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②무사도의 실체

무사도, 군국주의자들의 대국민 정신세뇌

올해는 광복 6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벌써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를 연재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사무라이들에 의해 통치돼 왔다. 사무라이는 군인이면서 행정도 담당한 관료이기도 했다. 유신세력은, ‘사농공상’의 신분제도를 없애고 사무라이 자체도 없애버렸다. 사무라이만이 지닐 수 있었던 칼을 회수하고, 사무라이들만 가질 수 있었던 성(姓)을 평민도 가질 수 있게 개방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도록 제도를 고친 것이다.

사무라이 타파

메이지유신세력은 사무라이 계층만 없애 버린 것이 아니라, 에도막부를 비난하면서 덩달아 막부를 통치하던 사무라이도 비하했다. 수백년을 내려오던 제도를 뜯어 고치는 대개혁이었으므로, 기존 세력들의 반발도 컸고 저항도 거셌다. 곳곳에서 사무라이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반발이 크고 저항이 센 만큼 유신세력의 압박과 비난도 컸다.

“사무라이들이 못났기 때문에,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에, 미국 및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굴욕스런 통상 조약을 맺었고, 그래서 자신들이 에도 막부를 물리치고 쇼군도 없애고 영주도 없애고 사무라이도 없애는 등 새로운 정치 제도를 만들었다”는 식의 비난을 한 것이다. 당연히 당시 일본 사회는 사무라이를 타파하고 개혁해야 할 구시대의 상징으로 취급했다.

무릇 정치란 그런 것이다. 새로 권력을 잡은 세력은 언제나 민심을 얻기 위하여 예전 세력을 비난하고 격하시키는 것이다. 유신 이후 국가 전반에 개방과 개혁이 진행되고 서구화가 유행하면서 서구식 교육이 보급되고, 서양의 선진 문명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서양 문명을 배우기 위하여 많은 지도급 인사와 유학생들로 이루어진 대규모 방문단이 1871년 유럽과 미국으로 떠나는 등 당시 일본 사회는 서양 문화와 서구 사상에 대한 동경이 사회 전반에 팽배되어 있었다. 청·일전쟁(1894~1895)에서 이긴 일본은 자신감을 되찾으며, 서양 열강과 맺은 굴욕스런 통상 조약을 개정하는 데 성공한다.

그동안 서양 열강들에 대해 갖고 있던 열등감으로부터 자신감도 회복한다. 그러면서 서양의 사상보다 일본의 ‘고유한 가치관’을 갖자는 기류가 사회 전반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유사 이래 선망의 대상이던 중국이 아편전쟁으로 영국의 대포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서양 기술을 도입하여 군사력 증강에 힘썼고, 이제 그 대국과의 전쟁에서 이겼다는 것은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도 놀라움이었다.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하면서 무국(武國)론이 제기되었다. 일본이 오랫동안 무사들의 나라였기 때문에 문(유교)을 숭상하던 중국을 이길 수 있었다는 이론이 제기되면서 무사도라는 글자가 일본 사회에 다시 대두하게 된다. <BUSHIDO -The Soul of Japan>이라는 책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된 것도 이때(1899년)였다.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무사도(武士道 : 사무라이 정신)’라는 개념이 일본 역사에 있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무사도라는 개념은 이 책 이전의 어느 일본 문헌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무사도가 탄생한 것은 우연이었다
사무라이, 한 때는 타파해야 할 대상


이 책 이전에 ‘무사도’와 비슷한 내용이 포함된 대표적 문헌으로 미야모토 무사시(1584~1645)의 <오륜서(고린노쇼)>와 1716년에 출간된 야마모토 쓰네토모의 <하가쿠레기가키> 등이 있으며, 일부 학자는 이 책보다 몇 십 년 앞선 에도 막부 말기에 이미 무사도의 개념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무사도도 시대별로 구분하여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논리도 다양하고, 견해도 분분하지만, 틀림없는 것은 오늘날 일본 사회에 통용되고 있는 싸움꾼 무사들에게 윤리적·도덕적 규범이 있었다는 무사도 개념은 이 책을 계기로 등장하였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무사도라는 글자는 매우 드물게 등장했고, 그 뜻 역시 시대에 따라 변하였지만, 중요한 사실은 옛 문헌에 나오는 무사도와 니토베 이나조의 무사도는 글자 모양만 우연히 같을 뿐 그 뜻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이전 문헌에 나오는 무사도라는 글자는 전투전문가, 무사로서의 용감한 행동, 병법, 용병술, 죽음을 각오하는 무사의 마음, 무사의 규범 등을 뜻하는 단순한 하나의 글자였지 개념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다. 무사도 또는 무도라는 글자가 최초로 등장하는 문헌은 전국시대가 끝날 무렵인 1585년의 <고요군칸>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책에서 무사도와 무도는 같은 글자로 사용되었고, 그 뜻은 무사다운 용감한 행동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그 후 그 뜻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였다. 그러나 ‘니토베 이나조’의 무사도는 그동안 사용되었던 무사도라는 글자의 뜻이 변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뜻과는 전혀 관련 없는 새로운 무사도라는 개념으로 탄생한 것이다.

‘니토베 이나조’는 이전의 일본 고전에서 무사도라는 글자가 사용된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뜻을 전혀 모른 채 무사도라는 글자를 스스로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전에 나오는 무사도라는 글자와 그의 무사도 글자는 모양만 일치할 뿐 뜻은 전혀 다른 글자가 된 것이다.

그는 무사도라는 글자가 문헌상에 사용된 선례가 있다는 것을 무려 30여년이 지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모양만 일치할 뿐 그 뜻은 전혀 다른 별개의 글자이므로 ‘니토베 이나조’ 이전에는 무사도라는 개념뿐 아니라 글자도 없었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

그리고 이 중요한 개념이 등장하는 동기가 의외라 할 정도로 우습다. 저자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 1862~1933)’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미국과 유럽에 유학까지 한 신지식인이었다. 당시의 일본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미국 여성과 결혼까지 한 서구 문화에 상당히 익숙한 일본인이었다. 유학을 하고 돌아와 일본 북부 지방의 삿포로 농업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한 교육자이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국제연맹 사무차장까지 지낸 근대 일본의 국제적 지식인이었다.

무사도의 탄생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5000엔권 화폐에 그의 초상이 실릴 정도로 일본인으로부터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기도 한 사람이다. 그는 유학 시절 유럽의 교수로부터 “일본은 학교에서 종교를 가르치지 않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학생들에게 도덕적 규범을 가르치며 일본의 도덕적 가치관은 무엇인가?” 하는 당혹스런(?)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한 답변이 궁색해 자존심이 상했던 그는 며칠을 생각해 보니, 그것은 무사도였다라는 것을 겨우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학교에서 특별히 도덕적 규범에 대하여 교육을 받은 것은 없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 있던 도덕적 관념은 그가 어려서 듣던 무사들의 무용담 속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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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