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안철수의 '새정치연합' 실체 대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24 11: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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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세력 뒤섞인 정치용광로…"그 밥에 그 나물?"

[일요시사=정치팀] 드디어 '안철수신당'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지난 17일 신당의 가칭을 '새정치연합'으로 정하고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본격적인 창당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그렇다면 새정치연합은 과연 어떤 조직이며 어떤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일까? 또 그들은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의 실체를 해부해봤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지난 17일 새정치연합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28일 안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과 독자 정치세력화를 선포한 지 3개월, 지난달 21일 새정치추진위원회 제주설명회에서 '3월 창당'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동안 안개 속에 감춰져 있던 '안철수신당'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1인 정당?
안철수 빼면 시체


새정치연합은 이날 안 의원을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그동안 안 의원은 '안철수 1인 정당'이라는 주변의 비판을 의식해 창당과정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았었지만 이날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장이자 법적 대표로 추대됨으로써 새정치연합은 명실공히 안 의원 중심의 지도체제를 갖추게 됐다.

사실 새정치연합에 있어 안철수라는 브랜드는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다. 확고한 제3의 정치세력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안철수 1인 정당이란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안 의원을 창당 과정에서 너무 배제시킬 경우 신당의 지지율과 인지도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이날 창당발기인대회에서는 당명 채택과 함께 발기취지문 가결, 창준위 규약 등도 채택됐는데 그동안 베일에 감춰져 있던 신당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었다. 새정치연합이 마련한 규약 중 '새정치인의 약속'이란 항목에선 '깨끗한 정당, 자발적 참여 정신에 따라 타인의 당비를 대납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규약과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언행을 일절 하지 않는다' 등의 규약이 눈길을 끌었다.



지방선거 다가오자 내부 알력다툼 '치열'
출발도 안했는데 계파싸움? '구태정치'


규약은 당원의 자격을 '매월 5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규정했다. 새정치연합의 당비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됐다. 새누리당은 매월 2000원 이상, 민주당은 매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걷고 있다. 당장 국고보조금이 없기 때문에 당비가 다소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새정치연합은 자체 분석결과 아무리 비용을 최소화해도 창당에 최소 3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창준위 규약에서 '창준위 재정은 발기인 회비, 당비 등으로 한다'고 정했지만 지금까지 모인 회비와 당비로는 창당비용을 마련하는 데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의원이 수천억대 자산가인 만큼 안 의원 개인이 자금을 출자해 마련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같은 방법이 새정치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새정치연합의 사당화 이미지가 더욱 강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안 의원 측은 몹시 난감한 눈치다.


창당자금도 막막
첩첩산중 가시밭길


이날 대회에선 신당 창당의 주축을 담당할 인사 374명의 면면도 공개했다. 새정치연합 창당발기인 가운데 정관계 인사는 과거 새누리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출신 등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인사들이 총망라되어 있었다. 당명에 포함된 '연합'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치권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해 '정치 용광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다. 유력 전북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과거 17대 열린우리당, 18대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외에도 조배숙 전 의원, 선병렬 전 의원,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김재식 전 전남지사, 서삼석 전 무안군수,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도 민주당 출신이다.


특히 창준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홍근명 전 울산시민연대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울산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각각 새정치연합의 충남지사와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류근찬, 김창수 전 의원은 자유선진당 출신 인사다. 이중 김 전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한 전력이 있다. 이후 18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창조한국당 대표 출신인 이용경 전 의원도 눈에 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었다. 이 전 의원은 창조한국당을 만든 문국현 전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대표직을 사퇴하자 창조한국당 대표를 맡기도 했었다. 

진보정당 출신으로는 이상현 전 민주노동당 대변인과 하현숙 울산광역시 시의원이 있다. 이 전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캠프에 참여한 전력이 있고, 하 의원은 통합진보당 후보로 당선됐으나 지난해 11월 탈당해 무소속 상태가 됐다. 하 의원은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태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통진당 당적을 유지해온 인사라는 점에서 새정치연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인천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박영복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김용민 전 조달청장, 이영하 전 레바논 대사 등 공직자 출신들도 발기인에 대거 참여했다.


내부 갈등 심화
정치력 보여줄까?


새정치연합이 발표한 이번 창당발기인 명단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선 친노가 주도한 지난 19대 총선 공천이 화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던 비노계 인사들이 대거 새정치연합행을 택하고 민주당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노계가 주도한 지난 19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많은 비노계 인사들이 개혁공천이란 명분 아래 배척당했었다. 비노계 인사들에겐 지난 총선 당시 경선의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진표 의원도 공천 탈락 위기에 처했다가 간신히 구제됐을 정도였다.

새정치연합의 창당발기인에는 이외에도 시민사회, 언론계, 학계, 문화예술계 등의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어려운 인물들을 한데 모아놓아 이들을 어떻게 융합시키고 컨트롤 하느냐도 새정치연합의 큰 과제가 됐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새정치연합의 특성 때문에 창당발기대회 이전부터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잡음이 있어 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대전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대전시당에서는 시당 창당준비단 인선과 관련해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안 의원의 지역 지지조직인 대전내일포럼은 창당준비단에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등 친 새누리당 인사들이 포함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포럼 측은 "4대강 사업을 찬동하거나 뉴라이트 계열인사가 참여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창당준비단에서 제외되지 않을 경우 지지 철회까지도 검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창당발기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송 전 충남대 총장은 이미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새정치연합 대전시당 내부에서는 송 전 총장이 신당에 합류하면서 공천 약속까지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새정치연합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아무리 새정치연합의 깃발 아래 뭉쳤다 해도 진보와 보수 진영 간에는 여전히 메워질 수 없는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갈등에 대해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견제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보수와 진보 출신 인사, 서로 '으르렁'
인재영입, 공천방식 등 '시한폭탄' 곳곳
 


새정치연합 책임론도 있다. 새정치연합이 새정치를 추구한다면서도 결국 중앙당에서 검증도 없이 외부 영입인사들을 낙하산식으로 발표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고작 3개월여 남긴 시점에서 새정치연합이 영입인물들에 대해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은 유권자들과 후보자들을 모두 납득시킬 만한 경선규칙을 마련하는 것도 큰 과제다. 선거구마다 후보군이 늘어나면서 경선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이제 갓 창당발기대회를 마친 새정치연합이 당원 여론조사와 같은 기존 정당의 후보공천방식을 도입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의 앞길에는 내부 갈등을 유발할 시한폭탄이 수두룩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내부의 계파싸움은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같은 내부 갈등은 기존 정치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문제는 새정치연합이 새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정치권의 자리싸움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지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방선거 성적표는?
3곳 당선 시 대박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새정치연합의 지방선거 성적표다. 지방선거에서의 성적에 따라 안 의원의 제3당 정치실험은 성패가 엇갈리게 된다. 아직까지 각 당의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조차 확정이 안 된 상황에서 판세를 예측하기는 무척 어렵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광역단체장 1~2명만 당선시켜도 엄청난 성공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계안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은 지난 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당의 지방선거 목표를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적어도 5곳 이상 승리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새정치연합은 전국 17개 지역 중 8곳은 후보군의 라인업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히 경기도와 광주광역시, 전북, 부산 등이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제3당 정치실험의 닻을 올린 안철수, 그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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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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