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뜰 선거 수혜지 어디?

6·4 개발공약 이슈&쟁점

6·4 지방선거와 관련해 다양한 부동산 공약이 나왔다. 광역단체장 임기는 4년(2014〜2018년)으로, 당선자들의 주요 공약을 통해 각 지역의 중장기 발전 방향과 밑그림을 미리 그려볼 수 있는 시기다. 특히 부동산 공약은 지역 개발계획이나 주거복지, 교통개선과 관련된 사항이 많이 포함된다. 시민들의 재산권과 거주환경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안들이므로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서 울 ] 용산국제업무지구
[ 경 기 ] 북·남부 균형발전
[ 인 천 ] 경제자유구역 활성

 

서울시의 부동산 공약 중 가장 쟁점이 되는 내용은 용산 국제업무지구다. 이외에 뉴타운·재개발·재건축과 관련된 사항, 임대주택 공급확대, 경전철사업, 주요 간선도로의 지하화와 관련된 내용들이 핵심으로 분류된다.

중장기 발전
밑그림 그려

▲용산국제업무지구 = 2013년 하반기 최종 무산 처리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위치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과거 약 51만㎡ 부지에 31조원을 투입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기록됐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후 주민의 재산권 행사 제한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로 진통이 야기되던 중, 통합개발 재추진과 관련된 내용들이 서울시장 후보 사이에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이다.
▲뉴타운·재개발·재건축 = 2012년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경우 각 후보자들은 될 곳과 안 될 곳을 선별해 경제성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공통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뉴타운사업의 경우 무분별한 철거 등으로 사회문제가 됐던 사안인 만큼 주민의견을 적극 반영해 해제절차를 추진하는 현재의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과 관련된 규제완화는 재건축활성화를 통한 기부채납과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는 이견이 적은 반면, 재건축 가능연한을 축소하는 방향에서는 다소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준공 이후 40년’을 30년으로 10년 단축하는 규제완화의 반향은 시장 내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재건축관련 논쟁거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이전 =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면서 남아 있는 이전부지(토지)의 재활용 방법에 대한 논쟁도 예상된다.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코엑스〜잠실운동장 ‘국제교류 복합지구’개발계획을 살펴보면 공공기간 이전대상인 한전(7만9000㎡)부지와 서울의료원(3만2000㎡), 한국감정원(1만1000㎡) 부지를 활용해 국제업무공간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따라서 해당 토지의 미래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방식으로 논의를 거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전철 사업 = 서울시의 도시철도 발전방안 중 하나인 경전철 사업은 계속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각 후보자 모두 경전철 사업을 통해 서울의 도시철도의 편리성을 높인다는 계획이어서 큰 방향에서의 이견은 표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사업 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신림선, 동북선, 면목선, 서부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의 7개 경전철 노선은 기존에 발표된 방향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경기도 = 경기도는 수도권 도심으로의 출퇴근을 위한 버스, 지하철 등의 광역교통망 개선과 관련된 쟁점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됐다. 다소 낙후된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의 균형발전도 이슈가 됐다. 경기도에서의 개발공약은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의 균형발전이 주요 이슈가 됐다. 후보들은 모두 균형발전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개발의 방향은 차별적으로 내세웠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한 경기도의 경우 버스(BUS) 서비스 질 개선과 더불어 수도권 지하철 연장, 고속도로 건설 등의 다양한 광역교통망 개선 공약들이 쏟아졌다.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에 대한 적극 추진은 각 후보자가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경기도가 정부에 제안했던 GTX노선은 일산〜수서(동탄), 청량리〜송도, 의정부〜금정 등 총 3개로 이 중 일산〜수서 노선이 가장 사업성 면에서 높게 평가되면서 파주로 연장하는 공약이 나왔다. GTX의 경우 경기도에서 서울 중심부까지의 이동시간을 과거 1시간 이상에서 30분 이내로 단축시키는 획기적인 교통수단으로 평가되는 만큼,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광역시 = 인천광역시는 지역 특성에 맞게 신도시와 구도심의 조화로운 발전과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중심의 공약들이 부각됐다. 균형발전의 경우 개발이 장기간 지연된 루원시티를 필두로 도시재생사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인천광역시 서구 가정동 일대의 ‘루원시티’조성사업을 중심으로 신도시와 구도심의 도시재생사업 추진과 관련된 공약들이 발표됐다. 인천광역시 구도심 지역의 경우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루원시티 같은 도시개발구역은 물론 각종 뉴타운·재개발 사업도 지연되거나 해제되는 상황이다. 후보들은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인천광역시 또한 주민의견을 물어 선별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장기간 추진되는 송도, 청라, 영종 경제자유구역(IFEZ)은 민간중심의 투자성과가 미진하게 나타나면서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의 주거중심으로 개발됐다는 한계점을 나타냈다. 다만 송도지구의 경우 일부 대기업의 유치와 각종 연구센터와 국제병원, 국제학교, 녹색기후기금(GCF)사무소, 세계은행(WB),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등을 유치하면서 상대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청라와 영종지구는 여전히 계획된 투자(관광, 업무, 연구소 시설 등)의 유치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인천광역시장 후보자들은 2018년까지의 임기 내 경제자유구역을 의미 있게 활성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공약을 발표했다.
광역교통망 확충계획은 버스보다는 지하철과 철도, 도로를 중심으로 정비계획이 발표됐다. 따라서 각 후보자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청라와 영종을 연결하는 제3연육교 건설, 청라지구까지의 지하철 연장, 송도〜청량리 GTX노선 추진 등의 내용들은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 충북·세종 ] 서울 가는 고속도로
[ 경남·부산 ] 동남권 신공항 유치
[ 충남·대전 ] 도시·광역철도 개통
[ 전남·광주 ] 호남 KTX 정차역 증설

 


당선자 따라
호재 달라져

▲충북·세종 = 새누리당은 6·4지방선거 공약집에서 서울〜세종간 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와 서울, 성남, 용인, 안성, 천안, 세종시를 연결하는 129.1㎞ 길이의 왕복 6차선 고속도로다. 공식 명칭은 ‘서울〜세종 고속도로’지만 포화 상태에 이른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이 커 제2경부고속도로로 불려왔다.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는 2000년 이후로 지금까지 서울〜천안 구간에서 상습 정체를 빚고 있는 상황이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2009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6조7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건설 예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충북도지사 야당 후보들은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세종시로 향하는 관문이 충북 오송이 아니라 천안이 되기 때문에 충북 발전을 가로막는 공약이라고 얘기하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야권의 한 후보는 중부고속도로 확장·포장공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지역과의 접근성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 세종시로 향하는 가장 빠른 대중교통수단은 KTX뿐인 만큼 도로의 확장이나 신설은 필수적이다. 고속도로 건설은 교통량 분산 효과와 더불어 타 지역으로의 접근성 증대 효과 등이 있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도로 개통 예정지역이 달라지겠지만, 도로 개통이 예상되는 지역과 세종시 중심 도로가 교차하는 지역에 신설되는 IC(Inter Change
·나들목)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
▲대전광역시 = 대전의 부동산 공약 주요 쟁점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관한 사항이다. 대전 도시철도 1호선만으로는 도시철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2호선 건설이 필요하다는 데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동의했다. 다만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할 것인지, 지상 노면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후보자들 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대전은 2019년 개통예정인 충청권 광역철도가 도시철도 3호선 역할을 맡아 교통 개선으로 인한 지역적 호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도시철도 2호선까지 개통되면 대전은 ‘도시철도’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갖추게 된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상승이 일어나는 전례를 보았을 때 개통이 예정되어 있는 충청권 광역철도와 도시철도 2호선이 만나는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산 및 대구·경남 = 동남권(영남)의 부동산 쟁점사항은 이명박 정부 공약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관한 사항이다. 동남권 신공항을 어디에 유치시킬지에 대한 내용이 주된 이슈로, 부산은 ‘가덕도’에 대구·경남에서는 ‘남부권(경남 밀양)’에 신공항을 유치시키겠다는 공약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연구기관들의 타당성 검토를 통해 백지화 된 공약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다시 부활됐다. 각 지역 후보자들은 임기 내에 해당 지역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자신했다.
신공항 유치에 관한 지역 내 후보자들 간의 이견은 없으나 부산과 경남권에서는 각각 다른 지역에 유치할 것을 주장해 지역감정으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신공항 유치는 대표적인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공항 유치에 대한 기대 심리는 해당 지역 부동산 호재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명박 정부 대선 시절에는 후보지로 거론되었던 지역의 땅값 상승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지 주민들은 어업·농업 등 생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신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미 과거 타당성 검토를 통해 전면 백지화 된 공약이었기 때문에 관련 공약이 이행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과거 신공항 유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남 밀양 땅값이 상승했다가 공약 백지화로 인한 땅값 폭락 등 후유증에 몸살을 앓았던 적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공항 건설에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중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전남·광주 = 호남선 KTX 전용선로는 2014년 ‘오송역〜광주송정역’ 구간을 1단계로, 2017년 ‘광주송정역〜임성리역’ 구간을 2단계로 해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오송역〜광주송정역’구간(2014년 하반기에 개통예정)이 건설 중에 있다. 2단계 구간은 광주송정역에서 무안국제공항을 거쳐 목포역에 종착하는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 변경안을 확정 고시한 바 있다.
하지만 무안공항 활성화 등 주변여건이 성숙될 때까지는 기존 호남선을 이용하고 추후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현재 전라남도는 KTX의 무안국제공항 직접 경유안을 설정하여 타당성 검토 절차에 있는 상황이고, 전남도지사 후보들은 나주역 경유와 무안국제공항 경유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경제여건 따라
다양한 변수도

광주에서도 호남선 KTX 정차역에 관한 사항이 6·4지방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광주시는 지난 2013년 타당성 검토를 통해 ‘광주송정역’으로 단일화 하는 것을 확정한 바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KTX 정차역을 ‘광주송정역’과 ‘광주역’으로 이원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보가 있었다.
KTX 정차역이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그만큼 KTX가 정차하는 역세권과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상승이 예상돼 해당 지역의 표를 얻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동안 부동산시장 침체기를 겪으면서 부동산 가격상승을 이끌만한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교통여건의 개선은 유권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공약으로 제시된 내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개발 계획의 변동 가능성, 제반 경제 여건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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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