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 주역 릴레이인터뷰>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08 16: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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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도 복지다, 낙후된 지역사업 챙기기가 목표"

[일요시사=정치팀] 우리나라는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다. 당연히국가가 시행하는 부동산정책, SOC(사회간접자본)사업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는 언제나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임위다. <일요시사>가 국토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석호 의원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의 간사를 맡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지역구인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은 전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힌다.

강 의원의 지역구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구 중 하나지만 지금까지 철도와 고속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강 의원이 국토위 배정을 강력하게 원했던 이유도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지역사업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매주 넓은 지역구를 누비며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강 의원의 바람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다음은 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사업가로서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던 중 지난 1991년 포항시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이어 경북도의원에 당선됐고 국회의원까지 하게 됐다.

- 그동안의 의정활동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 우리 지역구는 지금까지 철도·고속도로 등이 하나도 없는 지역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은 물론이고 그 이전 정권까지도 저의 선거구인 동해안과 경북북부지역은 차별을 많이 받았다. 다행히 이명박정부 들어 주민들이 원하는 상주~안동~영덕을 잇는 동서4축 고속도로, 봉화~울진을 잇는 국도 36호선 확포장공사, 포항~영덕~울진~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 국립백두대간고산수목원, 국립청소년수련원 등 지역 핵심 사업들이 추진 중이니 저로서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아직 끝나지 않아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 도로·철도 등 지역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우리 지역이 차별 받고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 좀 서운하다. 또 다른 하나는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국회의원들이 더 분발해야 하겠지만 국가와 국민을 향해 진정성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분들도 많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 일각에선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사업타당성도 따져보지 않고 자기 지역구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 제가 국토위에 배정되고 싶었던 이유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지역사업을 챙기기 위해서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나무랄 수도 있지만 소외된 지역발전을 위해 한 푼이라도 더 챙기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 국토위 소속 의원들 모두가 그런 마음이 강한 것 같다. 또 사업타당성만 따져 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경제성만 따지면 유동인구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농어촌지역은 신규사업을 하나도 할 수 없다.

- 새누리당은 지난 4·1부동산대책에 대해 큰 기대를 나타냈지만 현재까지는 효과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4ㆍ1대책이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기대보다 효과가 부진한 점은 사실이다. 첫 번째는 이유는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률의 개정이 지연되었고, 두 번째로 주택시장 정상화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의 근거법인 주택법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이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4ㆍ1대책의 46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령개정, 지침ㆍ규칙ㆍ계획 수정, 행정협의ㆍ사업시행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현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위한 소득세법, 분양가 상한제 폐지·주택바우처제도 도입·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을 위한 주택법, 행복주택 도입을 위한 보금자리 특별법 등 5건의 법률개정안이 6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지 못한 것 같다.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논란 "야당 주장은 모순"
부동산활성화 위해 안전 소홀하다는 것은 오해

- 수직증축과 관련된 주택법 개정안의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불과 작년 말까지만 해도 국토부 기본 입장은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반대해 왔는데.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안전문제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가?
▲ 국회에서 당초 심의할 때에는 수직증축의 경우는 구체적인 안전성 검증방법에 대한 정부와 업계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평증축과 별도증축 방식의 리모델링만 허용하기로 했다. 최근 4ㆍ1대책의 일환으로 수직증축을 허용한 것은 그동안의 '안전성 문제'를 고려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더욱 증가한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마포구의 '밤섬쌍용예가클래식'이나 영등포구 당산동의 '평화아파트' 등 수직증축사례가 나타나면서 엄격한 안전검증체제의 구축을 전제로 수직증축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직증축에 필요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14층 이하의 경우는 2개 층, 15층 이상은 3개 층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으며, 각각 두 차례의 안전진단 및 안전성검토를 받도록 했다. 또한 신축당시의 구조도면이 없는 경우에도 입주민들이나 관련 시민단체는 엑스레이 기법 등을 활용해 도면을 복원할 수 있어 수직증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안전진단 수검이 불가할 뿐만 아니라 없는 설계도의 완벽한 복원에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불허 방침을 천명한 것은 그만큼 '안전성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도 논란이다. 민주당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여러 채 임대하는 과정에서 투기가 조장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인데.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란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자가 주택을 매입한 후 단기간 내에 다시 팔 경우에 고율(최대 6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결국 빈번한 주택거래를 방지하려는 것인데, 4.1대책과 같이 주택시장 촉진을 통해 주택시장 정상화를 도모하는 측면에서 보면 이 제도는 기본 취지와 배치됨으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야당의 주장처럼 다주택자가 여러 채의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과정에서 투기가 조장될 수 있다는 논리는 현 주택시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며 논리적으로도 모순된다. 과거에 다주택자가 여러 채의 주택을 매입한 이유는 매입한 주택의 매도를 통해 거래차익을 얻으려는 것이었으나, 주택가격이나 임대료 수입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채의 주택을 매입할 실익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이 지역구다. 지역구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과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 제가 요즘 자주 쓰는 용어가 "SOC도 복지다"이다. 저의 지역구는 전형적인 농어촌지역으로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친환경농수산물 생산·관광·문화·에너지 등 새로운 지역기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도로·철도 등 기반사업이 대단히 부족하다. 다행히 이명박정부 5년간 도로·철도 등 사업이 계획되고 추진되어 오고 있으나 박근혜정부 들어와 복지예산 증액으로 SOC사업 예산이 축소될 조짐이 보여 걱정이다. 국도 36호선의 봉화~울진구간의 4차로 확장, 봉화군의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의 차질 없는 공사 진행, 동서 4축 고속도로에서 영양군으로 이어지는 도로 확장, 동해안과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동서4축 고속도로의 계획대로 진행 등이 꾸준히 진행해야할 현안들이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 현재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직과 국토교통부·산업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의 정책을 당·정간 조정하는 새누리당 제4정책조정위원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정책입안에 있어 다양한 국민의 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에 충실하겠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강석호 의원 프로필>

▲ (전)삼일그룹 부회장
▲ (전)포항시의회 부의장
▲ 포항시태권도협회 회장
▲ (전)경북도의회 의원
▲ 대한사이클연맹 부회장
▲ 새누리당 제4정책조정위원장
▲ 제18·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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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