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여는 모델하우스마다 사람들 ‘북적북적’

천안·아산에선 지금…

가을 분양이 한창인 요즘 천안·아산 지역이 부상하고 있다. 모델하우스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 청약경쟁도 가히 폭발적이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떴다방까지 등장했다.


대규모 산업시설 밀집…인구 꾸준히 늘어
신규 주택 수요로 새 아파트 공급 봇물

천안·아산 지역이 뜨는 이유는 대규모 산업기반 시설이 밀집해 있어서다.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인 천안 동남구 인근엔 천안공업단지, 천안유통단지,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 백석산업단지, 천안 제2산업단지, 천안 제4지방산업단지 등이 있다.

견본주택 문전성시
매매·전월세 강세

충남 아산시는 세계 최대의 LCD 단지인 탕정 삼성 디스플레이 산업단지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삼성반도체, 삼성코닝정밀소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천안·아산 지역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형성되면서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비해 새 아파트 공급은 부족해 신규 주택 수요로 한동안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업기반이 확대되면서 집값도 꾸준히 올랐다.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천안 아파트값은 올 들어 1.47% 올랐다. 아산시도 0.73% 올랐다. 전셋값은 천안시가 1.61%, 아산시가 0.81% 뛰었다. 
KB부동산알리지의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기준 천안 아파트값은 2010년 9월보다 30.87%, 올 들어서만 2.68% 뛰었다. 천안 아파트 전셋값은 3년 전보다 46.73%, 올 1월부터 9월까진 3.57% 상승했다. 인근 지역인 아산 아파트값은 3년 전보다 28.68%, 올 초보다 2.32% 올랐다. 전세가격은 2010년 9월 대비 53.96%, 올 1월 대비 4.9%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4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천안·아산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1개 단지·5583가구에 달한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순위내 청약을 끝냈다. 앞으로도 분양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천안·아산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이다.
▲더샵 레이크시티 3차 = 지난 11일 문을 연 포스코건설의 ‘더샵 레이크시티3차’견본주택엔 주말동안 2만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앞서 4월 공급된 ‘더샵 레이크시티 2차’도 최고 10.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올 상반기 천안·아산 지역에서 가장 성공적인 분양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레이크시티 3차는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876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78%를 차지한다.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동암지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2?23층 17개동에 72㎡ 122가구, 84㎡ 754가구, 99㎡ 242가구의 5개 타입 총 1118가구로 구성됐다.
단지 바로 옆 음봉중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2016년엔 단지 인근에 월랑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이전으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단지에서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KTX 천안·아산역과 갤러리아백화점·롯데마트가 인근에 있다. 해발 294m의 연암산과 문화광장·산책로 등을 갖춘 월랑저수지가 단지 옆이다. 단지에서 연암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조성된다.
단지 주변에 업무·산업시설이 몰려 있어 배후 주거 수요가 넉넉하다는 평이다. 2만8000여 명이 근무하는 세계 최대 LCD관련 산업단지인 삼성디스플레이시티(460만㎡)가 자동차로 5분여 거리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시티 2단지(210만㎡)가 2015년 완공되면 상주 인구만 8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도 가깝다.
포스코건설은 “단지 인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시설의 근로자가 많아 주거 수요는 꾸준하다”며 “대부분 소득 수준이 높은 젊은 층으로 대단지 브랜드 타운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올들어 11개 단지에 5583가구 분양
일부 제외하고 대부분 순위 내 청약

▲엠코타운 더 퍼스트 =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는 충남 천안지역에선 처음으로 동남구 신부동에 ‘현대엠코타운 더 퍼스트’ 987가구를 분양한다. 엠코타운은 북일고 옆 옛 남영나일론 부지 3만9385㎡에 지하 2층, 지상 11?25층 아파트 12개동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면적 기준 59㎡ 376가구, 74㎡ 339가구, 84㎡ 272가구 등 소형 중심으로 구성됐다. 
수도권 전철 두정역, 천안시외버스터미널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천안IC가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입지하고, 천안동서대로 등 쾌속 도로망도 인접한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이 아파트는 중대형에서 적용되던 4베이 구조로 설계, 아파트의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고 겨울철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다.
인근에 단국대·호서대·상명대·백석대·공주대 등 6개 대학이 밀집해 있고, 천안북일고·북일여고·두정중·신부초 등 5개 초중고교가 있다. 신부동 학원타운이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대형백화점·대형마트·영화관·축구센터·종합병원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삼성 디스플레이 단지와 3개 산업단지가 인근에 위치 개발압력이 높은 곳이다.
현대엠코는 “지역주택조합 사업방식으로 공급되면서 공동구매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3.3㎡당 710만원대 가격을 책정,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최고 100여만원 이상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모집조건은 주택조합설립인가 신청일 현재 천안시, 아산시를 포함한 충청남도·대전시·세종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으로, 입주시까지 무주택자이거나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주만 가능하다.  현대엠코는 향후 인근에 아파트 5500여 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어서 이 지역은 대규모 엠코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불당 지웰푸르지오 = 신영과 대우건설은 ‘천안의 강남’으로 불리는 불당신도시에 ‘천안 불당 지웰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아산탕정지구 1-A4 블록에 들어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8층, 7개동 총 68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84㎡ 356가구, 99㎡ 326가구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3.3㎡당 800만원 후반대. 99㎡의 경우 3억4000만?3억500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당신도시는 천안 불당·백석·신방동 및 아산시 탕정면 일원 512만㎡에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다. 삼성전자 탕정LCD 산업단지가 인접해 배후 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KTX 천안아산역과 가까워 서울역까지 40분대에 도착이 가능하다. 장항선과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내년엔 천안?세종?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수도권 전철 연장구간 건설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천안?당진간 고속국도도 2015년 개통된다.

중소형 중심 구성
수도권 접근 용이

특히 녹지율이 25%에 이른다. 여가·휴식·놀이·운동공간 등 친환경 테마공원이 다양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주변에 우수한 생활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천안시청과 종합운동장, 갤러리아백화점, 이마트, 롯데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CGV 등이 가깝다. 단지 앞으로 초·중학교도 들어설 예정이다. 공원 조망이 가능한 피트니스센터와 가족캠핑장, 북카페, 코인세탁실 등도 마련된다.


▲우방 아이유쉘 = SM그룹은 충남 천안시 불당동에 160가구의 ‘우방 아이유쉘 트윈팰리스’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17층에 210㎡ 32가구, 228㎡ 16가구, 255㎡ 32가구, 256㎡ 16가구, 263㎡ 32가구, 270㎡ 32가구로 대형 위주로만 구성된 프리스티지 단지다. 
천안시청이 단지와 인접해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등 대형 쇼핑시설도 가깝다. 복합문화공간인 CGV천안펜타포트, 와이몰 등을 통해 문화와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교육시설도 집중해 있어 자녀가 있는 수요자들에게 최상의 교육여건을 제공한다.
KTX 천안아산역이 차량으로 5분 거리고, KTX는 서울까지 34분이면 도착한다. 봉서산이 아파트 앞에 위치해 입주자는 조망권과 웰빙 프리미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고품격 로비라운지와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GX룸, 독서실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옥상정원, 썬큰가든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통해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했다. 
중앙 정수시스템, 자동 환기 시스템, 친환경 마감재를 적용했다. 시스템도 유비쿼터스 아파트로 홈 네트워크를 비롯해 통합보안시스템 등이 설치된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주거민과 비주거민들의 접촉 및 진·출입로를 구분했다. 주차 공간 역시 상가 및 비주거 주차장과 입주민 주차장을 구분해 보안성 및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 효성은 충남 천안시 차암동 3산업단지 내에 ‘스마일시티 효성해링턴 플레이스’1318가구를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7?26층, 15개동 전용면적 51?84㎡의 중소형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600만원대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전 가구가 정남향 판상형으로 설계돼 통풍과 채광이 우수하고 단지 내에 조성된 근린공원을 따라 생태하천이 흘러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인근엔 2산업단지, 4산업단지, 백석산업단지, 천안유통단지 등이 있어 직장 가까이 거주를 원하는 근로자들에게 최적의 입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할인마트와 백화점, 병원, 시청, 구청 등 생활편의 시설이 가깝다. 경부고속도로 천안IC, KTX천안아산역, 종합버스터미널, 두정역 등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교통망도 뛰어나다. 지구 내에 삼성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신설되고 환서초교, 오성중, 환서중, 두정고 등 4개 초중고가 차로 5?10분 거리에 있다.


▲아산 반도유보라 = 반도건설은 충청남도 아산시 온천동 1019번지 일원에 ‘아산 반도유보라’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면적 59㎡의 전 세대 소형 단일 평형으로, 총 650가구로 구성된다. 한강신도시, 양산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에서 분양한 바 있는 반도건설은 ‘세상에서 가장 크게 누리는 59㎡ 평면’이란 콘셉트를 내세워 지난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선보인 59㎡-4베이 평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방 3개와 거실이 일직선으로 놓이는 4베이 구조로 설계된 59㎡는 확장 시 최대 사용공간이 90㎡에 달한다. 주택 양면이 개방돼 채광과 통풍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도건설은 “선택이 가능한 가변형 공간 구성으로, 작게 사서 넓게 쓰는 주거 공간이 적용되어 많은 아산 시민들의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유보라는 아산시의 중심에 위치해 교육, 생활, 자연 환경까지 모두 갖춘 3박자 입지를 자랑한다. 단지 가까이 초중고교가 인접하다. 특히 아산시 최초로 YBM과 연계한 ‘단지 내 영어마을’을 선보일 예정이다. 입주민들의 자녀들을 위해 단지 내에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 탕정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교통이 편리하다. 관공서와 교육문화센터, 대형마트가 인접한 생활 인프라와 더불어 단지 인근에 위치한 온천천 복개하천 생태조성사업이 완료되면 다양한 수변공간 및 야외공연장, 자전거 체험장 등으로 쾌적한 녹색자연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현대차, LG…
배후 주거수요 넉넉


▲천안 비즈타워 = 동아토건은 충남 천안 제3산업단지 B2블록에 ‘천안 비즈타워’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층, 계약면적 31㎡ 414가구로 조성된다. 천안 최초로 입주 지정일 후 1년간 월 40만원의 임대료를 보장하는 ‘임대가 확정보장제’를 실시한다. 
단지 내엔 운동시설, 피트니스센터, 바비큐장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고, 보안 강화를 위해 여성 전용층도 배치한다 반도체, 전자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는 천안 제3산업단지와 주변의 제2·4산업단지를 통틀어 유일한 소형 오피스텔이라 공실 위험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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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