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첨벙 물장구 워터파크 뺨치는 아파트

‘불볕더위’ 인기 단지는?

문을 열면 수영장이 있다. 파라솔 아래 시원함을 더해주는 썬베드에 누워 얼음이 가득 담긴 음료를 마신다. 이제 더 이상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꼭 대저택만의 풍경도 아니다. 수영장 딸린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영화 같은 일상이 가능해졌다.


연일 30도 폭염…수영장 갖춘 아파트 주목
“호텔급 자랑”언제든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연일 30도가 넘은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적인 비상사태인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이 우려될 정도. 7?8월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 불볕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때문인지 벌써부터 피서를 떠나는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더위를 피해 바다, 계곡, 강으로다. 특히 워터파크 등 수영장은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수영장은 꽉꽉 찬다. 입장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본격 더위 기승
“선호도 높다”

건설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영장이 딸린 아파트로 ‘손님’을 끌고 있다. 이른 더위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단지 내에 수영장을 갖춘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여름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놀이 시설을 갖춘 아파트도 있다. 단지 내 수영장은 입주민들이 한여름 성수기에도 언제든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분양 관계자는 “단지 내 수영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부인이 아닌 입주민들끼리 사용해 쾌적성과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단지 내 수영장은 언제든지 저렴한 가격으로 수영장을 손쉽게 이용하기 쉽다. 미취학 아동이나, 저학년 자녀를 둔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영장을 갖춘 단지들이다.


▲마포 공덕자이 = GS건설이 공급한 ‘공덕자이’아파트 단지 내 수영장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GS건설은 마포구 아현4구역을 재개발해 분양 중인 공덕자이에 길이 25m, 3개 레인 규모의 수영장과 아동 전용풀장을 조성한다. 수영장은 주민공동시설인 자이안센터에 들어선다.
공덕자이는 마포구 소재 아파트단지 중 처음으로 주민커뮤니티시설 중 수영장을 갖추게 된다. 역세권 대단지 프리미엄에 수영장 프리미엄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내 수영장은 입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 미취학 아동 및 저학년 자녀를 둔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공덕자이는 지하 4층?지상 21층 18개동 1164가구 규모다. 마포로를 통해 광화문?여의도를 쉽게 오고갈 수 있고, 강변북로를 이용해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인접해 있으며, 2호선 아현역과 6호선 및 공항철도, 경의선을 이용할 수 있는 공덕역이 도보거리에 있다. 분양가는 중소형(59?84㎡) 1900만?2000만원, 114㎡는 1600만?1800만원선이다. 59㎡의 경우 44가구만 공급된다.
▲원당 래미안휴레스트 = 경기 고양시 원당뉴타운의 ‘래미안휴레스트’도 단지 내 수영장을 갖춰 인기가 많다. 이 단지는 총 길이 20m의 성인풀 3개 레인과 어린 자녀들을 위한 안전한 아동 전용풀(5mx4m)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강사들을 초빙한 입주민 수영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정기적인 수질관리로 쾌적한 사용 환경을 자랑한다. 단지 중앙부 지하에 위치한 커뮤니티 시설은 모든 동과 연결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고양시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브랜드로 첫 분양된 래미안휴레스트는 지상 12?25층 22개동, 전용면적 59?151㎡의 1651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다. 2009년 11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전용면적 151㎡ 잔여 가구를 특별분양 중이다. 층과 방향이 좋은 호수가 많이 남았고 할인 혜택을 받으면 분양가가 3.3m²당 800만원대로 내려간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이 가까워 서울 광화문, 시청 등도 손쉽게 오갈 수 있다.
▲화명 롯데캐슬카이저 = 부산 서구 화명동에 들어선 롯데건설의 ‘화명 롯데캐슬카이저’는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했다. 지하 4층, 지상 14?35층, 48개동, 전용 59?171㎡, 총 5239가구로 구성된 거대한 규모뿐 아니라 단지 내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졌다. 그중에서도 단지 중앙에 3개 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인 ‘캐슬리안센터’에는 길이 25m의 레인 6개가 마련된 호텔급 수영장이 눈길을 끈다.
부산지하철 2호선 수정역이 단지 입구와 바로 연결돼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남해고속도로와 신대구?부산 간 고속도로가 만나는 대저분기점이 가까워 사통팔달한 교통 환경을 자랑한다.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  = e편한세상·센트레빌은 지하 3층?지상 33층 27개동 규모, 2815세대로 광명 철산·하안동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지어졌다. 그만큼 특화된 조경과 커뮤니티 센터를 선보였다. 그중 하나가 바로 물놀이 시설이다.
경기 광명시 하안동에 대림산업과 동부건설이 지은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엔 어린이 물놀이장이 설치돼 있다. 광명지역에 물놀이장이 조성된 첫 아파트로 이 일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경시설이 접목된 어린이 놀이터란 점을 고려해 ‘첨벙 놀이터’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에는 물 위에 배가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배조합 놀이대와 물대포, 물시소 등의 수경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다.


▲광주 중흥S-클래스 = 중흥건설이 지난해 7월 광주 첨단2지구에 분양한 ‘중흥S-클래스’는 단지를 특화한 테마형 물놀이 놀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나주에 대규모 워터파크 시설인 ‘중흥골드스파&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어 그 노하우를 아파트 단지에 접목시킨다. 단지 내 물놀이가 가능한 테마형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이 공간은 여름에는 물놀이가 가능한 워터파크 형태로 운영하고 나머지 계절에는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 

‘톡톡’테마형 물놀이 시설
자녀 있는 입주민에 인기

엘리베이터 직통
시원한 여름나기

광주 첨단2지구 중흥S-클래스(총 784세대)는 전용면적 기준 84㎡ 684세대, 106㎡ 100세대로 구성된다. 호남 대표의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은 김해 진영2지구 중흥S-클래스에도 단지를 특화한 테마형 물놀이 놀이터를 조성했다. 광주 하남2지구와 순천 신대지구 중흥S-클래스 메가타운엔 실내수영장을 갖추는 등 입주민들의 위한 편의시설로 차별화를 이뤘다.
▲김포 푸르지오·센트레빌 =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284-8일대에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을 분양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5층 총 45개동 규모로 5000여가구 중 1차로 23개동, 전용 59?111㎡ 2712가구로 구성된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이 아파트를 공급하기 전부터 아이들이 살기 좋은 아파트로 특화된 보육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어린이 특화시설에 신경을 썼다. 165㎡ 크기로 조성되는 야외 어린이 물놀이장 및 2000㎡의 어린이공원이 어린이집과 연계돼 즐거운 체험이 가능하다. 보육시설 주변으로는 약 470m의 테마길인 ‘키즈 로드’가 조성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50만원 선으로 분양가 심의 때 책정된 1020만원 보다 70만원 저렴한 금액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김포도시철도 풍무역(가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이 노선이 2018년 개통되면 김포공항역까지 불과 두 정거장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김포공항역은 5호선 및 9호선, 인천공항철도와 연계돼 여의도·강남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시흥 호반베르디움 = 호반건설이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시범단지 B8블록에서 잔여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시흥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에도 물놀이 시설이 마련돼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호반건설은 최상의 교육여건을 갖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엄마와 아이를 배려한 스마트 아파트’로 특화할 계획이다. 산소발생기가 배치된 독서실, 키즈&북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하고, 여름철 물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시원하게 놀 수 있도록 워터파크 놀이터도 설계했다.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지하 1층, 지상 25?29층 15개동 총 1414가구의 대단지로, 전용면적 65㎡A 616가구, 65㎡B 164가구, 84㎡A 146가구, 84㎡B 161가구, 84㎡C 327가구 등 5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단지 앞에 축구장 28개 크기의 중앙공원이 위치하며, 서해를 따라 조성된 해안공원도 가까워 주거의 쾌적성과 함께 여가·휴식·운동공간도 확보했다. 
▲거제 마린푸르지오 = 대우건설이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서 분양한 ‘거제 마린푸르지오’도 단지 내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을 마련했다. 어린이 놀이터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아쿠아 가든으로 바닥분수 및 물놀이 공간이 들어설 예정. 이를 통해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가 가능할 전망이다.
마린푸르지오는 1, 2단지 모두 합쳐 총 959가구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20층, 총 16개동 규모다. 
단지 인근 대우조선해양소가 위치하고 있어 도보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거제의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아주초교, 대우초교, 거제중·고교로 통학도 할 수 있어 자녀교육의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동탄 SK뷰파크 = SK건설이 화성시반월동에 짓는 ‘신동탄 SK뷰파크’에도 물놀이 시설이 들어서는데, 단지 중앙에 연면적 5000㎡ 규모 커뮤니티센터가 조성된다. 이곳엔 화성 및 동탄 지역 최초로 자연채광 인공 해수풀을 갖춘다. 커뮤니티센터 지하 1층에 25m 3개 레인 수영장과 유아용 풀장이 설치된다. 선큰 설계로 자연채광이 유입된다. 또 야외 물놀이 시설이 조성될 예정으로 여름에는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 놀이천국
어른들도 신난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5?25층의 2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별로 59㎡ 349가구, 84㎡ 1214가구, 101㎡ 306가구, 115㎡ 98가구 등 전체 1967가구로 구성됐다. 
전체 물량의 80%에 달하는 1563가구가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5㎡ 미만의 중소형 주택 형이다.
SK건설은 3.3㎡당 분양가를 평균 88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인근 동탄1기 신도시의 매매가(3.3㎡당 평균 1050만?1200만원대)와 동탄2기 신도시 분양가(3.3㎡당 평균 1040만?1100만원대)보다 3.3㎡당 평균 150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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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