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방중 후일담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7.10 18:13:05
  • 댓글 0개

입맛 따라…‘MB맨’들과 밥도 먹기 싫다?

[일요시사=경제1팀] 두 기업 회장이 ‘동병상련’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대 동문이지만 삶의 궤적은 다르다. 한 사람은 30년 넘게 철강 기업에 몸담고 있고, 또 다른 이는 장관직을 거쳐 거대 통신 기업을 이끈다. 그런 두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발탁 돼 중국을 방문한 후 외풍에 휘말렸다.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살얼음판 행보가 묘하게 겹친다.



날벼락은 이미 두 사람을 강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첫날 열린 국빈만찬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이석채 KT 회장이 빠진 것으로 확인돼 재계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호사가들은 불참의 진의보다 배경에 주목했다. 새 정부 들어 교체설에 곤혹을 치러온 이들이라 더 그렇다. 

 
같은 배 탄
두 회장님

지난 1일 재계 등 업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 첫 날인 지난달 27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시진핑 국가주석 초청 국빈만찬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경제계 인사 중 정 회장과 이 회장이 불참했다. 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역시 만찬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을 제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등의 참석자들은 청와대가 결정한 뒤 대한상공회의소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계 일각에선 국빈만찬 참석자 명단 작성에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의 측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입장이다.


대한상의 한 관계자는 “해외 국빈 방문을 수행하는 모든 기업인들이 만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역대 최대 경제사절단이 꾸려진 만큼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경영자들을 고루 배분해 선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에 제외된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포스코 관계자는 “27일 국빈만찬은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행사가 아니었다. 경제사절단 전원이 참석해야 하는 28일 조찬과 오찬은 모두 참석했다”고 말했고, KT나 효성그룹 관계자 역시 “만찬 참석자 선정에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면 애초에 사절단에 왜 포함을 시켰겠냐”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 대통령 만찬자리에 일부 대기업 회장 제외
불참 이유·배경 두고 미묘한 파장…뒷말 무성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포스코나 KT의 경우,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중국 내 사업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정치적·경제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1991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기준 4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은 또 4대 직할시 중 한 곳인 충칭에서 중국 철강사와 합작으로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고르게 배분했다고 하지만 포스코와 KT의 수장들이 초대받지 못한 것에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공교롭게도 해당 두 기업 수장들은 지난해 말부터 끊임없이 교체설, 퇴진설 등에 시달렸던 터라 이 같은 사안들이 이번 만찬 제외에 조금은 영향을 미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소문난 잔치
‘뒷말 무성’

포스코와 KT는 ‘공민기업(공기업에서 민영화한 기업)’이다. 포스코는 2000년, KT는 2002년 공기업의 탈을 벗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준공기업으로 분류된다.

실제 두 회장은 출발점부터 순탄치 않았다. 이 회장은 2008년 11월 남중수 전 사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인 2009년 초에 KT를 맡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 회장 역시 취임 당시부터 정치적 외풍에 부닥쳤다. ‘이명박 정부’ 때 임기가 남아있던 이구택 전 회장이 물러나고 수장 자리에 올랐다. 몇몇 외부 인사가 회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내부 인사가 회장이 돼야 한다는 포스코 안팎의 여론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그러나 당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영준 전 차관 등 이명박 정권 실세들이 정 회장의 인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또 하나의 MB맨으로 분류됐다.

취임 후 두 회장은 적극적인 조직개편과 M&A 등으로 시장에서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정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베트남 냉연공장 준공, 인도네시아 제철소 착공 등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 회장은 공무원(전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답지 않은 추진력으로 KT의 미래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은 취임 5일만에 KT와 KTF의 합병을 마무리 지었고, 국내에 아이폰을 처음으로 도입해 스마트 혁명의 불씨를 지핀 ‘혁신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반면 내부 안팎에서는 ‘MB 낙하산’, ‘측근 심기’, ‘문어발 경영’, ‘밀어붙이기’, ‘독불장군’ 등 이라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MB맨’으로 불리는 두 회장이 임기를 제대로 끝마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월 한 매체는 인수위 시절 친박계 몇몇 인사들이 박 대통령에게 정 회장의 교체를 건의했다고 보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MB표 기업
멀리하기?

이 매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한 핵심 측근은 “새누리당에서 먼저 얘기가 나왔다. 3∼4명의 친박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박 대통령 참모진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논의에 참여했던 친박 의원은 익명을 요구하며 “(박 대통령)에게 인사 청탁을 하기는 어렵지만 바꿀 필요가 있다는 수준의 보고는 하고 있다. 정 회장 교체에 박 대통령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고 귀띔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이 회장도 지난해부터 끊임없는 교체설과 퇴진 압박에 시달리는 중이다. 정재계 안팎에서는 “올 여름을 전후해 두 회장의 거취가 불투명해 질 것”이라는 루머까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두 회장이 국빈 만찬 자리에 제외되면서 “박 대통령에게 제대로 미운털이 박혔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 회장과 함께 만찬에서 제외된 기업의 수장들도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다. 공교롭게도 이들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관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박 대통령은 이들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는 등 MB를 향한 압박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MB 특혜기업’도 빠져
살얼음판 행보 오버랩

이 전 대통령의 사돈 집안인 효성그룹은 현재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룹 측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주장하나, 일반적으로 정기 세무조사가 5년 만에 행해지는 만큼 지난 2010년에 이어 3년 만에 벌어진 이번 조사는 특별조사라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최근 <뉴스타파>가 조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가 조세피난처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을 폭로한 직후여서, 역외탈세 혐의에 대한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코오롱그룹은 새 정부 출범 후 4대강 사업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계열사 관련 의혹이 불거졌다.

박근혜의
‘MB색 빼기’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이 지난 4월 공개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워터텍㈜은 4대강 사업 추진 시기인 2009년부터 3년간 4대강 수질 개선 사업인 ‘총인 처리 시설 설치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10억 원대의 현금 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인 처리 시설은 하천 오염의 주요 원인인 총인이 강으로 유입되는 것을 줄여주는 설비다. 문건에서는 코오롱워터텍이 총인 처리 사업 심의위원들과 지자체 관계자 등에게 휴가비, 명절 사례비, 준공 대가 등의 명목으로 현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공정거래위원회, 환경부, 7개 지방조달청 등에도 현금이 전달된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본금 10억 원대의 회사가 10억 원의 현금 로비를 벌인 점이나 이 회장이 코오롱워터텍 지분 8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들어 불똥이 오너에게 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한 재계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효성과 코오롱까지 만찬에서 빠진 것은 박 대통령이 MB 정부 뒷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냐”며 “MB 정부의 각종 비리 의혹 사건들이 사정기관과 정치권의 도마에 오르고 있어 어디서 무엇이 터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에서 박 대통령이 선긋기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