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뺨친다 … 싸기로 소문난 아파트

‘착한 분양가’열전

전세시장이 강세인 요즘 ‘착한 아파트’가 인기다. 건설사들은 경쟁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손님끌기에 나서고 있다. 전국에서 싸기로 소문난 아파트들을 골라봤다.


전세시장 강세…저렴한 가격 내세워 손님끌기
올 상반기 평균 분양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

전셋값이 여전히 강세다. 집값은 지속적으로 떨어진 반면 전셋값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 1.20%, 신도시 1.50%, 경기 0.94%, 인천 0.66%, 수도권 1.12%, 지방 0.42% 등으로 모든 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재계약 비용도 늘어났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2011년 2억4194만원에서 6월 말 기준 2억8023만원으로 3829만원이나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도도 평균 전셋값이 2년 전보다 각각 1121만원, 2810만원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셋집은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침체된 분위기 달리
순위내 청약서 마감

반면 분양가는 하락세다. 올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닥터아파트가 200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상반기 전국 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3.3㎡당 평균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862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0만원 내렸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800만원대로 내려간 것은 2007년 이후 처음. 매년 상반기 분양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 2007년 807만원 ▲ 2008년 1124만원 ▲ 2009년 940만원 ▲ 2010년 1074만원 ▲ 2011년 965만원 ▲ 2012년 912만원이었다.
전세난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아예 작은 집이라도 사는 게 낫다고 보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보니 ‘착한 분양가’아파트가 내집 마련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도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치열하다. 
건설사들은 이러한 수요자들의 입이 벌어질 만한 파격적인 분양가가 적용된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또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등 다양한 금융혜택을 내세워 손님끌기에 나서고 있다. 다음은 전국에서 싸기로 소문난 아파트들이다.


▲동탄 더샵 센트럴시티 =  지난 4월 포스코건설이 동탄 2신도시 커뮤니티 시범단지 내 A102블록에서 분양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완판 됐다. 810가구 모집에 4845명이 몰려 평균 5.98대 1의 경쟁률로 분양에 성공했다. 침체된 분위기와 달리 순위내 청약에서 마감될 수 있었던 비결은 저렴한 분양가였다.
A102블록은 동탄2신도시 커뮤니티 시범단지 내에서도 KTX역과 광역 비즈니스 콤플렉스(중심상업지구)가 가까운 지역. 때문에 부지매입비도 가장 높았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34층, 8개동, 전용면적 84?131㎡, 874세대 규모다. 주택형별로는 전용면적 기준 84㎡ 208가구, 97㎡ 545가구, 106㎡ 108가구, 115㎡ 11가구, 131㎡ 2가구로 이뤄져 있다. 
당초 업계에선 3.3㎡당 1200만원대 수준으로 분양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84㎡ 1000만원대, 97㎡ 1100만원대로 책정돼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를 분양가로 계산해보면 84㎡은 3억2000만?3억7000만원, 97㎡은 4억?4억6000만원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이 부지매입부터 시행과 시공까지 같이한 자체사업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분양가를 내놓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분양 관계자는 “입지와 브랜드, 시범단지 프리미엄을 고려해 다른 현장들과 비교해봤을 때 매우 낮은 분양가”라며 “금융조건도 계약금 1000만원의 정액제 등을 실시할 계획으로 초기부담을 대폭 낮췄다”고 말했다.


▲신동탄 SK뷰파크 = SK건설이 경기 화성시 반월동에 잔여가구를 분양 중인 ‘신동탄 SK뷰파크’도 인기몰이 중이다. ‘착한 분양가’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5?25층 25개동에 전용면적 59㎡ 349가구, 84㎡ 1214가구, 101㎡ 306가구, 115㎡ 98가구 등 총 1967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전체물량의 80%에 달하는 1563가구를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5㎡ 미만의 중소형 주택형으로 설계했다.
특히 3.3㎡당 분양가를 평균 888만원으로 책정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인근 동탄1기 신도시의 평균 매매가(1050만?1200만원대)와 동탄2기 신도시 평균 분양가(1040만?1100만원대)보다 150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근교에 있는 신규 아파트 영통 래미안 마크원 평균 분양가(1200만원대)와 권선 아이파크시티 평균 매매가(1200만원대)보다는 3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작은 집이라도…내집마련 1순위
입 벌어질 만한 파격적 혜택도 

주변보다 낮은 금액
대대적인 할인 분양


▲강동 신동아 파밀리에 =  신동아건설의 ‘강동 신동아 파밀리에’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강동역이 지하로 연결되는 역세권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 230가구 규모의 명품 주상복합의 제품력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할인 분양을 실시하고 있는 것.
이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는 위례신도시 아파트보다 3.3㎡당 최고 300만원 이상이 저렴한 1300만?1600만원선이다. 중도금 무이자에 분양가의 최대 20%까지 층별 차등 할인을 적용하고 무료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무상 설치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계약금도 할인분양가의 약 5%만 납부하면 된다. 따라서 전용면적에 따라 2600만?3900만원만 내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파밀리에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1층 3개 동으로, 전용면적 94?107㎡ 총 230가구 규모의 주거시설 2개동과 상업·업무시설 1개 동으로 구성된다. 지상 20층짜리 상업·업무시설에는 상가와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강릉 서희스타힐스 = 서희건설은 강릉시 회산동 일원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강릉 서희스타힐스’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555만원. 이는 강릉 신규분양 중 최저 공급가다. 인근에서 분양하고 있는 강릉 홍제 한신 休플러스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65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저렴하다. 
조합이 사업주체가 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이자 등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저렴한 공급가 책정이 가능하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동호수를 지정할 수가 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총 700가구로 공급된다. 전용면적 기준 59?84㎡로 이뤄진다.
서희건설은 “회산동 스타힐스는 아시아신탁이 자금관리를 하고 NH농협 강릉시지부가 협력은행으로 나섰다”며 “현재 사업부지 토지 매매계약이 완료됐다. 건축심의도 끝나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한강신도시 계룡리슈빌 = 계룡건설이 시공하는 ‘한강신도시 계룡리슈빌’도 세입자들의 내집 마련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단지는 한강신도시 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중심상업지구를 바로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도 분양가는 저렴하다.
이 아파트는 ‘확정분양가’방식을 도입했다. 입주 5년 이후 분양전환 시 최초 확정분양가와 감정평가금액 중 더 낮은 금액으로 분양전환금액이 책정된다. 시세가 떨어지면 떨어진 감정평가액으로 적용할 수 있어 집값의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위험을 줄여주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수요자들 입장에선 시세 변화에 대한 부담이 적어 자금계획 설정에 용이하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
현재 동호수 확인을 통해 잔여세대에 대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실입주금 4000만원대로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김포한강신도시 나비마을 2단지에 들어서는 계룡리슈빌은 지하 2층?지상 22층, 총 6개동 규모다.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74㎡ 176가구, 84㎡ 396가구 총 572가구로 구성됐다.
분양 관계자는 “계룡리슈빌은 단지 입구에서 김포도시철도 101역사(가칭)까지가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하는 역세권 단지로 미래가치가 주목되고 있다”며 “향후의 시세변화에 대한 위험이 없는 분양방식으로 전세난을 극복하고 새롭게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속 있는 수요자들의 견본주택 방문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칠곡 효성해링턴 = 경북 칠곡군 석적읍 남율2지구 38블록에 위치하는 남율2지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2차’는 순위 내 마감됐다. 최근 진행된 청약접수 결과 총 53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451명이 신청, 평균 4.59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이번에 공급된 4개 주택형 중 3개는 일찌감치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특히 59㎡의 경우 321가구 모집에 1936명이 몰려 3순위 당해지역에서 47.33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추가비용 있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지하 2층?지상 18층, 7개동, 전용면적 59㎡ 324가구, 71㎡ 167가구, 84㎡ 72가구 등 총 563가구 규모로 구성된 효성해링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558만원대로 책정됐다. 59㎡ 기준 1억3500만원 수준으로 같은 면적의 구미시내 아파트 전셋값과 비슷한 금액이다. 여기에 계약금 5%, 중도금 60% 무이자 조건을 적용해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착한 분양가’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분양가가 저렴한 만큼 각종 옵션이나 중도금 대출이자, 발코니 확장 등에서 추가비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중도금 무이자와 이자 후불제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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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