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00호 특집>⑤ 전 마약중독자 4인의 충격고백

“유혹은 한순간, 고통은 한평생”


대한민국이 백색가루의 유혹에 빠졌다. 범죄자 등 특정인들이나 손을 대던 마약은 어느 순간 우리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사회지도층, 주부, 학생 등 평범한 이들도 환각의 늪에서 허우적댈 정도다. 마약중독자도 하루하루 늘어가는 실정이다. 금단증상과 부작용이 두려워 악마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하는 이들은 오늘도 환각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요시사>에선 700호를 맞아 마약중독에 빠져 고통 받는 이들을 만나 마약공화국의 실태를 조명했다.

예전보다 구하기도 쉽고 종류도 늘어나 중독자 양산해
우연한 기회에 접했다가 금단증상에 시달려 다시 손대
마약 끊으려다 알콜 중독에 빠져 고통받기도…또 다른 중독 양산
마약성분 함유된 줄 모르고 먹은 약 중독되어 금단증상에 ‘몸부림’


3년여 전 직장을 잃고 방황하다 우연히 필로폰에 손을 댔다는 A(42)씨는 지금도 마약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니던 직장에서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받고 난 뒤 하루하루를 술에 의지해 살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에게 이혼까지 당해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는 A씨.
그런 그에게 흰색 가루의 유혹이 찾아왔다. 우연히 중학교 동창을 만난 것이 화근이었다.

동창은 A씨에게 “고통을 잊게 해줄 것이다”라는 달콤한 말과 함께 필로폰을 건넸다. 그리고 그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
A씨는 “처음 필로폰을 하고 난 뒤엔 죄책감에 시달려 다시는 마약엔 손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다짐은 며칠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동창을 찾아갔고 또 한 번 마약을 하고 말았다. 그때의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A씨.

그는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마약중독자들이 가장 황홀한 순간으로 꼽는 것이 중독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마약을 할 때라고 말하는데 나 역시도 그랬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그 후 A씨는 약 6개월간 마약에 빠져 살았다. 그러는 동안 가족도, 친구도 떠나고 통장잔고도 조금씩 바닥을 드러냈지만 마약을 하고 있을 당시의 쾌락과는 맞바꿀 수는 없었다고 한다.

“구름을 떠다니는 기분”
모든 것과 맞바꾼 환각

한 번 투약하는 마약량도 점차 늘었다. 처음에 느꼈던 황홀감을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양의 마약이 필요했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한 가족의 가장으로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던 A씨는 급격히 무너져갔다.
결국 그는 마약을 끊기로 다짐했다. 자식들까지 등을 돌리는 현실은 그를 강하게 채찍질했고 무서운 의지로 단약을 결심했다. 그리고 금단증상에 시달릴 때면 독한 술로 마약 생각을 눌렀다고 한다. 문제는 마약을 끊기 위해 택한 술이 그를 알콜중독의 길로 이끌었다는 것. 마약생각을 잊기 위해서는 예전에 마시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셔야 했다. A씨는 “그야말로 술독에 빠져 살았다. 밥 대신 술로 몇날 며칠을 보낼 때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마약을 끊은 뒤 찾아온 또 한 가지 고통은 먹고 살 길을 찾는 것이 힘들다는 것. 약을 끊으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줄 알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취직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결국 막노동일을 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길을 걸었던 A씨. 그마저도 술에 깨어있는 날만 가능했다.
세상의 시선도 차가웠다. 가족들마저도 마약을 끊었다는 A씨의 말을 쉽사리 믿어주지 않아 어느 곳에도 기댈 수 없는 외로운 신세가 되었던 것.

그는 “마약으로 인해 모든 걸 한순간에 잃고 말았는데 잃어버린 것을 찾는 건 너무나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날 위로해 준 건 술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하루, 한 달, 1년을 술에 빠져 산 A씨는 어느 날 술을 마시다 쓰러졌고 결국 알콜중독 증세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는 이따금씩 떠오르는 마약과 독한 술의 유혹을 떨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A씨는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동창을 만났던 그날로 돌아가 단호히 약을 거절하고 싶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며 “지금 마약의 유혹을 받고 있거나 시작한 사람이 있다면 절대 그 늪에 빠져들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2년 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가 마약을 접했다는 여대생 B(23)씨도 2년 전과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어느 날 미국인 친구들과 레이브바에 간 B씨는 친구들의 끈질긴 권유에 못 이겨 엑스터시를 복용했다.

어학연수가 마약연수로
평생 치유할 고통으로 남아

부모님이 연수를 떠나기 전 ‘마약엔 손도 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터라 외국인 친구들과 술자리도 가지지 않았지만 그 모든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태어나 처음 느껴본 환각의 세계를 잊지 못한 B씨는 그 후에도 일주일에 2~3번씩은 클럽이나 술집 등에서 엑스터시를 복용했다.
약에서 깰 때면 어김없이 구토증상과 두통, 복통에 시달렸지만 고통이 사라지고 나면 슬금슬금 마약의 유혹이 다가왔다고 한다.

B씨가 약을 끊을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살이 찔 것이 두려워서였다. 약을 복용한 후 몰라보게 살이 빠지자 다이어트의 원인이 엑스터시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약을 끊게 되면 예전의 몸무게로 되돌아갈 것이 두려워 더욱 약을 멀리하는 것이 꺼려졌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B씨는 “나뿐만 아니라 엑스터시를 하는 여자 친구들 대부분이 살이 찔까 봐 약을 끊지 못했다”고 전했다.
어학연수에서 돌아와 다시 부모님과 살면서도 엑스터시를 끊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어학연수 시절 알게 된 친구들을 통해 엑스터시를 공수 받아 클럽 등지에서 복용을 하고 환각파티를 즐겼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B씨가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덕분이었다고. 우연찮게 딸이 마약에 빠진 것을 알게 된 부모님은 마약중독치료센터 등을 다니며 딸의 재활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기울었다. 약을 끊겠다는 본인의 의지도 강하게 작용했다. 그 결과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단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B씨는 “지금도 한 번씩 약을 복용했을 때의 흥분감이 떠올라 밤잠을 설치곤 한다”며 “그럴 때마다 마약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뼈저리게 느껴 몸서리를 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약이 마약이었어?”
도처에 퍼져있는 마약들

5년 전 필로폰을 접한 뒤 중독에 빠졌다는 C(34)씨는 금단증상과 부작용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고백했다.
마약을 할 당시에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기분을 느꼈지만 매일 마약 생각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금단증상이 찾아왔다고 한다. C씨는 “어느 날 방 안에 누워 있는데 몸 위로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온몸을 긁었는데 그것이 금단증상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또 갑작스럽게 구토증상이 나타나고 현기증과 참을 수 없는 두통 등 각종 부작용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두 팔이 마비가 된 듯이 저려오고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는 등의 이상증세에도 시달렸다.
결국 C씨는 몸의 고통을 잊기 위해 다시 마약에 손을 댔고 서서히 깊은 중독에 빠져들었다고. 마약을 하는 순간만큼은 금단증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또 다시 금단증상을 느끼는 것이 너무나 두려워 마약을 하는 횟수도 점차 늘어만 갔다.

결국 마약복용 혐의로 감옥살이까지 하고난 뒤에야 마약을 멀리 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C씨는 “금단증상에 시달려 본 사람이라면 마약으로 인한 황홀감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마약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보다 부럽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마약의 유혹에 빠져든 이들은 약을 하기 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예전에 비해 마약을 구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데다 마약의 종류도 크게 늘어난 현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마약중독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성분이 함유된 약품에 중독된 D(31)씨의 사례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 조차 힘들다는 D씨. 그런 D씨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하얀 알약 한 알이었다.
회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있었던 D씨는 사람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더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 두려워 신경안정제를 먹고 발표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날따라 사람들 앞에 서도 두려움이 생기지 않았고 성공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마쳤다고.
그날 이후 D씨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나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

자신감이 생기는 동시에 수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편두통도 사라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약을 먹지 않으면 이상증상이 나타났다. 손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식은땀까지 났다는 것. 혹시나 해서 약을 먹으니 그런 증상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든 D씨는 그 약에 대해 알아봤다. 그런데 항우울제로만 알았던 그 약은 마약성분이 들어있는 의약품이었다. D씨는 “소심한 성격을 고치려다 마약장이가 될 뻔했다”며 “약의 성분을 일일이 알기 힘든 일반인들은 얼마든지 마약성분 약에 중독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약과 마약류 의약품에 빠진 사람들을 통해 현대인들이 얼마나 쉽게 마약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쾌락과 황홀감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마약을 했지만 지금은 살을 빼기 위해서라거나 성관계 시 쾌감을 얻기 위해, 집중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 등 평범한 목적을 위해 마약에 빠져드는 이들이 많다”며 “단 한 번의 마약경험이 평생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이 혹시 마약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은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