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시장 화두는 ‘세금 피하기’

절묘한 절세 비법 대공개

최근 임대 부동산 시장에서 ‘세금 피하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은 부동산 세금을 절약하는 4가지 방법이다.


세금 강화 추진 ‘수익형 3인방’주목
집주인들 초긴장 “2주택 보유하면…”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후속 대책의 골자는 두 가지다. 2주택 보유자로서 월세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소규모 임대사업자의 경우 향후 2년간 비과세한 후 2016년부터 분리과세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하나고, 두 번째는 월세와의 형평을 맞추기 위해 전세 보증금에 대해서도 과세한다는 것이다.

대형·고가서
소형·저가로

장기적으로 월세나 전세를 놓는 집주인들의 과세기반이 강화되는 것으로, 특히 2주택을 보유한 임대인들의 충격이 예상된다. 기존에는 2주택 보유자 중 월세 임대인은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 전세 임대인의 경우 임대소득에 관계없이 비과세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임대 부동산 시장에서 ‘세금 피하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세금을 절약하는 방법 4가지를 소개한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증여를 통한 부동산 줄이기다. 2주택자가 1주택을 줄이면 월세수입이 비과세된다. 3주택자도 1주택을 증여하면 임대수입 2000만원 이하일 경우 2015년까지 비과세 받을 수 있으므로 증여세를 일부 내더라도 부동산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만약 증여가 아닌 매각을 진행한다면 매각자금의 일부를 즉시 연금처럼 매달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보증금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주택이 2채이고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면 다른 소득과 합해 종합과세하지 않고 14% 단일세율로 과세한다. 보증금을 높이는 방법으로 월세소득을 2000만원 이하로 낮추면 유리할 수 있다. 또 국민주택 규모(85㎡) 이하면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인 주택은 2016년까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임대보증금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꼭 알아둬야 한다. 다만 주변 월세시세를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칫하면 올린 임대료 때문에 세입자를 못 구해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가구나 외국인 임대를 노리는 것도 세금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다세대와 달리 다가구는 1주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1주택일 경우 기준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이면 비과세된다. 9억원을 넘더라도 전세로 내놓으면 비과세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하는 방법도 있는데 통상 세입자들은 전세 계약 후 관할 동사무소에 확정일자 신고를 하는데 국세청은 이 신고내역을 바탕으로 과세할 방침이다. 하지만 외국인 세입자는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게 보통이다. 외국인들은 국내 세법에 근거한 소득공제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집주인의 임대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형·고가 주택을 매도하고 소형·저가 주택으로 임대사업하는 것도 절세방법이다. 정부는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이면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인 주택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상가주택 = 최근 주거와 임대사업을 동시에 해결이 가능한 상가겸용주택(이하 상가주택)이 은퇴자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상가주택이란 상가와 주택이 결합된 부동산을 말한다. 세법에서는 1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때에는 비과세를 받을 수 있지만 상가를 양도할 때에는 비과세 혜택이 없다. 세법은 건물의 주택 면적이 상가 면적보다 크면 건물 전체를 주택으로 보아 양도세를 계산한다. 건물 전체가 주택에 해당하면 겸용 주택의 부속 토지도 전체를 주택 부속 토지로 여긴다.


예를 들어 주택 면적이 100m²이고 상가 면적이 90m²라면 총 건물 면적 190m²를 모두 주택으로 보아 비과세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주택 면적이 상가 면적과 같거나 작으면 주택 면적만 주택으로 보고 나머지는 상가 면적으로 보아 양도세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주택 면적이 90m²이고 상가 면적이 100m²라면 주택 면적(90m²)만 비과세를 해주고 나머지 상가 면적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따라서 상가주택을 양도할 때에는 전체가 비과세 될지 아니면 일부 주택 부분만 비과세 될지를 미리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우선 주택과 상가의 면적을 잘 파악해야 하는데 특히 공용 면적이 주택 면적으로 포함되는지 상가 면적으로 포함되는지를 잘 알아봐야 한다. 가령 1층이 상가이고 2층이 주택이라면 계단 면적은 용도상 주택에서 사용하기 위한 용도이므로 주택 면적으로 본다. 지하 보일러실과 창고 면적도 주택에서 사용하는지 상가에서 사용하는지에 따라 포함되는 곳이 달라진다. 상가주택은 아무리 주택 면적이 작더라도 여전히 ‘주택’에 해당되므로 그 외에 다른 주택이 있을 경우에는 1가구 1주택자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하겠다.
상가주택의 인기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분양 경쟁률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인천 청라지구에서 공급된 24개 필지의 평균 경쟁률은 69대 1이었고 최고 경쟁률은 329대 1을 보였다. 충남 천안 탕정지구에서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84필지가 공급됐는데 3929명이 몰려 평균 47대 1, 최고 4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남 양산 물금지구에서 나온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최고 경쟁률이 무려 21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상가주택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위치에 따라 1억〜4억원의 웃돈이 붙기까지 했다. 상가주택은 1기 신도시가 조성되던 1990년대 중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가 공급되면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대형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시들해지자 아파트를 팔고 여유자금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수도권 상가주택에 투자하면서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
상가주택의 미래가 장밋빛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가주택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 또한 대기업 입주 등 고정수요를 갖춘 지역을 선별해 투자해야 하며, 같은 지역에서도 도로와 접했는지 등 상권과 입지 조건에 대한 분석이 정확히 이뤄져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상가주택의 수익률이 높은 곳은 연 30%에 이르지만, 손해를 보고 있는 상가주택도 적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위의 사례처럼 경쟁이 치열한 지역도 있지만 택지 분양과 관련해 주목되는 현상은 상권 형성 전망이 불투명한 지역의 택지 분양에 대해선 미달 사태가 빚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경기도 고양삼송지구의 경우 지난해 6월 161필지 공급에 8개 필지에만 분양 신청이 들어왔다. 최고경쟁률은 고작 6대1에 그쳤다. 이는 방송영상산업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삼송브로멕스’사업이 지난해 7월 좌초하면서 이쪽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가주택 인기
뜨는 지식센터

의정부 민락2지구, 파주교하, 인천 용종 등도 공급 과다와 상권 형성 미약이라는 마찬가지 우려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상가주택 투자 시 주의점은 뭐가 있을까. 상가주택도 상가의 일종이기 때문에 상권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환금성이 떨어지고 상권형성에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주의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입지가 좋으면 건물이 낡아도 문제가 안 되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 특히, 재래시장이나 대학가, 지하철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 단지 인근 등 접근성이 우수한 곳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상권이 성숙되지 않은 곳이라면 1층 선호도가 낮아 상가 임대 시 곤란할 수 있고 투자를 고려할 때, 일반주거전용지역은 가급적이며 피하는 것이 좋겠다.

▲지식산업센터 = 지식산업센터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고급 오피스 빌딩과 큰 차이가 없는 편의시설이다. 내부 마감재뿐 아니라 조경, 공원, 옥상 등의 휴게공간이 잘 갖춰져 있다. 심지어 구내식당, 세미나실, 피트니스시설, 보육시설이 있는 곳도 많다. 최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세무·법무·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관련 업체를 입주시키고 있다.
둘째, 분양 가격의 경쟁력이다. 오피스 빌딩이나 상업 시설의 기준층과 비교했을 때 같은 면적이라 해도 평균 15〜25%포인트 정도 낮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반면 임대료 수준은 10% 정도 낮아 실질 임대 수익률은 연 2%포인트 가량 높다.
셋째, 대형 건설사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3년간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은 점차 공급 규모가 감소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용 토지공급 면적이 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개발에 건설사들이 관심을 들이기 시작했다.
지식산업센터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입지적 여건을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대부분 지식산업센터는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교통보다는 지리적인 우위성을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 자가 운전 접근이 용이하고 입주 직원뿐 아니라 방문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면 좋다. 임대 사업의 안정성도 고려해야 해야 하는데 지식산업센터는 장기 계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한번 공실이 생기면 면적이 넓기 때문에 손실이 크다. 따라서 공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신생 업체보다는 지난 3〜5년간 매출을 꾸준히 낸 업체에 임대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관리 노하우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관리 회사가 기존에 어떻게 사무실을 관리해 왔는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이미 준공된 지식산업센터라면 대략적인 검증이 가능하겠지만 신규 분양을 받을 경우에는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다. 지식산업센터의 자체 경쟁력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전용률 대비 임대가격 수준, 관리비용, 주차대수, 각종 편의시설 구비 상황을 입주자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입주 업체는 비용적인 측면과 직원 만족도에 따라 입주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적정한지 따져야 한다. 분양 가격이 낮은 이유는 오피스텔에 비해 지가 수준이 낮고 공사비가 저렴하기 때문이지만 터무니없이 저렴할 경우 그 원인을 살피는 게 필요하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 지식산업센터의 임대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언급은 했지만 아직까지 그 방안은 명확하지 않다. 무엇보다 민간 임대 사업자에게 임대 허용을 풀어줄 경우 기존 지식산업센터에 주어진 세제 혜택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이 감소할 경우 임대 수익률은 그만큼 하락하게 된다. 최근 분양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미분양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지역적인 공급 물량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지하상가 = 지하상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가 중 하나다. 지하철 통로나 지하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가를 말한다. 서울에서는 강남역, 잠실역, 고속터미널역, 영등포역, 명동역 등 수도권에는 부천역, 부평역, 주안역, 수원역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들 지역에 입지가 좋은 지하상가의 권리금이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고유가 시대 등으로 지하철 유동인구를 고객으로 둔 지하상가들이 뜨고 있는 것인데 일반 상가에 비해 보증금이나 권리금이 훨씬 높지만 유동인구가 고정돼 있어 경기 변동에 따른 매출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게 강점이다.

입지만 좋으면
권리금 상상초월

서울시 지하상가의 경우, 소유권 매매는 할 수 없지만 임차권 매매는 가능하기 때문에 임차권을 사들인 후 다시 임대해 세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유주인 서울시의 관리명부에 임차권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권리 행사에도 문제가 없다. 지하상가는 등기분양을 하는 일반상가와 달리 장기 임대분양방식으로 취득세 등 거래세는 물론 재산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절세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지하상가에 최근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내 지하도상가 운영사업자 선정 방식이 수의계약 방식에서 일반 경쟁입찰제로 바뀐다.
경쟁입찰 방식의 도입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동안 지하상가는 유동인구가 확보되고 최저의 임대료로 운영은 물론 수십년 동안 장기 임대가 가능했다. 일부지만 심지어는 자녀, 친·인척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는 적지 않은 폐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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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