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눈에 띄는 스포츠 행보’

활발한 스포츠 외교로 ‘반경 넓히고 입지 다지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스포츠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양궁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 정 부회장이 최근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에 재선되며 ‘스포츠 외교’의 반경을 넓히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그는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됐다. 업계는 스포츠계로 퍼진 그의 광폭행보가 후계자로서의 대내외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아시아양궁연맹(AAF)의 수장으로 재선됐다.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2009 AAF 총회’에서 아시아양궁을 대표해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주도할 새 회장직에 정 부회장이 만장일치로 재추대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05년 AAF 회장으로 첫 당선된 뒤 지난 4년간 아시아 양궁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AAF 회장 재임 시절 아시아 저개발국에 장비 지원 및 순회 지도자 파견, 코치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양궁 스포츠 발전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2009 AAF 총회’에서도 정 부회장의 이러한 활발한 행보가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스포츠계에서 높은 평가를 인정받은 정 부회장의 양궁 사랑은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화제다. 2005년 제9대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 부회장이 이후 국내 양궁 발전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어서다. 협회장 취임 이후 정 부회장은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개최를 성공시키는가 하면 틈틈이 현장을 찾아 대표선수들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재선으로 ‘한국 스포츠 외교’ 진두지휘
양궁협회 수장 맡은 이후 격 없는 만남으로 선수들과 소통


특히 정 부회장은 평소 선수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태릉선수촌에 방문해 선수들과 식사를 하는 등 격의 없는 CEO로서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대회가 있을 때는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지난 9월엔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린 울산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앞서 8월21일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공식 활동 행선지였던 탓에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정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이자 아시아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이 대회를 총지휘하며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대회 개최 ‘견인차’
대회선 소리 높여 응원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현대기아차 해외지사망을 통한 홍보활동 및 각종 지원, FITA 집행위원 접촉 등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현 양궁협회 명예회장)이 지난 1985년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를 한국에서 치른 지 24년 만에 아들이 다시 유치하는 기록을 세운 것으로 정 부회장의 노력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국내외에서 신종플루 비상이 걸리자 매일 울산 대회 조직위에 전화를 걸어 예방대책과 환자발생시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대회 중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이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차지하자 경기장에 내려와 메달을 독식한 한국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양궁이 ‘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6연패’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순간에도 현장에 함께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직접 중국으로 날아간 정 부회장은 양궁경기가 있는 일주일 내내 경기를 참관하며 대표팀의 메달 사냥을 응원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중국팀과의 여자양궁 결승전을 앞두고 현대기아차그룹을 통해 중국 주재원과 가족, 재중 한인회 및 체육회 일원 등을 모집해 9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응원단을 꾸려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그는 응원단 모집을 위해 2007년 초부터 국제양궁단체와 일반 공모를 통해 입장권 9000여 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이처럼 양궁 발전에 적극적인 이유는 부친인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이 시발점이다. 실제 정 회장은 스포츠업계 내에서 ‘양궁 대부’로 불리며 그의 노고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난 1985년 4월 대한양궁협회장 취임으로 처음 양궁과 인연을 맺은 후 1997년 1월까지 4차례나 회장직을 연임하며 한국 양궁을 이끌어왔다. 1997년부터는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
대 이은 ‘양궁 사랑’

사실 1985년 정 회장이 처음 회장을 맡을 당시만 해도 한국 양궁의 환경은 열악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출장 중 직접 선수들을 위한 심박수 측정기, 시력 테스트기 등의 장비를 구입해 협회에 보낼 정도로 한국 양궁에 애정을 쏟았다. 당시 자회사인 인천제철과 현대정공에 각각 남여 양궁팀도 창단했다.
1991년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물 때문에 고생하는 선수들을 위해 스위스에서 비행기로 물을 공수한 일, 대표 선수들이 묵는 태릉선수촌 숙소가 낡았다며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도배를 다시 해준 일 등은 지금도 선수들 사이에서 오르내린다.

정 회장은 지난 25년간 2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한국 양궁의 세계화도 이끌었다. 한국형 활과 화살의 개발을 비롯해 현대정공을 통해 레이저 조준기 등 각종 과학적 측정기 자재를 도입해 경기력 향상에 기여했다. 동시에 선수들의 기량을 세계수준으로 이끌어 줄 우수 지도자도 양성했다. 그는 선수들의 정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 심리 컨설턴트까지 배치했다.

정몽구-정의선 대물림 된 ‘양궁 사랑’ 실천
세계양궁선수권대회·올림픽 등 현장응원


세계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스포츠 외교 활동도 활발했다. 정 회장은 정 부회장에 앞서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동안 아시아양궁연맹회장으로 일했다. 1993년부터 1999년까지는 국제양궁연맹 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베이징올림픽에 정 회장은 아들과 함께 중국으로 날아가 개막식 전날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 격려를 보냈다. 또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딴 박경모, 박성현 선수에게 각각 9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선수단 및 임직원에게 총 6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사실 현대가는 전통적으로 남다른 스포츠 사랑을 보여준 그룹이다. 우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88서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해 국내 경제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한 바 있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었던 고 정 명예회장은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일본 나고야 쪽으로 기울었던 IOC 위원들을 설득한 끝에 88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

아들인 정몽준 의원도 축구 분야에서 확실한 지원 사격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정 의원은 199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1994년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부회장에 당선됐다.
정 의원은 이후 일본 개최가 유력했던 ‘2002 월드컵’을 국내에 공동 유치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개최지 선정에는 정 의원의 외교력이 총동원 됐다는 게 일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탁월한 추진력으로 굵직한 국제행사 개최에 앞장선 이들의 성과는 현재까지도 국가위상 제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에 예비후계자 정 부회장의 스포츠외교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또 추진력과 경영 능력을 모두 발휘해야 하는 스포츠협회장직을 이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의 양궁협회장 자리를 두고 일종의 ‘후계자 시험무대’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가 스포츠사랑
후계자가 이어간다

일단 업계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지난 2005년 정 회장으로부터 대한양궁협회장직을 물려받은 정 부회장은 대를 이어 한국 양궁의 금빛 터를 닦는 데 노력을 쏟는 모습이다.
업계 일각에서 정 부회장이 경영 활동보다 양궁협회장직 역할에 더 집중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데 이어 최근에 전해진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재선임 소식은 그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프로필 >

1970년 10월 서울 출생
휘문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1999년 현대자동차 구매본부 구매담당 이사
2002년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부사장)
2003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부사장)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
제9대 대한양궁협회 회장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2008년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기아자동차 사장
2009년 현대자동차 부회장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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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