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 놓고 문재인과 한판 붙고 싶다"

<이슈&인터뷰>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원조 친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고, 지난 16대 대선 당시 모두가 노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 때도 그는 끝까지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조 최고위원은 지금 친노진영과 격렬하게 대립 중이다. 친노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조 최고위원의 제명까지 건의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조 최고위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다음은 조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 지난달 20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조 최고위원님의 제명을 건의했다.
▲ 일일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 김한길 대표는 새해 첫 일성에서 분파주의를 극복하자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계파갈등이 더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 애당초 친노 패족들은 김한길 대표 체제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예가 문성근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하루 전에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건 김한길 대표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상징적인 얘기다. 민주당의 현재 분포를 보면 계파주의를 극복하긴 어렵다고 본다.

- 계파주의를 극복하기 어렵다면 다른 대안은 무엇인가?
▲ 저는 계파주의보다는 특정계파의 자기들이 아니면 안 된다는 패권주의가 더 문제라고 본다. 계파는 어느 정당이든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어떤 성질의 계파냐가 문제인데, 지금 민주당은 당의 조직을 상당히 위협하고 갉아먹는 패권화된 계파, 패권화 된 문화가 우려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김한길 대표께서 고군분투를 하시고 있지만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일각에선 조 최고위원의 파격 발언도 민주당 계파갈등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중진 의원으로서 튀는 언행보단 친노 초선 그룹 의원들을 다독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문이 열려 있다. 언제든지 오셔서 이야기하면 될 텐데 그런 용기는 없나보다. 다들 비겁하게 뒤로 숨지 말고 저한테 와서 토론을 요청하면 된다. 사람은 때론 입장이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다. 토론을 통해 차이를 극복해야지 자기들과 다르면 무조건 안 된다니 이건 무슨 공산주의도 아니고, 그게 바로 독재다. 독선적 아집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

- 그동안 조 최고위원은 특히 친노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해왔다. 이유가 무엇인가?
▲ 저는 친노라는 표현보다는 '매노'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친노가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을 팔아먹는 매노다. 제가 오히려 '원조 친노'다. 저는 노 전 대통령과 1988년도 대학교 3학년 때 이미 자원봉사를 해드리며 인연을 맺었고, 96년부터 정당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노 전 대통령과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당내 인사 중에 저만큼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이력을 함께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라. 저는 그 분들을 친노라고 부르지 말고 매노 패권세력이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친노와 매노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 친노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소주 한잔 한 것이 친노가 아니다. 제가 말하는 친노는 노무현 정신을 제대로 받드느냐 안 받드느냐는 차이다. 노무현 정신이 무엇이냐 하면, 이 분이 살아왔던 정치적 역경, 철학이 무엇이냐를 봐야 한다. 이 분은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많이 출마했다. 떨어지면 또 나오고 떨어지면 또 나오면서 지역주의를 극복하려고 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께서는 정치를 10여년 하면서도 어느 계파에도 소속이 안됐다. 당신께서는 보스 밑에서 정치를 한 것이 아니고 자율성을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계파주의를 청산하려고 했다. 그래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합당할 때 안 따라간 것 아닌가? 같이 가자고 해도 안 간 것이다. 그런데 소위 말해서 매노세력들이 그것을 실천하고 있나?

- 문 의원은 친노에 대해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이 만든 프레임으로 실체가 없다고 했는데.
▲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자기들이 유리하면 내세웠다가 불리하면 없다고 하는 것이 그 자체가 기회주의적인 작태다. 당당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밝혀라. 그리고 당원들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 문재인 구원등판론에 대해 "친노가 드디어 당을 장악하기 위한 본색을 드러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친노진영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한길 지도부가 패배하길 바란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를 통해 조기전당대회를 치르고 당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시나리오다.
▲ 저도 귀동냥을 통해서 많이 들었다. 저는 그들이 김한길 대표에게 대표직을 잠시 맡겨놨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선패배로 인해서 자기들이 주도권을 계속 쥐고 있을 명분이 약해진 것이다. 그래서 잠시 맡겨 놨다 다시 가져가겠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시나리오대로 민주당의 당권이 친노로 넘어가게 되면 어떻게 되나?
▲ 그렇게 되면 저는 정계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본다.

- 정계개편이라면?
▲ 이합집산이다.

- 분당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 저는 뭐 여러 가지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어찌 됐든 친노는 당내 최대계파다. 차기 전당대회에서는 친노 측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데 앞으로 조 최고위원께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 왜 불이익을 당하나? 제가 대표가 되면 된다.


"원조 친노는 나, 그들은 친노가 아닌 '매노'"
"이석기 의원 제명안 처리 민주당이 적극 나서야"

-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할 생각인가?
▲ 제가 다음에 대표가 돼서 민주당의 정통성을 되찾아야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되찾아서 수권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국회의원들은 매노세력들이 좀 있다. 하지만 일반 당원들은 생각이 다르다. 많은 분들은 제가 당대표가 되기를 바란다. 정청래 의원이 문재인 의원 나서라고 했지 않나? 지방선거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문재인 의원하고 한판 붙어도 좋다. 제대로 된 평가를 한 번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는 김한길 대표의 임기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노세력들은 자꾸 흔들어가지고 자기들이 뭘 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 한판 붙자는 거다. 저는 당대표 후보로 나갈 거다.

 

 

- 최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무죄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와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 검찰이 불성실한 공소권 유지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 판결이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재판부의 판결을 깡그리 무시하고 이건 무효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직까지 재심도 남아있고 삼심도 남아있다. 좀 더 겸허한 자세로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더 잘 준비를 해서 대응을 해나가면 된다. 최근 부림사건의 경우 무죄판결이 나지 않았나? 그리고 쌍용자동차의 경우도 무죄 판결이 나지 않았나? 이게 과거정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현정부에서 판결한 것이다.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 상대 쪽에서 무효라고 하면 우리 쪽이 받아들일 수 있나? 그렇다면 재판부가 왜 필요한가? 우리가 삼권분리가 된 나라인데 이것을 정면으로 부정한다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말씀 드린 것이다.

- 이석기 제명안 처리도 민주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너무 당론과 배치된 주장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 민주당은 지난번 이석기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정해서 찬성했다. 왜 당론까지 정해서 체포에 찬성했나? 새누리당은 당시 당론으로 정하진 않았었다. 그때 김 대표가 국가를 부정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때는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에 찬성을 해놓고 유죄판결도 나왔는데 이제 와서는 제명안 처리에는 미적거린다? 이게 앞뒤가 맞는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체포동의안에 동의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재심, 삼심 하면 임기 끝날 때까지 세비가 나오는 것 아닌가? 뻔히 잘못된 것을 알면서 국회의원직을 계속 유지시켜 준다? 저는 그게 참 안타깝다. 확실한 국가관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국회의원 자격을 유지시켜 줄 필요가 없다.

- 제명안을 처리하는 것이 지방선거에서 더 유리할 것 같은데 민주당이 제명안을 처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 그래서 민주당을 (종북)숙주정당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그것이다. 종북의 이미지, 종북의 꼬리표를 계속 달고 가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제가 "너희가 종북 추종세력이 아니라면은 이번에 이석기 문제를 새누리당보다도 훨씬 더 단호하게 앞장서서 처리해야 한다"하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들은 종북세력이 아니란다. 그런데 왜 처리를 못하나?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된다.

-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위원장이 지난 2일에 통합신당 창당을 전격 선언했다.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던데, 내용은 알고 계셨나?
▲ 알고 있었다. 어쨌든 야권이 하나로 뭉친 것은 잘된 결정이다고 본다.

-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에서 이같은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고 들었다. 그전에는 논의가 전혀 없었나?
▲ 그렇다. 상당히 급박하고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기초단체장 공천제 폐지부분이 합당을 하는데 결정적 매개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 국회 내 126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고작 2석을 가진 새정치연합이  5:5의 지분으로 합쳐서 신당을 만들기로 했다. 통합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 민주당이 의석수가 많다고 해서 그런 부분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기득권을 가졌더라도 필요에 따라 내려놓을 수 있으면 내려놓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원만한 통합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5:5 정도의 통합은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고 본다. 일례로 지난번 혁신과통합과의 합당 때도 5:5로 했다. 당시 혁신과통합은 단 한석도 없었다.

-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발은 없었는지?
▲ 큰 반발은 없었다. 신경민 의원 정도만 다소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있었을 뿐이다. 전체적인 합당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발이 없었다.

- 이번 합당과정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 이번 합당은 지방선거 뿐만 아니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야당이 쥘 수 있는 좋은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조경태 최고위원 프로필>


▲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책보좌역
▲ 제17, 18, 19대 국회의원 (부산 사하구을)
▲ 열린우리당 원내 부대표
▲ 민주당 최고위원
▲ 민주당 상향식공천제도혁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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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