 김연아는 더블 악셀(기본점 3.5점)에서도 1.6점의 높은 가산점으로 점프 과제를 마무리했다. 플라잉 싯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도 레벨4로 처리한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3를 받았다.

기술점수에서 44.70점을 받은 김연아는 예술점수의 5가지 요소에서도 트랜지션(연결동작)에서 7.9점을 받았을 뿐 안무(8.4점)와 해석(8.75점), 연기력(8.60점), 스케이팅(8.60점)까지 모두 8점대를 넘기면서 33.80점을 받으며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을 완성했다.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점수판에 78.50점이란 점수를 확인하는 순간 브라이언 코치와 함께 깜짝 놀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아는 지난 2월26일(한국시간)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퍼펙트한 경기를 선보였다.
긴장된 가운데 김연아가 연기할 조지 거슈인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의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관중들은 숨을 죽인 채 절정의 기술로 평가되는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기다렸다. 김연아는 차분히 지난 쇼트 프로그램에서 2.0점의 가산점 받았던 이 기술을 성공시켰고 이번에도 2.0점의 높은 가산점을 받아냈다.

경기 내내 김연아는 ‘여왕’다운 표현력과 우아함으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쉼 없이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이어가며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켰다. 이어 3회전 점프를 해야하는 트리플 플립. 이번 시즌부터 새로 포함된 기술이었지만 김연아는 능숙하게 두 번째 점프까지 성공시켰다. 김연아는 이 기술에서 1.8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연속 점프 기술인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을 무난히 넘긴데 이어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 기술을 4단계까지 올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경기시작 2분 이후에 시도한 점프에 대해 10%의 가산점이 붙게 된다.

김연아가 연기 중반인 2분을 넘어서 모두 4번의 점프를 시도했다. 기본점수 7.5점의 고난이도 점프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를 성공시킨데 이어 트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까지 특유의 유연함으로 넘긴 김연아는 화려한 스트레이트 라인 스텝 시퀀스에 이어진 더블 악셀 점프까지 완벽히 소화해 이 날의 점프 7번을 모두 클린으로 처리했다.

플라잉 싯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대미를 장식한 김연아는 특유의 포즈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흠 없는 완벽한 연기, ‘피겨의 교과서’라는 평가에 부족함 없는 4분9초였다. 김연아는 경기직후 손으로 입을 가리며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김연아는 금메달이 정해진 후 인터뷰에서 “오늘 한일에 대해 믿기지 않는다.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꿈을 이루게 돼 기쁘고, 준비한 것을 다 보여드려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이어 “눈물 흘리는 선수를 보며 어떤 느낌일까 했는데, 그냥 눈물이 흘렀다. 왜 울었는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흘린 이유를 전했다.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16년을 이어온 피겨스타와 올림픽의 악연을 끊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역대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는 유독 이변이 많았다. 특히 역전 우승이 많았다. 지난 다섯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의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건 ‘피켜 퀸’ 김연아의 강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고난도 기술인 트리플-트리플 점프 컴비네이션을 자유자재로 성공시킨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실패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너무 쉽게, 그리고 종종 트리플 연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김연아의 브랜드처럼 굳어졌다. 여기에 스피드까지 어우러져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김연아표’ 기술이 됐다.

표현력과 우아함
다른 선수 압도

두 번째는 김연아는 가산점의 ‘달인’이다. 김연아의 프로그램 구성은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확실히 어렵다. 그럼에도 연기가 물흐르듯 정교해 가산점을 많이 따낸다. 아사다 마오가 아무리 트리플 악셀 기술을 구사한다 해도 김연아의 트리플-트리플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다. 브라이언 오서는 ‘브라이언 혈투’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선수 출신이다. 지난 1988년 미국의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세기의 혈전을 벌여 아깝게 은메달에 그쳤다. 그래서 김연아-아사다 마오의 라이벌 심리를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고 있다.

네 번째는 김연아의 뛰어난 예술감각이다. 김연아는 기술에 예술을 접목시켜 마치 발레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한마디로 표현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김연아에게선 관능미를 느끼데 된다는 점도 김연아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섯 번째는 반전의 명수이다. 김연아도 인간이어서 가끔 실수가 나온다. 그런데도 우승하는 것은 상황 반전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치른 최악의 경기는 지난 해 11월의 ‘스케이트 아메리카’다. 프리 스타일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등 난조를 보였지만 곧 일어나 환상적인 프로그램으로 마무리했다. 넘어져도 금메달을 따는 김연아를 보고 라이벌들은 주눅들게 마련이다. 김연아는 ‘언터처블’이란 생각을 떨쳐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1990년 9월5일 경기도 군포에서 태어난 김연아는 만 5살 때 부모님을 따라 스케이트를 처음 접했고, 7살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연아는 초등학교 때부터 ‘피겨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초등학교 시절에 6가지 점프 기술 가운데 악셀을 제외한 5가지 트리플 점프를 뛰었다. 초등학생이 5가지 트리플 점프를 뛴 것은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이었다.

‘고난이도 점프’ ‘강심장’은 최고의 강점
훈련 또 훈련 ‘클린 프로그램’ 경지 올라


김연아는 주니어 무대에서부터 국내를 떠나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2년 4월 슬로베니아 트리글라브에서 열린 트로피 노비스(13세 미만)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첫 국제무대 우승을 맛봤다. 중학교 1학년이던 2003년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된 김연아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그 해 9월 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김연아는 그 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2위에 오르면서 한국 피겨 역사를 다시 썼다.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세계적인 선수로 확실히 발돋움한 김연아는 2005-06시즌 두 차례 주니어 그랑프리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잇따라 쓸어 담았다. 이어 2006년 슬로베니아 류블리아나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

주니어 시절부터 크게 두각을 나타냈던 김연아는 2006-07시즌 화려하게 시니어 무대에 입성했다. 2006년 12월 러시아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 열린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허리 통증을 딛고 역전 우승을 차지해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2007년 3월 일본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김연아는 3위에 오르면서 한국 피겨 역사상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비록 우승은 아니었지만, 더욱 악화한 허리 부상을 진통제 투혼으로 극복해 거둔 성과였기에 더욱 값졌다.

김연아의 승승장구는 계속 이어졌다. 2007-08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을 잇따라 석권한 김연아는 2008년 3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고관절 부상을 딛고 2년 연속 동메달을 차지했다.
2008-09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으로 세계 정상의 실력을 재확인한 김연아는 고양시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곧바로 프레올림픽 성격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09년 2월 4대륙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다음 달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이라는 역대 최고점수기록을 세우며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두 차례 3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는 동시에 진정한 피겨여왕으로 우뚝 서는 장면이었다.

7살 때 선수 길 선택
 ‘피겨 영웅’ 등극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둔 이번 시즌 김연아는 말 그대로 ‘무적’이었다. 출전한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와 그랑프리 파이널을 모두 우승으로 장식한 것은 물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대회에선 총점 210.03점을 기록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세계최고점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9년에 참가한 5차례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일찌감치 예약한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이후 캐나다 토론토로 건너가 실전 훈련에 집중해 왔고, 마침내 ‘클린 프로그램’의 경지에 접어들었다. 결국 밴쿠버 올림픽에서 시상대 맨 위에 오르면서 세계 최고의 피겨 여왕으로 당당히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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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