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주역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6.17 14: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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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군대 만드는 것이 꿈"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6일 북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특히 북한은 회담 장소와 일시에 대해서도 "남측이 편리한대로 하라"며 파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훈풍을 예상했던 남북관계는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12일 개최예정이던 남북 당국 간 회담이 결국 무산된 것이다. 과연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 얽히고설킨 남북관계를 풀어낼 해법은 없을까? <일요시사>가 기무사령관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봤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의 꿈은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모든 군인들이 군 생활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대남위협이 극에 달한 요즘 전투력과 직결되는 군의 사기는 무척 중요한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송 의원이 지난 4월 대표발의한 군 경력의 인정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 지원법'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군의 사기 진작만으로는 벌써 세 달 가까이 멈춰서 있는 개성공단과 점점 꼬여만 가는 남북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무사령관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송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일문일답.


- 군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왔다. 정치는 낯선 분야일텐데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제가 정치인이 될 거라고는 저 스스로도 생각 못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왔고, 군에서 제 나름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막상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군을 지켜보니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후배 장교들에게 조언도 해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군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안보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저의 경력을 눈여겨 봐온 새누리당에서 국방분야를 대표하는 비례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와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기무사령관 출신이다. 지난 총선에서 "군 정보기관장의 공천은 유례가 없는 일로 정치와 군사의 야합이 우려 된다"는 논란도 있었다.
▲ 평생을 야전 군인으로 살아왔다.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한 기간은 단 2년뿐이다. 그동안 야전에서의 군 생활을 통해 안보분야에 대한 다양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단 2년의 기무사령관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국회에 등원한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의정활동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 적정 국방 예산 확보에 대한 노력이다. 매년 국방예산이 국회에서 삭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문제점을 국방위, 대정부질문 등 기회가 되는대로 지속적으로 지적했으며 대선 과정에서도 국방예산 확보의 공약화를 적극 건의했다. 그 결과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적정 국방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금년부터는 정부 재정증가율 이상으로 국방예산이 증가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이외에도 사병들의 생활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병월급 인상, 내무반 개선 사업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 아쉬웠던 점 역시 국방 예산 문제다. 지난 2013 예산 및 추경예산 심의과정을 지켜보면 국방비가 여전히 삭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점은 무척 아쉽다. 말로는 여야 없이 안보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하지만 실제 북한의 위협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양상으로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방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지 못하는 점은 매우 아쉬운 사안이다.

- 지난 4월 군 경력 인정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 지원법'을 발의해 많은 남성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남녀차별이라는 논란도 있는데.
▲ 오히려 남녀 평등권의 회복이다. 현재 군 복무기간은 21개월이지만 입대준비 기간 및 전역 후 적응 기간까지 합치면 군 복무자는 무려 3년 가까이 사회진출이 늦어지게 된다. 이러한 군 전역자들을 지원하는 이번 법안을 남녀차별이라고 보는 시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동안 징병제로 인해 군 복무를 당연한 의무로만 받아들이고 군 전역자 지원에는 소극적이었던 관행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업무와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호봉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오히려 군 전역자가 취업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 그런 기업들은 많지 않으리라 본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는 군 전역자에 대한 지원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 국가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한 군 전역자들에게 이 정도의 지원책을 펼치는 것도 문제 삼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이외에도 지금까지 발의하신 법안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 병사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확대, 조기 전역하는 군인들에 대한 지원을 위한 군 경력의 국가자격증화, 병역명문가 지원 등에 대한 법안들은 이미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거나 혹은 시행을 앞두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외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 분야로 그동안 제대군인을 채용한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통한 취업 지원(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군복무 자녀에 대한 소득공제를 통한 가계부담 경감(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북 대화제의 경계하되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돼"
"군 전역자 지원 문제 삼는 것은 미성숙 사회"

- 국방위 소속 의원이다. 상임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북한이 핵을 명시화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약속한 킬체인 및 KAMD 구축 등 방위력 개선 사업을 위한 예산편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수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F-X 등 무기 구매사업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 이외에도 당장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군인지위향상법, 지뢰관련법 등이 여야 원만한 합의를 통해 통과되길 바란다.

- 지난 6일 북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대화를 제의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의 화전양면전술이라며 경계하는 군사전문가들도 있다.
▲ 북한이 드디어 대화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과거 경험으로 비춰볼 때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정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하거나, 연평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해야만 한다.

- 북한이 대화제의는 했지만 가장 중요한 비핵화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또 북한은 지난 5월 헌법을 개정하면서 전문에 핵 보유국임을 명기해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대내외에 천명하기도 했다. 사실상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인데,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는가?
▲ 북한이 이제와서 핵을 포기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우리가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완성시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소형화 기술을 완성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아직 소형화 기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북핵에 대응해 킬체인 및 KAMD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 우리나라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 핵 무장 주장이 자주 나오고 있다.
▲ 핵 무장 주장은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감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나라가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NPT 탈퇴 및 한반도비핵화선언 파기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국제사회의 비판과 경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다. 무역과 수출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같은 국제적 압박을 견디기는 힘들 것이다. 

- 북한의 이번 대화제의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통한 것인지 또는 중국의 압박 때문인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느 쪽의 영향이 더 컸다고 보는가?
▲ 물론 양쪽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압박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본다. 북한은 중국이 뒤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냉랭한 태도를 보인 것에 북한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역시 그동안 대남협박을 대북지원으로 무마하던 나쁜 관행을 끊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새누리당의 초선의원이다. 언론에서 새누리당의 초선의원들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대다' '존재감이 없다'며 자주 비판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국회에 입성한 모든 분들은 다 나름대로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분들이다. 정치 경력이 짧다보니 활동의 폭도 좁을 수밖에 없지만 다들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사사건건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제 정부는 주요 정책을 집행하고 2014년 예산 편성을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이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엄격한 잣대로 지적하겠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제가 가진 안보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활용해 튼튼한 국방 태세를 갖추는데 일조 하겠다. 또 후배 군인들이 즐겁고 자랑스럽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는 병영 풍토와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모든 군인들이 군 생활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송영근 의원 프로필>

▲ 국방부장관 군사보좌관
▲ 육군 제1보병사단 사단장
▲ 육군 제3사관학교 교장
▲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 유엔군사령부 군정위 수석대표
▲ 국군 기무사령관
▲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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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