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세종시 접고, 서울시로 뜨자?”


설 연휴 이후에도 정가는 ‘세종시 정국’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에 빠져버린 것이다. 모든 이슈들을 잠식해버리고 있는 ‘세종시 정국’에서 ‘정운찬 서울시장 추대설’이 불거져 나와 정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친이계 내에서 대권주자급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정운찬 서울시장 후보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서울지역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 만난 오세훈 … ‘공천 불가론’ 확산
포스트 MB·세종 ‘오뚝이’ 정운찬 급부상

세종시 정국으로 6·2 지방선거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권구도의 초석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가 세종시 정국과 맞물려 그 판세를 가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오세훈 불가론’이 ‘정운찬 추대론’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것. 이른바 정 총리 서울시장 후보설은 한나라당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이 “서울시장을 놓칠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차기대권 주자급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현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그 뒤를 이어 원희룡 의원과 정두언 의원, 유인촌 장관, 맹형규 청와대 정무특보, 김충환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도 순조롭게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친이계 내부에서는 ‘오세훈 불가론’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의 경우 뉴타운 공약과 박근혜 접촉설, 세종시 수정안 관망론까지 대두되면서 공천권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박근혜 만난 오세훈,
‘오세훈 불가론’ 확산

또한 최근 서울시장 후보를 준비 중인 원조소장파 원희룡 의원과도 언론을 통해 격렬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더 이상 소장파 지지를 얻을 수도 없다는 것.

특히 오 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공천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음주자로 거론 되고 있는 원희룡 의원 역시 친이계의 지지를 받기에는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력하게 서울시장 후보에 나서기 원했던 정두언 의원도 지방선거기획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서울시장 공천은 날아갔다’는 것이다.

이에 친이계에서 물색한 서울시장 후보가 정 총리일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친이계가 ‘세종시 총리’로 불리는 정 총리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에 내세워 당선시킨다는 것. 이후 차기대선에서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친이계 핵심인 홍준표 의원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 전 대표 측이 1991년 ‘김영삼과 노태우의 충돌’식으로 몰고 가 정권을 잡자고 하면 오판이 될 수도 있다”며 “그때는 다른 뿌리끼리 대결이었는데 지금은 같은 뿌리끼리 충돌하면 박 전 대표 측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 측도 공천으로 엮어진 집단이지, 정치적 고락과 생사를 같이한 관계가 아니다”며 “대통령과의 협력관계에서 차기정권을 창출하는 게 맞고, 대통령과 충돌로 정권을 창출한다면 큰 비극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을 뒤집어보면 MB의 입장에서는 현 정권을 계승할 수 있는 주자를 서울시장 후보, 차기 대권주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뜻도 된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MB의 ‘수정안 강행 의지’를 착실히 이행하면서 경제적 마인드와 오뚝이처럼 묵묵히 일하고 있는 정 총리가 믿음직스럽다는 것.


특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온갖 굴욕적인 언사로 정 총리를 몰아붙여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꿋꿋하게 임하는 자세에 대해 MB가 높이 평가한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 총리는 세종시 정국에서 박 전 대표와 일전을 불사하기도 했고 야권과 친박계의 융단 폭격에도 굴하지 않고 수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6일에도 “3월에는 (세종시)방향을 정하는 게 좋겠다”며 “국민은 정치권의 싸우는 모습을 보기 식상해 한다. 세종시 문제로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으나 세종시 주민이나 충청도를 위해서라도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게 맞다”라고 거듭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대정부질문에 대해 “48시간 전에 질의서를 주면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국민이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형식이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몽준 대표가 7월 전당대회까지는 당대표직을 맡아 지방선거를 이끄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서울시장도 대권주자급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종시 전쟁’도 결국 6·2 지방선거로 귀결된다고 본다면 세종시 야전사령관인 정 총리를 내세우자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2012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을 때,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 MB와 친이계의 생각이다. ‘대권후보급 서울시장 후보’ 발언과 관련해 정두언 위원장은 “지금 거론된 사람들이 안 되면 그렇게 하자는 얘기”라면서 “지금 거론 되는 사람들이 되나 안 되나 일단 봐야 한다”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전문가는 “여야를 막론하고 서울시장 선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수도권 표의 향방을 가늠하는 것으로 수도권에서 표를 얻지 못하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야권에서도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노회찬 대표 등 굵직굵직한 대권주자들이 나서고 있다. MB의 입장에서 이미 오 시장은 박 전 대표에게 줄타기를 한 것으로 본다면 대선 주자급을 선택해야 할 판”이라고 전망했다.

포스트 MB, 오뚝이
정 총리 급부상

이 같은 정 총리 추대설에 한 몫 하고 있는 것이 서울 지역의 민심이다. 서울 지역의 민심은 세종시 수정안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

12일 <문화일보>의 여론조사에서 세종시 수정안 자체에 대한 찬성은 서울(55.2%), 인천·경기(50.1%)에서 평균보다 높았고, 반대는 광주·전라(68.4%), 대전·충청(53.6%) 지역에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17일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 조사에 따르면 수정추진 의견이 36.8%로, 원안추진 의견(32.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충안 지지는 20.8%였다.

지역별로는 서울(46%), 비롯해 인천·경기(44.1%), 부산·경남·울산(39.8%)에서는 수정 추진이 우세한 반면, 전북(51.7%), 대전·충청(42.2%), 전남·광주(38.1%)에서는 원안 추진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즉, 서울지역은 여타 여론조사에서도 수정안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충청 지역 출신 정 총리가 충청을 비롯한 전북, 전남·광주에서는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정 총리 서울시장 후보설에 대해 “그런 소문이 정가에서 돌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울 지역에 수정안에 대한 여론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운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일종의 루머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시장 추대설
수정안 민심 한 몫

하지만 한 정치컨설턴트는 “정 총리를 서울시장으로 내보내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다. 만약 정 총리가 해임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또 오세훈 시장이 공천에서 탈락했는데도 친박계의 도움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 정 총리가 대항마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 총리가 출마에 나섰다면 선거 90일 전인 3월4일까지 공직을 사퇴해야만 한다. 정 총리가 국무총리직에 취임한지 7개월도 채 되지 않는 시점인 3월 초 사퇴한다는 거는 국민 여론에 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2월말 한나라당의 세종시 수정안 당론 채택여부와 정 총리 해임건의안 처리 여부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