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안철수의 '새정치연합' 실체 대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24 11: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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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세력 뒤섞인 정치용광로…"그 밥에 그 나물?"

[일요시사=정치팀] 드디어 '안철수신당'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지난 17일 신당의 가칭을 '새정치연합'으로 정하고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본격적인 창당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그렇다면 새정치연합은 과연 어떤 조직이며 어떤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일까? 또 그들은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의 실체를 해부해봤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지난 17일 새정치연합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28일 안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과 독자 정치세력화를 선포한 지 3개월, 지난달 21일 새정치추진위원회 제주설명회에서 '3월 창당'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동안 안개 속에 감춰져 있던 '안철수신당'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1인 정당?
안철수 빼면 시체


새정치연합은 이날 안 의원을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그동안 안 의원은 '안철수 1인 정당'이라는 주변의 비판을 의식해 창당과정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았었지만 이날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장이자 법적 대표로 추대됨으로써 새정치연합은 명실공히 안 의원 중심의 지도체제를 갖추게 됐다.

사실 새정치연합에 있어 안철수라는 브랜드는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다. 확고한 제3의 정치세력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안철수 1인 정당이란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안 의원을 창당 과정에서 너무 배제시킬 경우 신당의 지지율과 인지도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이날 창당발기인대회에서는 당명 채택과 함께 발기취지문 가결, 창준위 규약 등도 채택됐는데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신당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었다. 새정치연합이 마련한 규약 중 '새정치인의 약속'이란 항목에선 '깨끗한 정당, 자발적 참여 정신에 따라 타인의 당비를 대납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규약과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언행을 일절 하지 않는다' 등의 규약이 눈길을 끌었다.


지방선거 다가오자 내부 알력다툼 '치열'
출발도 안했는데 계파싸움? '구태정치'


규약은 당원의 자격을 '매월 5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규정했다. 새정치연합의 당비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됐다. 새누리당은 매월 2000원 이상, 민주당은 매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걷고 있다. 당장 국고보조금이 없기 때문에 당비가 다소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새정치연합은 자체 분석결과 아무리 비용을 최소화해도 창당에 최소 3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창준위 규약에서 '창준위 재정은 발기인 회비, 당비 등으로 한다'고 정했지만 지금까지 모인 회비와 당비로는 창당비용을 마련하는 데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의원이 수천억대 자산가인 만큼 안 의원 개인이 자금을 출자해 마련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같은 방법이 새정치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새정치연합의 사당화 이미지가 더욱 강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안 의원 측은 몹시 난감한 눈치다.


창당자금도 막막
첩첩산중 가시밭길


이날 대회에선 신당 창당의 주축을 담당할 인사 374명의 면면도 공개했다. 새정치연합 창당발기인 가운데 정관계 인사는 과거 새누리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출신 등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인사들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당명에 포함된 '연합'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치권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해 '정치 용광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다. 유력 전북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과거 17대 열린우리당, 18대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외에도 조배숙 전 의원, 선병렬 전 의원,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재식 전 전남지사, 서삼석 전 무안군수,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도 민주당 출신이다.

특히 창준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홍근명 전 울산시민연대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울산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각각 새정치연합의 충남지사와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류근찬, 김창수 전 의원은 자유선진당 출신 인사다. 이중 김 전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한 전력이 있다. 이후 18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창조한국당 대표 출신인 이용경 전 의원도 눈에 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었다. 이 전 의원은 창조한국당을 만든 문국현 전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대표직을 사퇴하자 창조한국당 대표를 맡기도 했었다. 

진보정당 출신으로는 이상현 전 민주노동당 대변인과 하현숙 울산광역시 시의원이 있다. 이 전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캠프에 참여한 전력이 있고, 하 의원은 통합진보당 후보로 당선됐으나 지난해 11월 탈당해 무소속 상태가 됐다. 하 의원은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태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통진당 당적을 유지해온 인사라는 점에서 새정치연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인천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박영복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김용민 전 조달청장, 이영하 전 레바논 대사 등 공직자 출신들도 발기인에 대거 참여했다.


내부 갈등 심화
정치력 보여줄까?


새정치연합이 발표한 이번 창당발기인 명단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선 친노가 주도한 지난 19대 총선 공천이 화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던 비노계 인사들이 대거 새정치연합행을 택하고 민주당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노계가 주도한 지난 19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많은 비노계 인사들이 개혁공천이란 명분 아래 배척당했었다. 비노계 인사들에겐 지난 총선 당시 경선의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진표 의원도 공천 탈락 위기에 처했다가 간신히 구제됐을 정도였다.

새정치연합의 창당발기인에는 이외에도 시민사회, 언론계, 학계, 문화예술계 등의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어려운 인물들을 한데 모아놓아 이들을 어떻게 융합시키고 컨트롤 하느냐도 새정치연합의 큰 과제가 됐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새정치연합의 특성 때문에 창당발기대회 이전부터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잡음이 있어 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대전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대전시당에서는 시당 창당준비단 인선과 관련해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안 의원의 지역 지지조직인 대전내일포럼은 창당준비단에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등 친 새누리당 인사들이 포함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포럼 측은 "4대강 사업을 찬동하거나 뉴라이트 계열인사가 참여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창당준비단에서 제외되지 않을 경우 지지 철회까지도 검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창당발기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송 전 충남대 총장은 이미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새정치연합 대전시당 내부에서는 송 전 총장이 신당에 합류하면서 공천 약속까지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새정치연합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아무리 새정치연합의 깃발 아래 뭉쳤다 해도 진보와 보수 진영 간에는 여전히 메워질 수 없는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갈등에 대해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견제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보수와 진보 출신 인사, 서로 '으르렁'
인재영입, 공천방식 등 '시한폭탄' 곳곳
 


새정치연합 책임론도 있다. 새정치연합이 새정치를 추구한다면서도 결국 중앙당에서 검증도 없이 외부 영입인사들을 낙하산식으로 발표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고작 3개월여 남긴 시점에서 새정치연합이 영입인물들에 대해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은 유권자들과 후보자들을 모두 납득시킬 만한 경선규칙을 마련하는 것도 큰 과제다. 선거구마다 후보군이 늘어나면서 경선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이제 갓 창당발기대회를 마친 새정치연합이 당원 여론조사와 같은 기존 정당의 후보공천방식을 도입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의 앞길에는 내부 갈등을 유발할 시한폭탄이 수두룩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내부의 계파싸움은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같은 내부 갈등은 기존 정치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문제는 새정치연합이 새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정치권의 자리싸움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지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방선거 성적표는?
3곳 당선 시 대박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새정치연합의 지방선거 성적표다. 지방선거에서의 성적에 따라 안 의원의 제3당 정치실험은 성패가 엇갈리게 된다. 아직까지 각 당의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조차 확정이 안 된 상황에서 판세를 예측하기는 무척 어렵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광역단체장 1~2명만 당선시켜도 엄청난 성공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계안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은 지난 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당의 지방선거 목표를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적어도 5곳 이상 승리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새정치연합은 전국 17개 지역 중 8곳은 후보군의 라인업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히 경기도와 광주광역시, 전북, 부산 등이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제3당 정치실험의 닻을 올린 안철수, 그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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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