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주역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6.17 14: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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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군대 만드는 것이 꿈"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6일 북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특히 북한은 회담 장소와 일시에 대해서도 "남측이 편리한대로 하라"며 파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훈풍을 예상했던 남북관계는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12일 개최예정이던 남북 당국 간 회담이 결국 무산된 것이다. 과연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 얽히고설킨 남북관계를 풀어낼 해법은 없을까? <일요시사>가 기무사령관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봤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의 꿈은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모든 군인들이 군 생활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대남위협이 극에 달한 요즘 전투력과 직결되는 군의 사기는 무척 중요한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송 의원이 지난 4월 대표발의한 군 경력의 인정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 지원법'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군의 사기 진작만으로는 벌써 세 달 가까이 멈춰서 있는 개성공단과 점점 꼬여만 가는 남북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무사령관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송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일문일답.


- 군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왔다. 정치는 낯선 분야일텐데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제가 정치인이 될 거라고는 저 스스로도 생각 못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왔고, 군에서 제 나름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막상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군을 지켜보니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후배 장교들에게 조언도 해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군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안보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저의 경력을 눈여겨 봐온 새누리당에서 국방분야를 대표하는 비례대표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와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기무사령관 출신이다. 지난 총선에서 "군 정보기관장의 공천은 유례가 없는 일로 정치와 군사의 야합이 우려 된다"는 논란도 있었다.
▲ 평생을 야전 군인으로 살아왔다.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한 기간은 단 2년뿐이다. 그동안 야전에서의 군 생활을 통해 안보분야에 대한 다양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단 2년의 기무사령관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국회에 등원한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의정활동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 적정 국방 예산 확보에 대한 노력이다. 매년 국방예산이 국회에서 삭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문제점을 국방위, 대정부질문 등 기회가 되는대로 지속적으로 지적했으며 대선 과정에서도 국방예산 확보의 공약화를 적극 건의했다. 그 결과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적정 국방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금년부터는 정부 재정증가율 이상으로 국방예산이 증가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이외에도 사병들의 생활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병월급 인상, 내무반 개선 사업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 아쉬웠던 점 역시 국방 예산 문제다. 지난 2013 예산 및 추경예산 심의과정을 지켜보면 국방비가 여전히 삭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점은 무척 아쉽다. 말로는 여야 없이 안보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하지만 실제 북한의 위협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양상으로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방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지 못하는 점은 매우 아쉬운 사안이다.

- 지난 4월 군 경력 인정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 지원법'을 발의해 많은 남성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남녀차별이라는 논란도 있는데.
▲ 오히려 남녀 평등권의 회복이다. 현재 군 복무기간은 21개월이지만 입대준비 기간 및 전역 후 적응 기간까지 합치면 군 복무자는 무려 3년 가까이 사회진출이 늦어지게 된다. 이러한 군 전역자들을 지원하는 이번 법안을 남녀차별이라고 보는 시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동안 징병제로 인해 군 복무를 당연한 의무로만 받아들이고 군 전역자 지원에는 소극적이었던 관행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업무와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호봉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오히려 군 전역자가 취업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 그런 기업들은 많지 않으리라 본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는 군 전역자에 대한 지원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 국가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한 군 전역자들에게 이 정도의 지원책을 펼치는 것도 문제 삼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이외에도 지금까지 발의하신 법안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 병사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확대, 조기 전역하는 군인들에 대한 지원을 위한 군 경력의 국가자격증화, 병역명문가 지원 등에 대한 법안들은 이미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거나 혹은 시행을 앞두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외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 분야로 그동안 제대군인을 채용한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통한 취업 지원(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군복무 자녀에 대한 소득공제를 통한 가계부담 경감(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북 대화제의 경계하되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돼"
"군 전역자 지원 문제 삼는 것은 미성숙 사회"

- 국방위 소속 의원이다. 상임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북한이 핵을 명시화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약속한 킬체인 및 KAMD 구축 등 방위력 개선 사업을 위한 예산편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수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F-X 등 무기 구매사업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 이외에도 당장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군인지위향상법, 지뢰관련법 등이 여야 원만한 합의를 통해 통과되길 바란다.

- 지난 6일 북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대화를 제의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의 화전양면전술이라며 경계하는 군사전문가들도 있다.
▲ 북한이 드디어 대화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과거 경험으로 비춰볼 때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정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하거나, 연평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해야만 한다.

- 북한이 대화제의는 했지만 가장 중요한 비핵화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또 북한은 지난 5월 헌법을 개정하면서 전문에 핵 보유국임을 명기해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대내외에 천명하기도 했다. 사실상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인데,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는가?
▲ 북한이 이제와서 핵을 포기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우리가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완성시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소형화 기술을 완성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아직 소형화 기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북핵에 대응해 킬체인 및 KAMD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 우리나라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 핵 무장 주장이 자주 나오고 있다.
▲ 핵 무장 주장은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감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나라가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NPT 탈퇴 및 한반도비핵화선언 파기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국제사회의 비판과 경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다. 무역과 수출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같은 국제적 압박을 견디기는 힘들 것이다. 

- 북한의 이번 대화제의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통한 것인지 또는 중국의 압박 때문인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느 쪽의 영향이 더 컸다고 보는가?
▲ 물론 양쪽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압박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본다. 북한은 중국이 뒤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냉랭한 태도를 보인 것에 북한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역시 그동안 대남협박을 대북지원으로 무마하던 나쁜 관행을 끊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새누리당의 초선의원이다. 언론에서 새누리당의 초선의원들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대다' '존재감이 없다'며 자주 비판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국회에 입성한 모든 분들은 다 나름대로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분들이다. 정치 경력이 짧다보니 활동의 폭도 좁을 수밖에 없지만 다들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사사건건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제 정부는 주요 정책을 집행하고 2014년 예산 편성을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이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엄격한 잣대로 지적하겠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제가 가진 안보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활용해 튼튼한 국방 태세를 갖추는데 일조 하겠다. 또 후배 군인들이 즐겁고 자랑스럽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는 병영 풍토와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모든 군인들이 군 생활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송영근 의원 프로필>

▲ 국방부장관 군사보좌관
▲ 육군 제1보병사단 사단장
▲ 육군 제3사관학교 교장
▲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 유엔군사령부 군정위 수석대표
▲ 국군 기무사령관
▲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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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