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이 확정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좌우 날개로 호흡을 맞췄던 박지성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맨유는 지난 1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최고 기록인 8000만 파운드(1600억원)의 이적료를 받는 조건으로 호날두를 레알마드리드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맨유의 간판스타로 활동해 온 호날두의 이적이 확정됨에 따라 팀의 전력 개편 작업 또한 탄력을 받게 됐다.
16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이적 자금을 확보해 공격적인 선수 영입이 가능해진 데다 호날두의 빈자리를 메울 거물급의 영입 또한 필수과제로 떠오른 까닭이다.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가운데 아직 재계약을 확정짓지 않은 박지성의 입지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박지성은 팀 플레이어다. 호날두처럼 최전방에서 풀어주는 선수가 있어 그 뒤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역할로 빛나는 활약을 했다. 이제 호날두를 대체할 선수로 누가 오느냐에 따라 박지성의 능력이 시험받게 될 수 있다.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호날두를 보내고 8000만 파운드를 손에 쥔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의 후계자 영입에 돌입했다.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를 보내기 전부터 위건의 측면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주목해왔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베스트 11로 선정된 발렌시아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많은 운동량, 화려한 개인기로 일취월장했다.
예상 이적료가 1500만 파운드로 저렴한 것도 매력적이다. 오른쪽 측면이 주 포지션이지만 박지성이 뛰는 왼쪽도 마다하지 않는다.
퍼거슨 감독은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도 영입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리베리는 카카(레알 마드리드), 호날두 못지않게 올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할 거물이다.
호날두 이적으로 팀의 전력 개편 작업 탄력 받아
퍼거슨 감독 보수적인 행보 “변화 없을 것” 전망도
이미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왼쪽 측면의 스페셜리스트로 박지성의 입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선수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 전망도 있다. 그동안 퍼거슨 감독이 보여줬던 보수적인 행보 때문이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로 책임론이 나돌았지만 최근 몇 년간 맨유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특히 퍼거슨 감독은 보수적인 사람이다.
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데 인색하다. 맨유는 다음 시즌에도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더블 스쿼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박지성의 잔류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퍼거슨 감독은 매년 거물급 선수를 한두 명 정도밖에 영입하지 않았다. 온갖 소문이 나도는 이적 시장에서도 맨유 행으로 거론되는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여러 명을 흔드는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호날두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핵심 자원을 발탁하는 선에서 팀 개편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어찌됐던 박지성은 다음 시즌에는 호날두가 없는 맨유에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단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호날두가 차지했던 비중이 워낙 컸던 탓에 박지성의 적응이 결코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맨체스터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과 맨유가 4년 재계약에 구두 합의했다며 박지성의 잔류를 거들었다.
박지성이 간판스타 호날두의 이적 공백을 재계약과 도약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지 맨유와 박지성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