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승부사 기질

‘유통 황제’등극 비결?…무조건 정면 돌파!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룹 ‘후계자’딱지를 떼고 명실공히 2세 경영인으로 맹활약 중인 신 부회장은 금융위기 등 대외 악재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오히려 주눅 들지 않고 치고 나가는 ‘공격력’이 무서울 정도다. 올해 들어 더욱 스피드를 내고 있는 신 부회장.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그의 승부사 기질을 들여다봤다.

바이더웨이, GS마트·백화점 등 잇따라 인수
3년간 10여건 M&A 성공…4조3천억 쏟아부어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거침없는 질주가 화제다. 신 부회장은 ‘보수적’ 그룹 이미지에서 벗어나 공격경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이 결과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꾸준히 몸집을 불리는 등 국내 유통업계의 ‘황제’로 등극했다. 그룹 내부에선 유력한 후계자인 신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앞두고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한 셈이다.

‘보수’ 이미지서 벗어나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

신 부회장은 대형 인수·합병(M&A)에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M&A 시장에서 대어급으로 분류된 GS마트(14개점)와 GS백화점(3개점)을 품에 안았다. 인수 금액은 1조3400억원. 그동안 롯데그룹이 인수한 기업 중 최대 규모다.
롯데그룹이 지금까지 인수한 기업 중 최고가는 타임스로 7327억원이었다. 특히 이번 인수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유통 라이벌들을 제쳐 의미가 크다.

롯데백화점은 GS백화점 인수로 전국에 29개의 백화점 점포를 확보해 2위인 현대백화점(11개 점포)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나아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지난해 9조200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GS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5750억원이다.
대형마트 부문에선 현재 70개인 롯데마트 점포를 84개로 늘려 1·2위인 이마트(127개 점포)와 홈플러스(115개 점포)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10개의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측은 “GS마트 인수로 업계 1, 2위 업체들과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올해 기존 5조5000억원에 GS마트 매출(지난해 7950억원)까지 더해 총 6조4000억원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5롯데그룹은 지난달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올 들어 한달여 만에 유통업계에 나온 대형 매물 2건을 모두 가져간 것이다. 롯데그룹은 세븐일레븐 점포(2240개)와 바이더웨이 점포(1503개)를 합쳐 3743개의 편의점 점포를 확보, 업계 2위인 GS25(3914개)를 바짝 뒤쫓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3년간 쓸어 담은 굵직굵직한 M&A 매물이 10여건에 이른다. 여기에 쏟아 부은 자금은 무려 4조3000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은 2007년 대한화재(3526억원), 중국 대형마트 마크로(1615억원), 호남지역 빅마트(1000억원) 등을 잇달아 사들인데 이어 2008년 네덜란드 초콜릿 회사 길리안(1700억원), 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마크로(3900억원), 코스모투자자문(629억원) 등을 손에 넣었다.
지난해엔 두산주류BG(5030억원), 중국 유통업체 타임스(7327억원), 교통카드 회사 마이비(603억원), 쌀 가공 식품업체 기린(799억원) 등을 거머쥐었다.

또 AK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AK글로벌(2800억원·공정위 심사 중), 룩셈부르크 부동산투자사 코랄리스(697억원), 경북 성주 골프장 헤븐랜드CC(751억원), 해태음료 안성공장(306억원),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135억원) 등도 인수했다.
M&A시장 관계자는 “매물마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롯데그룹이 오르내린다”며 “신 부회장은 2004년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맡은 이후 보수적인 경영 문화를 과감히 개선해 본격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활발한 M&A는 성장으로 이어졌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경영실적으로 사상최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5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 신장한 45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롯데그룹 CEO들은 2010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부분 유임됐다. 노병용 롯데마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지난해 129명보다 늘어난 136명이 승진했다.

직원들은 이례적으로 두툼한 보너스를 받았다. 역시 예상 이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둔 대가다. 롯데쇼핑은 최근 직원들에게 총 400억원 이상의 이익성과급(P/S)을 지급했다. 롯데마트는 직급별로 약 3500여 명의 정규직원에 대해 기본급 150%에 달하는 P/S를 나눠줬다.
롯데그룹은 M&A뿐만 아니라 사업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이 역시 신 부회장의 ‘공격 경영’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지난해보다 50% 가량 늘어난 3조5000원을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M&A와 해외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비는 4조5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룹은 새해 들어 504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파주에 3만9332㎡(약 1만1898평) 규모의 아웃렛 부지를 확보했다.
최근엔 경기도와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사업협약(전체 사업비 3조원)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개장한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포함한 부산 롯데타운과 올해 착공 예정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에 각각 2조원, 2조2000억원 정도를 베팅한다. 세종시엔 1000억원을 들여 식품바이오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매물마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해외 사업도 활발하다. 이른바 브릭스(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이 해외 거점이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중 러시아 모스크바와 일본 도쿄에 호텔을 연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착공한 중국 선양 초대형 복합단지 롯데타운 건립도 추진 중이다. 베트남과 인도엔 각각 랜드마크 타워, 롯데제과 공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이들 4개국을 중심으로 해외 M&A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 부회장은 “아직 배가 고프다”는 표정이다. 앞으로 M&A와 신규사업을 통해 영역을 더 확장한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신 부회장은 이미 큰 그림을 그려 놨다. 지난해 3월 발표한 ‘롯데 2018 비전’이 그것이다. 이 비전은 ‘매년 평균 16.5%씩 성장해 2018년 200조원 매출을 올려 아시아 톱10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으로 이는 신 부회장의 원대한 꿈을 담고 있다.
‘공격 경영’신규사업 적극 베팅 
‘브릭스’중심 글로벌사업도 활발


롯데그룹은 2018년 5대 사업부문별 매출 목표를 ▲유통·금융 90조원(2008년 매출 19조원) ▲45조원(10조1000억원) ▲식품 20조원(4조2000억원) ▲건설·관광 20조원(5조원) ▲상사 정보통신 등 지원사업 25조원(5조6000억원) 등으로 정했다.
이중 주력사업인 백화점과 마트는 각각 2018년까지 15조원, 37조원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유통부문은 약 80조원 매출을 달성해 ‘아시아 톱3’에 든다는 계획이며 식품은 ‘아시아 톱5’, 화학과 건설은 ‘아시아 톱10’이 목표다.


그룹 측은 “2018 비전에서 핵심은 글로벌 사업으로 해외 주요 거점인 브릭스에 대한 투자 폭을 넓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며 “그동안 해외에 롯데 브랜드를 알렸다면 지금부터는 글로벌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얻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롯데 2018 비전’은 국내외에서 추가적인 M&A와 신사업을 통해 더욱 몸집을 불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신 부회장은 한 공개석상에서 “좋은 기회가 되면 M&A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우려도 나온다. 롯데그룹의 사세 확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시너지 효과 기대 등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을 인수하며 무리하게 사업을 늘렸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휘청거리는 것과 같이 ‘승자의 저주’(높은 가격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했다가 차입금 상환 부담으로 기업 자체가 위험해지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GS백화점·마트 인수 비용 1조34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롯데그룹의 자금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자신만만하다. 그룹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막강한 현금동원력 등 풍부한 자금력이 그 배경이다. 롯데그룹이 M&A·신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 또한 풍부한 유동성(현금흐름) 때문이다.
그룹 측은 대형 M&A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여력에 대해 “계열사들의 현금이 풍부하고 평균 부채비율이 50%대에 머물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탄탄한 재무구조에
막강한 현금동원력

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부채비율은 50%에 불과하다. 신 부회장이 일찌감치 ‘실탄’ 마련에 공을 들인 결과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가 감지되자마자 각 계열사별로 운영 자금을 미리 확보하라고 지시했었다. 신 부회장은 1990년 롯데에 입사하기 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쳐 1981년부터 7년간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한편으론 신 부회장의 공격 경영과 그룹 후계구도를 연관 짓는 분석도 있다. 완전한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올해 88세로 고령인 신격호 회장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는데 장남 신동주 부사장은 일본롯데를, 차남 신 부회장은 한국롯데를 각각 맡는 구도다. 이들 형제간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정리는 거의 마무리됐다.

더욱이 신 회장은 지난해 사실상 일본롯데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났다. 국내에서도 계열사 등기이사직 사퇴와 지분 및 부동산을 잇달아 처분해 은퇴를 염두에 둔 사전정지 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부회장의 M&A 성과만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유니클로, 크리스피 크림도넛, 세븐일레븐 등 직접 야심차게 도입한 브랜드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등 고전해 왔다”며 “그룹 경영승계가 임박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신 부회장으로선 다급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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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