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첨벙 물장구 워터파크 뺨치는 아파트

‘불볕더위’ 인기 단지는?

문을 열면 수영장이 있다. 파라솔 아래 시원함을 더해주는 썬베드에 누워 얼음이 가득 담긴 음료를 마신다. 이제 더 이상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꼭 대저택만의 풍경도 아니다. 수영장 딸린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영화 같은 일상이 가능해졌다.


연일 30도 폭염…수영장 갖춘 아파트 주목
“호텔급 자랑”언제든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연일 30도가 넘은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적인 비상사태인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이 우려될 정도. 7?8월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 불볕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때문인지 벌써부터 피서를 떠나는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더위를 피해 바다, 계곡, 강으로다. 특히 워터파크 등 수영장은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수영장은 꽉꽉 찬다. 입장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본격 더위 기승
“선호도 높다”

건설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영장이 딸린 아파트로 ‘손님’을 끌고 있다. 이른 더위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단지 내에 수영장을 갖춘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여름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놀이 시설을 갖춘 아파트도 있다. 단지 내 수영장은 입주민들이 한여름 성수기에도 언제든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분양 관계자는 “단지 내 수영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부인이 아닌 입주민들끼리 사용해 쾌적성과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단지 내 수영장은 언제든지 저렴한 가격으로 수영장을 손쉽게 이용하기 쉽다. 미취학 아동이나, 저학년 자녀를 둔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영장을 갖춘 단지들이다.


▲마포 공덕자이 = GS건설이 공급한 ‘공덕자이’아파트 단지 내 수영장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GS건설은 마포구 아현4구역을 재개발해 분양 중인 공덕자이에 길이 25m, 3개 레인 규모의 수영장과 아동 전용풀장을 조성한다. 수영장은 주민공동시설인 자이안센터에 들어선다.
공덕자이는 마포구 소재 아파트단지 중 처음으로 주민커뮤니티시설 중 수영장을 갖추게 된다. 역세권 대단지 프리미엄에 수영장 프리미엄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내 수영장은 입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 미취학 아동 및 저학년 자녀를 둔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공덕자이는 지하 4층?지상 21층 18개동 1164가구 규모다. 마포로를 통해 광화문?여의도를 쉽게 오고갈 수 있고, 강변북로를 이용해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인접해 있으며, 2호선 아현역과 6호선 및 공항철도, 경의선을 이용할 수 있는 공덕역이 도보거리에 있다. 분양가는 중소형(59?84㎡) 1900만?2000만원, 114㎡는 1600만?1800만원선이다. 59㎡의 경우 44가구만 공급된다.
▲원당 래미안휴레스트 = 경기 고양시 원당뉴타운의 ‘래미안휴레스트’도 단지 내 수영장을 갖춰 인기가 많다. 이 단지는 총 길이 20m의 성인풀 3개 레인과 어린 자녀들을 위한 안전한 아동 전용풀(5mx4m)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강사들을 초빙한 입주민 수영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정기적인 수질관리로 쾌적한 사용 환경을 자랑한다. 단지 중앙부 지하에 위치한 커뮤니티 시설은 모든 동과 연결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고양시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브랜드로 첫 분양된 래미안휴레스트는 지상 12?25층 22개동, 전용면적 59?151㎡의 1651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다. 2009년 11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전용면적 151㎡ 잔여 가구를 특별분양 중이다. 층과 방향이 좋은 호수가 많이 남았고 할인 혜택을 받으면 분양가가 3.3m²당 800만원대로 내려간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이 가까워 서울 광화문, 시청 등도 손쉽게 오갈 수 있다.
▲화명 롯데캐슬카이저 = 부산 서구 화명동에 들어선 롯데건설의 ‘화명 롯데캐슬카이저’는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했다. 지하 4층, 지상 14?35층, 48개동, 전용 59?171㎡, 총 5239가구로 구성된 거대한 규모뿐 아니라 단지 내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졌다. 그중에서도 단지 중앙에 3개 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인 ‘캐슬리안센터’에는 길이 25m의 레인 6개가 마련된 호텔급 수영장이 눈길을 끈다.
부산지하철 2호선 수정역이 단지 입구와 바로 연결돼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남해고속도로와 신대구?부산 간 고속도로가 만나는 대저분기점이 가까워 사통팔달한 교통 환경을 자랑한다.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  = e편한세상·센트레빌은 지하 3층?지상 33층 27개동 규모, 2815세대로 광명 철산·하안동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지어졌다. 그만큼 특화된 조경과 커뮤니티 센터를 선보였다. 그중 하나가 바로 물놀이 시설이다.
경기 광명시 하안동에 대림산업과 동부건설이 지은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엔 어린이 물놀이장이 설치돼 있다. 광명지역에 물놀이장이 조성된 첫 아파트로 이 일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경시설이 접목된 어린이 놀이터란 점을 고려해 ‘첨벙 놀이터’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에는 물 위에 배가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배조합 놀이대와 물대포, 물시소 등의 수경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다.


▲광주 중흥S-클래스 = 중흥건설이 지난해 7월 광주 첨단2지구에 분양한 ‘중흥S-클래스’는 단지를 특화한 테마형 물놀이 놀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나주에 대규모 워터파크 시설인 ‘중흥골드스파&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어 그 노하우를 아파트 단지에 접목시킨다. 단지 내 물놀이가 가능한 테마형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이 공간은 여름에는 물놀이가 가능한 워터파크 형태로 운영하고 나머지 계절에는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 

‘톡톡’테마형 물놀이 시설
자녀 있는 입주민에 인기

엘리베이터 직통
시원한 여름나기

광주 첨단2지구 중흥S-클래스(총 784세대)는 전용면적 기준 84㎡ 684세대, 106㎡ 100세대로 구성된다. 호남 대표의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은 김해 진영2지구 중흥S-클래스에도 단지를 특화한 테마형 물놀이 놀이터를 조성했다. 광주 하남2지구와 순천 신대지구 중흥S-클래스 메가타운엔 실내수영장을 갖추는 등 입주민들의 위한 편의시설로 차별화를 이뤘다.
▲김포 푸르지오·센트레빌 =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284-8일대에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을 분양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5층 총 45개동 규모로 5000여가구 중 1차로 23개동, 전용 59?111㎡ 2712가구로 구성된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이 아파트를 공급하기 전부터 아이들이 살기 좋은 아파트로 특화된 보육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어린이 특화시설에 신경을 썼다. 165㎡ 크기로 조성되는 야외 어린이 물놀이장 및 2000㎡의 어린이공원이 어린이집과 연계돼 즐거운 체험이 가능하다. 보육시설 주변으로는 약 470m의 테마길인 ‘키즈 로드’가 조성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50만원 선으로 분양가 심의 때 책정된 1020만원 보다 70만원 저렴한 금액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김포도시철도 풍무역(가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이 노선이 2018년 개통되면 김포공항역까지 불과 두 정거장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김포공항역은 5호선 및 9호선, 인천공항철도와 연계돼 여의도·강남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시흥 호반베르디움 = 호반건설이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시범단지 B8블록에서 잔여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시흥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에도 물놀이 시설이 마련돼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호반건설은 최상의 교육여건을 갖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엄마와 아이를 배려한 스마트 아파트’로 특화할 계획이다. 산소발생기가 배치된 독서실, 키즈&북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하고, 여름철 물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시원하게 놀 수 있도록 워터파크 놀이터도 설계했다.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지하 1층, 지상 25?29층 15개동 총 1414가구의 대단지로, 전용면적 65㎡A 616가구, 65㎡B 164가구, 84㎡A 146가구, 84㎡B 161가구, 84㎡C 327가구 등 5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단지 앞에 축구장 28개 크기의 중앙공원이 위치하며, 서해를 따라 조성된 해안공원도 가까워 주거의 쾌적성과 함께 여가·휴식·운동공간도 확보했다. 
▲거제 마린푸르지오 = 대우건설이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서 분양한 ‘거제 마린푸르지오’도 단지 내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을 마련했다. 어린이 놀이터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아쿠아 가든으로 바닥분수 및 물놀이 공간이 들어설 예정. 이를 통해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가 가능할 전망이다.
마린푸르지오는 1, 2단지 모두 합쳐 총 959가구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20층, 총 16개동 규모다. 
단지 인근 대우조선해양소가 위치하고 있어 도보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거제의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아주초교, 대우초교, 거제중·고교로 통학도 할 수 있어 자녀교육의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동탄 SK뷰파크 = SK건설이 화성시반월동에 짓는 ‘신동탄 SK뷰파크’에도 물놀이 시설이 들어서는데, 단지 중앙에 연면적 5000㎡ 규모 커뮤니티센터가 조성된다. 이곳엔 화성 및 동탄 지역 최초로 자연채광 인공 해수풀을 갖춘다. 커뮤니티센터 지하 1층에 25m 3개 레인 수영장과 유아용 풀장이 설치된다. 선큰 설계로 자연채광이 유입된다. 또 야외 물놀이 시설이 조성될 예정으로 여름에는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 놀이천국
어른들도 신난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5?25층의 2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별로 59㎡ 349가구, 84㎡ 1214가구, 101㎡ 306가구, 115㎡ 98가구 등 전체 1967가구로 구성됐다. 
전체 물량의 80%에 달하는 1563가구가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5㎡ 미만의 중소형 주택 형이다.
SK건설은 3.3㎡당 분양가를 평균 88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인근 동탄1기 신도시의 매매가(3.3㎡당 평균 1050만?1200만원대)와 동탄2기 신도시 분양가(3.3㎡당 평균 1040만?1100만원대)보다 3.3㎡당 평균 150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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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