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건설, 영종하늘도시 '부실공사'로 주민들 '이중고'

  • 서영욱 syu@ilyosisa.co.kr
  • 등록 2013.03.21 17: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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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허가 후 태도 돌변 “일단 들어와 살면 고쳐주겠다”

[일요시사=경제2팀] 2009년 살기좋은 아파트 선발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던 우미건설이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영종하늘도시 우미린에 외에도 청라, 남양주 별내 우미린에서도 부실시공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우미건설은 전라남도의 한 도로공사에서 부실시공이 드러나 벌점을 받기도 했다.


영종하늘도시 입주민들은 6개 건설사들을 상대로 과장광고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미건설 입주자들은 소송전과는 별개로 물이 새는 아파트 탓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30블록에 위치한 우미린은 1,300세대 대단지로, 현재 입주율은 50% 가량이다. 하지만 입주자 대부분이 부실공사 피해를 입고 있다. 우미린의 부실공사는 준공 전부터 문제 제기가 됐었다. 반면 인근 38블록의 우미린은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수에 관한 피해가 가장 컸다. 입주전부터 지하주차장은 누수 현상으로 물바다가 돼 있었고 곰팡이로 득실거렸다. 집안의 거실과 천장 벽지는 공기가 들어가 들떠있기 일쑤였다. 창문 잠금이 안된다거나 붙박이장 불량은 애교에 불과했다. 초인종과 번호키가 누전으로 작동을 하지 않는 곳도 부지기수였다. 

유독 추웠던 올 겨울에는 피해가 더욱 심했다. 주방 수도가 동파되는가 하면 창가에 고인 물이 외부로 배출이 안돼 실내로 흘러 들어왔고, 벽과 바닥에 1cm 두께의 얼음이 얼었다. 누수 피해를 입은 가정만도 150세대가 넘는다. 

이승준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은 “발코니와 거실에 금이 보이지 않는데도 물이 새고 있다”며 “우미건설에서 실리콘과 페인트로 눈속임만 해놨다”고 지적했다.


우미건설은 입주예정자들의 항의로 준공 전까지 하자 부분에 대한 보수를 약속했다. 하지만 작년 8월 29일 인천시로부터 급작스러운 준공 허가가 났고, 그 이후 우미건설의 입장이 돌변했다.

준공 허가가 떨어진 이상 부실시공이 아니라는 것이다. 준공 전 입주자들과 만나 적극적으로 보수를 약속했던 우미건설의 태도는 돌변했다. 이승준 회장은 “보수를 약속했던 우미건설이 또 누수가 발생하면 페인트칠을 더 해주겠다고 했다”며 “준공 허가 후 법적 책임을 지지 않게 된 우미건설은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며 분개했다.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던 인천시청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돌아온 답변도 실망스러웠다. 이 회장은 “시청에서는 준공 허가가 떨어진 이상 번복할 수 있는 방법은 법대로 하는 수 밖에 없다”며 “수 천만원에 이르는 안전진단 비용을 입주민들이 부담해서 부실시공을 밝혀내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며 분개했다. 인천시는 “준공허가를 늦추면 건설사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허가를 미룰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인천시장 면담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우미건설은 입주민들에게 끝내 부실시공을 인정하지 않았다. 우미건설은 시장 면담 후 4월까지 보수를 마치겠다는 공문을 시청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공문은 일체 주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시청에게 그 공문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지만, 끝내 거부당했다”며 “이것은 우미건설이 시청에는 부실공사를 인정하지만 주민들에게 인정하지 않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미건설 관계자는 ‘문제가 커지면 집값만 떨어질텐데 좋을 것이 뭐가 있겠느냐’며 ‘최대한 보수를 해주겠다, 입주한 사람들도 있는데 왜 그러느냐’, ‘믿고 살면 보수해 주겠다’고 이야기했다”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우미건설 관계자는 “현재 우미린의 부실공사를 주장하는 주민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과거 사진을 계속 재활용해 계약해지를 요구하거나 그 이상의 것을 원하는 등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또 "과거에 문제됐던 하자는 대부분 보수가 됐고, 현재 접수되고 있는 민원은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영욱 기자 <syu@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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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최근 행적이 확인됐다. 지난해 탈옥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박씨와 함께 탈옥에 성공했던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말레이시아로 여러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씨는 최근 필리핀 카비테 부근 한 시골 마을로 주거지를 옮겼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탈옥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수사당국은 현지 담당자가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며 ‘소극 행정’으로 대처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다.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필리핀 서부 지역 한 시골 마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필리핀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올해 초까지 총 세 차례 이상 말레이시아 사바주로 밀항을 시도했다. 이들이 밀항을 시도한 곳은 필리핀 남서부 잠비앙가와 민다나오 다바오 시티다. 잠비앙가의 경우 여행경보 4단계인 흑색 경보(여행금지) 발령 지역이다.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흑색 경보 지역을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잠비앙가는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할 수 없는 곳인 셈이다. 박씨와 송모씨 등 ‘탈옥 멤버’들은 다바오 시티에서 두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잠비앙가로 이동했다. 잠비앙가에서 술루 제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술루 제도로 이동하던 박씨 일당들은 필리핀 반군에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씨가 밀항을 시도한 잠비앙가를 비롯해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이슬람 반군들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민다나오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잠비앙가·민다나오서 ‘뒷돈 도주’ 시도 이슬람 반군에 억류 후 풀려나 마닐라로 MILF는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은 수천 명 이상이다. 박씨는 반군들에게 마약 및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돈 수천만원을 뇌물로 전달한 이후 풀려났다. 지난 5월 초 박씨는 송씨와 헤어진 후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 카비테 시티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카비테 시티 외곽 한 시골 마을에 자신의 현지 부인인 A씨까지 불러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마닐라 타기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거주했다. 현지인들은 보니파시오를 BGC 또는 글로벌 시티로 부른다.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불릴 만큼 고층 빌딩, 고급 주거지, 쇼핑 거리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파시오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정도만 구비돼있는 콘도 한 유닛의 월세가 필리핀 돈으로 13만~15만페소(약 304만~351만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주차장도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주차장을 포함하면 월세도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같은 도시에 위치한 원룸 형식의 콘도 월세도 5만5000페소(약 128만원)에 달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도 관련 첩보를 파악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중이다. 아직 정확한 집 주소나 확실한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이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 넘게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왔다. 수억 비트코인에 차명 주택 부동산 소유 현지 부인이 조력해 “지속적 현금 조달” 특히,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게 “박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하고 있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박씨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교정당국에 박씨의 탈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박씨가 탈옥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교정당국은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외교부와 경찰,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이 일부 파견을 가 현지에서 한국 범죄자들을 관리하는데, 공문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범죄자와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저 공문만 보내는 것으로는 범죄자들의 탈옥을 막을 수 없다.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잡나 박씨는 A씨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교도소의 취약점을 파악해 탈옥을 계획했다. 사전에 철저히 ‘탈옥 계획’을 구상하고 보안이 허술한 교도소에 잡혔단 뜻이다. 말레이시아로의 밀항 준비도 A씨가 현금 조달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씨는 박씨가 교도소에서부터 환전한 수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관리해 왔다. 박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한 제보자는 “환전한 비트코인 외에도 A씨가 박씨의 차명 소유 자택 부동산 등 수십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