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 본격 ‘옥석 가리기’

환승역 상권 가이드

2014년 갑오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에 들어가면서 불황기에 강한 역세권에 위치한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역세권의 경우 비역세권보다 임차인 확보에 유리하고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해서다. 특히 역세권 중에서도 환승역세권이 뜨고 있는데, 이는 단일역보다 환승역세권이 수요층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유동인구가 풍부해 지역 개발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상가 등 불황에 강한 역세권 상품 주목
임차인 확보 유리…안정적인 수익 가능

기존 환승역세권은 주변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 시 빠른 자금 회수에 유리하다. 아직 미개통 환승예정 역세권은 향후 투자의 미래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적인 상품인 상가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지식산업센터도 환승역이 유리하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역세권이라고 하더라도 단일역보다는 환승역세권이 아무래도 임대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환승역 지하철 노선의 핵심은 도심 곳곳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환승역이 필요한 이유는 최단거리를 제시함으로 정확한 시간대를 예측할 수 있는 정확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또 버스 등 대중교통이 역세권 위주로 경유를 하게 돼 지역 연계성을 살린다.
환승역이 되면 사통팔달 접근성이 좋아지므로 역세권 주변으로는 택지와 업무시설들의 개발행위가 많아져 유동 인구층의 급격한 증가가 이루어진다. 역지명의 인지도가 높아져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대중교통 이용도가 높은 젊은 소비층의 비율이 높아져 판매시설과 유흥 시설 등 다양한 계층의 소비층이 상주하게 돼 업종의 다양성 및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아무리 환승역 상권이더라도 주의점은 있기 마련이다. 최근 신설역이 개통하거나 기존 노선이 연장되면서 환승역 상권이 속속 생기고 있다. 따라서 모든 환승역이 다 주목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무늬만 환승역에 주의하여야 하는데 단순하게 환승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환승역의 경우 출구가 두 자리인 경우가 많아 출구별 유동인구의 수를 살펴야 한다. 
본인이 관심 있는 출구가 주출입구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타 교통수단과 연계성이 우수한지, 집객효과를 유발시키는 랜드마크형 건물이 있는지, 브랜드 매장이 있는지, 노점상이 있는지 등도 체크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에는 역세권 효과가 3단계 공식처럼 노선 발표, 착공, 확정때마다 상승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개통 이후에나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개통 전에 이미 미래가치가 반영돼 개통 이후에 오히려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아무리 임대수요가 풍부한 환승 역세권일지라도 기존 경쟁 상품과 경쟁력은 있는지, 투자대비 적정 임대수익이 나올 수 있는 입지인지 충분히 검토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환승역에 분양(예정) 중인 수익형 부동산 현황이다.

단일역보다 환승역세권
유동인구 많아 수요 풍부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역삼 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강남구 역삼동 735-17번지 일대에 ‘역삼 푸르지오시티’를 분양한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7층?지상 15층 1개 동으로, 투룸 122실과 원룸 211실, 총 333실로 구성됐다. 현재 일부 미계약분과 회사보유분을 공급 중이다. 
환승역인 강남역과는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분양가는 강남구에서 보기 힘든 3.3㎡당 1500만?1650만원대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다. 기존 강남일대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는 1800만원대다. 
역삼 푸르지오시티는 국내 1인 가구 분포 최다 지역인 테헤란밸리에 위치해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이 지역은 국내 1, 2위에 해당하는 고소득 수요층이 몰려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임차인이 선호하는 소형면적의 원룸(211실)과 강남에서 보기 힘든 투룸(122실)을 적절히 섞어 투자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췄다는 평이다. 이 오피스텔은 현재 계약금 정액제(500만원)와 중도금 50% 무이자 융자 혜택으로 초기 부담을 줄였다. 준공은 2016년 3월 예정이다.
▲강남역 센트럴애비뉴 = 대우건설은 서울 역삼동에서 오피스텔인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와 상가인 ‘강남역 센트럴애비뉴’를 분양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지하 8층?지상 19층 1개동 총 728실로 이뤄졌다. 
지하 2층?지상 3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지상 4층부터는 소형 오피스텔(전용 20?29㎡)이 들어선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평균 1790만원대로 총 분양대금의 50% 한도 내에서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센트럴애비뉴는 대형 오피스텔(728실) 건물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다. 상가 연면적 1만3000여㎡에 점포수는 110개에 달한다. 이 상가는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오피스텔) 건물의 지하 2층?지상 3층에 입점한다.
일부층의 상가 전면에 데크공간을 조성해 고객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분당선과 환승이 가능한 강남역 1번 출구와의 거리가 불과 34m에 불과하다. 강남역의 하루 평균 승하차 인구는 평일 21만명, 주말 35만?40만명이다.

2호선·9호선
당산역



▲당산 데시앙루브 = 태영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5가 ‘당산역 데시앙루브’ 오피스텔 내 상가를 분양한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15층에 총 350실 규모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이다. 
분양 상가는 지상 1층과 지하 1층으로 특화된 중정 설계를 적용, 건물 입구에서 상가로의 접근성은 물론 자연채광과 개방감이 좋다는 게 태영건설 설명이다. 1층 상가는 층고가 7.5m로 높아 복층이나 전용테라스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당산역세권은 지하철 2·9호선이 교차해 하루 유동인구가 10만명에 달한다. 분양가가 인근 신규 분양상가의 약 60%선으로 높은 임대수익과 운영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당산역 데시앙루브’오피스텔 일부 잔여분도 분양 중이다. 전용 28㎡의 1.5룸 구조다. 입주 후 3년간 임대수익보장과 입주지원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당산SK V1센터 = SK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4가 80번지 일대에 위치한 ‘당산 SK V1 Center’ 지식산업센터와 상가를 분양한다. 연면적 9만9807㎡에 지하 4층?지상 19층 규모 2개동으로 구성된다. 상가는 전체 연면적 중 4.58% 수준인 총 18호에 불과하다. 
1층 기준 3.3㎡당 분양가는 주변 당산역 상가 시세보다 저렴한 950만?2110만원 수준으로, 평균가는 3.3㎡당 1530만원 수준이다. 당산 SK V1 center는 당산역(2·9호선) 및 영등포구청역(2·5호선)이 인접한 트리플 역세권(2·5·9호선)으로 올림픽도로,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다. 
상가 수요는 지식산업센터 상주인구 약 3000여명과 사업지 주변 인접 유동인구 약 8000명을 포함해 1만1000여명에 달한다. 업종구성은 1층 대로변으로는 부동산, 편의점, 문구점 등의 편의시설을 배치하고 동간 중심부에는 식음부분을 집중배치해 전반적인 상가 활성화를 위해 초점을 맞췄다. 준공은 2015년 2월 예정이다.

무늬만 환승역 주의
출구별 꼼꼼히 조사

5호선·8호선
천호역


▲천호 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강동구 천호역세권에 위치한 ‘천호역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천호역 푸르지오시티는 더블 역세권으로 5·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을 5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초 역세권 단지이다. 
상시고용인구 약 2만명이 예상되는 제2롯데월드타워(예정)가 위치한 잠실역과 3정거장 거리에 있다. 인근 상일동에 삼성엔지니어링이 입주한 강동첨단산업단지가 위치해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추고 있다. 단지설계는 ‘L’자형으로 조망 및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100% 자주식 주차설계가 적용됐다. 3층에는 휘트니스센터가 위치해 있다. 계약금은 500만원 정액제이며, 중도금 50% 무이자다. 
‘임대수익 플러스 보장제도’를 최대 8년간 실행하는 등 분양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5층, 1개동, 전용 24?27㎡ 총 752실로 강동구 최대 규모다. 입주는 2015년 7월 예정이다. 

분당선·신분당선
정자역


▲정자 3차 푸르지오시티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2-2, 162-4번지 건축 연면적 11만7112.46㎡에 대우건설의 ‘정자동 3차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이 분양 중에 있다. 최고 34층 높이의 4개동, 전용면적 24?59㎡의 1590실 규모다.
아파트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점도 장점이다. 지상 4층 옥상정원의 대규모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또 오피스텔 전용 로비에는 무인 택배보관함을 설치해 입주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입주자 전용의 휘트니스센터와 고속도로 조망이 가능한 골프연습장도 갖췄다. 
SK C&C와 NHN 등이 위치해 탄탄한 임대 수요를 갖췄다. 지리적으로는 분당선 지하철을 통해 서울 강남까지 16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분당?수서간, 분당?내곡간, 경부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 등이 광범위하게 연계되는 도로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오피스텔 내에 상업시설도 분양 중이다. 1층에 26호실, 2층에 18개 호실로 총 44개 호실로 분양가는 3.3㎡당 960?4590만원 선이다. 전용률 63%대로 전용면적대비 최근 분양한 분양상품보다 저렴하다. 입주는 2015년 6월 예정이다. 

1호선·인천 2호선  
 주안역


▲주안 프라움S = 태남건설은 인천시 주안동 23-1번지 일대 ‘프라움S’ 소형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국철 1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예정)이 교차하는 환승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1층은 상가로 운영되고 지상 2?7층 규모로, 전용면적 14.76㎡, 발코니 포함 약 19.8㎡ 총 150가구로 이루어져 있다. 
프라움S는 선임대 후분양으로 계약과 동시에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수익률은 보증금과 월세의 다소 차이가 있지만 13?15%대로 선착순으로 호수 지정이 가능하다. 도시형 생활주택임에도 주차공간을 자주식으로 시공했다. 세대당 12㎡가 넘는 공간을 확보했다.
인천 시내버스 80% 이상이 경유하는 주안역이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수익형 부동산으로 트리플 역세권 개발 및 도시재생사업 또한 개발 호재로 더욱 미래가치가 높다. 인천종합터미널, 시내·시외버스 경유노선이 있는 다양한 멀티광역교통이 가능하다. 경인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 등이 인접해 전국 어디로든 진입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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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