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자진사퇴한 ‘천성관’ 후보자

24일만에 천국서 지옥으로 곤두박질


강남 고급아파트 매입, 스폰서검사 의혹 등 치명적
사퇴·내정 철회 일사천리…검찰 지휘라인 공백 혼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제때 퇴임하는 것조차 힘들었던 검찰총장들. 이번엔 검찰총장 내정자가 임명장도 받기 전 자진사퇴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내정 이후 온갖 의혹에 시달리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내정 24일 만에 불명예 퇴진한 것. 그는 아파트 구입 자금의 출처, 부인의 호화생활, 스폰서 검사 등의 의혹으로 도덕성에 흠집만을 남긴 채 24년 검사생활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검찰은 지휘부 공백에 따른 혼란에 빠졌고 이명박 정부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천국에서 지옥을 오간 천 후보자의 24일을 돌아봤다.

검찰총장 자리가 또다시 공석이 됐다. ‘스폰서 검사’라는 비아냥 속에서 내정 24일 동안 바늘방석에 앉아있던 천 후보자는 스스로 검찰총장에서 물러나는 것을 택했다. 천 후보자는 지난 14일 오후 8시30분 낸 ‘사퇴의 변’에서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공직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공안검사 외길 인생
새 정부 구미에 맞아

이명박 대통령도 서둘러 천 후보자의 내정을 철회했다. 이 대통령은 사퇴의사를 밝힌 다음 날인 지난 15일 “무엇보다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내정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차기 검찰총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천 후보자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천 후보자는 검찰 내에서 ‘공안통’으로 평가받아 올 만큼 검사 임관 후 줄곧 공안 외길을 걸어왔다. 충남 논산 출신인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수원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하면서 공안검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1995년 대검 공안부에서 검찰연구관직을 수행하면서 본격적인 공안검사로서 활동을 했다.


굵직한 공안 사건에도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부산지검 공안부장이었던 1998년에는 이른바 ‘영남위원회’ 사건을 맡아 반국가단체를 결성한 혐의로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신시당위원장 등 15명을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부장검사로 지내던 2000년 8월에는 의료계 폐업 사건과 관련해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의권쟁취투쟁위원장)의 구속 수사를 지휘했고, 2000년 4·13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주도한 총선연대 공동대표 최열과 박원순 상임집행위원장, 장원 대변인을 수사했다.

2001년에는 만경대 방명록 사건을 수사했다. 천 후보자는 8·15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이었던 강정구 동국대학교 교수를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을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내용을 적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맡아 지휘해온 천 후보자였지만 탄탄대로의 출세 길을 걷지는 못했다. 2005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서울고검 차장으로 부임한 뒤 주요 핵심 부서에 입성하지 못한 채 일선 지검장만을 역임했던 것. 이에는 공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공안 검사의 위상이 약화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던 천 후보자가 날개를 달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였다. 공안 기능을 강화한 현 정부는 그에게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내줬다. 천 후보자의 위상도 점차 높아갔다.

그리고 2009년에는 용산참사 사건과 MBC의 <PD수첩>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행했다. 이때부터 천 후보자는 언론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시작했다.

먼저 용산참사 사건에서 천 후보자 아래에 있던 수사팀은 농성자 20명, 용역업체 직원 7명을 기소했으나 경찰에는 책임을 묻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 또 <PD수첩> 광우병 보도 수사에서는 방송 작가의 7년에 걸친 이메일을 압수수색하고 그 일부를 언론에 공개해 여론 몰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천 후보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를 주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더욱 차가웠다.

<조선일보>는 지난 5월6일자 신문에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노 전 대통령 구속 여부를 묻는 전화를 돌렸고 전화를 받은 검찰 간부 절반 이상이 임 총장의 불구속 기소 의견에 동조했지만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과 신상규 광주고검장은 원칙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을 보도해 파문이 일었던 것.

그러나 천 후보자의 위상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검찰총장 후보자로 전격 발탁되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지난 6월21일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검찰총장에 내정되면서 검사로서 그의 인생은 절정에 치달았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맞게 검찰 분위기를 일신하고 법질서 확립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바탕으로,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섬기는 리더십을 갖춘 적임자로 판단되어 발탁했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안팎에선 천 후보자를 검찰총장직에 내정한 것을 두고 파격인사라는 말이 흘러나왔지만 현 정부에게 천 후보자가 가진 요소들은 여러모로 입맛에 맞았다. 충청 출신인데다 공안통 검사 출신이란 점도 강점이었다. 기수서열을 파괴해 변화와 쇄신의 느낌을 주는 인사라는 것도 위기에 처한 검찰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데 한몫을 할 거란 기대감도 있었다.

그가 해결했던 사건들도 발탁 배경으로 꼽혔다. 지난해 수사를 맡았던 ‘여간첩 원정화 사건’과 안양초등생 혜진, 예슬 납치 살해 사건, 경기도시공사 개발비리 등이 그것. 온화하고 겸손하며 합리적인 성품을 갖췄다는 주위의 평가도 검찰총장을 맡기기에 손색이 없었다.

천 후보자는 “어려운 시기에 총장으로 지명돼 어깨가 무겁다”며 “법질서를 확립해 국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검찰의 기본임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검찰총장직을 수행할 뜻을 밝혔다.

내정 직후 흘러나온 의혹
도덕성에 치명타 입어

그러나 내정 발표 직후부터 그에 대한 반대여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 6월 25일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백승헌)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하태훈 고려대 교수)가 ‘천성관 임명반대, 비(非)검찰 법무장관 임명, 검찰개혁특위 설치’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총장 자격이 없는 천성관 내정자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천 후보자를 두고 ‘인권침해 수사 책임자’ ‘공정성을 상실한 편파수사 책임자’ ‘무리한 공안수사로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한 책임자’라고 단정을 지으며 강한 어조로 이번 인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주장했다.

천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의혹도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가 가까워올수록 정점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천 후보자에게 악몽의 날로 기억될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야당은 천 후보자에게 일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그중 하나가 서울 강남 고가아파트 구입과정에 관한 의혹이다. 천 후보자는 지난 4월 강남구 신사동의 한 고급아파트를 29억7500만원에 구입했다.

이 과정에서 친동생과 처형에게 각각 5억, 3억원씩을, 지인인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15억5000만원을 차용했다. 이 중 박씨에게는 이자 400만원과 원금 7억5000만원을 갚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8억원이 부채로 남아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이에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검찰 간부가 거액을 차용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고 차용 성격도 석연치 않다며 의혹을 드러냈다.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청문회에 앞서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까지 18평짜리 다가구주택에 전세 살던 천 내정자의 동생이 갑자기 2억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하고 형에게 5억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무이자로 빌려줄 정도의 재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의혹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서도 아파트 매입과정에서 불거진 박씨와의 고액채무 관련 의혹을 천 후보자에게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청문회 당시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박씨에게 15억5000만원을 빌린 부분에 대한 금융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증인으로 채택된 박씨마저 불출석한 것도 천 후보자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박씨와 천 후보자 사이의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씨가 천 후보자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나온 것.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004년 천 후보자와 박씨가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함께 간 것으로 나오고, 올해 2월10일에는 천 후보자의 부인과 박씨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3000달러짜리 샤넬 핸드백을 함께 구입한 기록도 있다”고 지적하며 여행경비 및 명품 구입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천 후보자는 “같이 여행 간 적은 없다”면서도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탔는지는 모르겠다”는 어설픈 해명을 했다.

천 후보자의 부인 김모씨가 승계한 제네시스 차량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 차량은 천 후보자의 지인이 대표로 있는 S사가 지난해 5월부터 임차해 사용해 오던 것으로 검찰총장 내정자 발표 다음 날인 6월22일 S사로부터 보증금 1700만원에 매달 170만여 원을 주는 조건으로 리스 계약이 승계됐다.


그러나 계약 승계 이전인 지난해부터 이 차량이 천 내정자의 아파트 주차대장에 천 내정자 집 차량으로 등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 오래전부터 천 후보자 측이 지인을 통해 무상으로 차량을 이용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휘라인 잃은 검찰
‘구원투수 어디 있어?’

또 천 후보자의 부인이 모 백화점이 연간 3500만원 구매실적 이상의 VIP고객에게 제공하는 멤버십인 ‘J클럽’ 회원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천 후보자는 이에 대해 “‘J클럽’ 카드는 윗동서 카드인데 처갓집 자매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이밖에도 아들의 병역특례 의혹, 자녀 위장전입 의혹 등이 청문회 자리에서 천 후보자를 옥죄었다. 그러나 천 후보자는 이렇다 할 해명도 하지 못한 채 청문회를 떠나야 했다.

그리고 낱낱이 드러난 허술한 자기관리와 비도덕적인 면모는 결국 그에게 어려운 선택을 하게 만들었고 내정된 날로부터 24일이라는 시간은 천 후보자에게 ‘일장춘몽’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천 후보자가 물러났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후폭풍만이 거세지고 있을 뿐이다. 또 지휘라인이 초토화된 검찰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 인사검증 시스템 재검토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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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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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